진중권은 칼찬 일본 선생, 대중은 위협받는 조선 학생들?

김석수씨의 사실관계조차 맞지 않는 시사 평론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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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승욱(wwfjeff)등록 2007.08.16 11:49
'참 답답하다'

대중의 한 사람인 내가 김석수 전 데일리 서프라이즈 편집위원의 글을 읽고 느낀 점이다.

김씨의 글을 보며 그가 이런 사실관계조차 맞지 않는 글을 작성한데 대한 의도를 생각해봤다.

1. 하긴 이럴 때 슬쩍 대중의 감정에 편승한다면 이름 알리기에는 상당한 효과를 볼 것이다.
2. 아니라면 진짜 무식하거나.

진중권씨가 비판하고 있는 핵심부터 한 번 알아보자.

진씨는 ‘누구나 디 워를 보고 싶으면 봐라, 다만 한 개인이 대중 대다수의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을 낸다고 해서, 다수의 폭정으로 소수를 압살하려 하지 말라’고 주장하고 있다. 디워의 허술한 서사구조는 부연 설명일 뿐이다. 이것 역시 전공을 살려 탁월하게 디워의 허술한 점을 노출시켰다.

진중권은 일본 선생, 대중은 한국 학생들?
그런데 김씨는 ‘왜 네 말만 옳다고 하면서, 공중파 방송을 이용해 대중에게 폭력을 행사하냐’면서 이를 칼 찬 일본 교원이 다수의 한국 학생들을 위협하는 것과 같다고 사실관계를 왜곡하기까지 했다.

이번 사건은 반대로 수십 명의 일본 교원이 교무실로 한국 학생 몇 명을 호출한 다음 집단으로 달려드는 것과 같다.

실명을 드러내 이미지에 먹칠을 할 경우 다시 먹물 노릇을 못하게 될지도 모르는 사람을 상대로, 익명성을 무기로 공격하는 수만명이 어떻게 위협당하는 한국 학생이 될 수 있다는 건가. 그 일본교원들은 자신들의 아지트에서 ‘불쌍하다. 밤길이나 제대로 다니겠냐. 당연히 다음 번에는 강의 못 받겠지’라며 히죽대고 있다.

대중의 판단은 다 맞다?
대다수 국민을 광신도로 만들었던 ‘황우석 사건’을 상기해보자. 그 때도 역시 탁월한 국민들의 판단을 근거로 전 국민이 끝까지 황우석의 사기극을 눈감아주고, 그렇다면 계속 의혹을 제기했을 전 세계를 상대로 투쟁을 벌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찔하다.

마찬가지로 이번에 디워가 미국 시장에서 좋은 평론을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흥행에도 참패해서 한국 시장이 아니였다면 본전도 못 찾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한국의 대중을 우롱하는 미국 평단과 미국 시민들을 상대로 '대 한국민' 사과를 요구할 것인가? 그렇다면
조선민족 제일주의에 빛나는 북한과 같은 처지로 전락했을 것이다. 전 세계인들이 한국인들을 이상한 집단으로 여길 것이 뻔하다. 그 때 가서는 '우리끼리 잘 살자'고 할 것인가?

'다수' 속에 포함된 국민들은 자신의 오류를 잘 알지 못한다. 그 때 필요한 것이 '이것은 아니다'고 지적할 수 있는, 진중권식의 표현대로라면 '먹물'의 일이다.

이번 사건은 국민들이 대중이라는 이름 아래 자신들을 가르치려 한다는 몇몇 감독과 평론가를 공격한 사건이다. 문제는 개인의 성향은 워낙 당연해서 어떤 경우에는 다수 속에 들어있던 국민 몇몇이 소수자로 몰리며, 그와 같은 참혹한 일을 당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집단 왕따'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애국주의가 가장 나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 이유로는 수천번의 외세의 침략과, 일본 제국주의 세력의 36년 지배가 거론된다.

문제는 애국심이 김씨가 표현한대로 장기의 일부분 같이 선천적인 것인가 하는 것에다.

정답부터 말하자면 절대 그렇지 않다. 늑대들이 돌본 '늑대소녀'가 구출된 후 자기 나라 만세를 외치던가? 애국심 역시 다분히 교육받아 만들어진 인간의 여러 감성 중 하나일 뿐이다. 단지 인간의 본성과 이에 따른 피해 때문에 국가의 존재와 구성원들이 그 나라를 사랑한다는 감정은 필수 불가결할 뿐이다.

'나폴레옹 시대' 이래로 전쟁은 기본적으로 애국주의를 깔고 시작해왔다. 인간 하나하나는 그다지 강한 존재이지 못하나, 애국심으로 뭉친 개인 개인은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가진다. 그 파괴력을 소수를 괴롭히는데 쓰지 말고, 올바른데 쓰자는 것이 진중권의 외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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