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원로들 “문화대통령도 나올 때 됐어”

대선예비주자 신기남 의원 문화계 원로들과 저녁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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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mylove991)등록 2007.08.10 19:53

9일 인사동 한 식당에서 문화계 원로들과 저녁자리를 가진 신기남 대선예비주자. 신의원 왼쪽으로 가야금 명인 황병기 선생. 오른쪽으로 연극인 박정자. 백성희, 평론가 이상만 선생 ⓒ 김기


신기남 열린우리당 의원은 7일 저녁 인사동 한 식당에서 문화계 원로 등과 함께 저녁 회동을 가졌다. 지난 6월 신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원로들에 대한 감사의 형식으로 초대해 마련한 저녁자리에 황병기, 박정자, 오태석, 진학중, 이상만, 윤상도 등 문화계 원로들 14명이 참석하여 3시간 가량 식사를 곁들여 담소를 나누었다.

신기남 대선예비후보는 원로들보다 30분 정도 미리 약속장소에 도착해서 원로들을 일일이 맞았다. 폭우성 비가 쏟아지곤 했던 날임에도 원로들은 대부분 시간 맞춰 도착했고, 갑작스런 일로 불참하게 된 장민호, 임영웅, 안숙선 씨 등은 전화로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식사 반주로 동동주를 겸한 이날 저녁은 예상보다 길게 이어졌다. 국내 초서의 대가 진학중 선생과 초대 고양문화재단 이사장을 역임한 이상만 선생 등은 이 모임 전부터 신기남 의원과 친분이 깊었는지 자연스럽게 화제를 유도했고, 학교 선후배 사이인 황병기 선생은 특유의 어눌한 듯한 말투로 좌중을 웃겨서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유지되었다.

누구도 직접적으로 지난 6월 말 대통령 출마선언을 한 신 의원에 대한 직접적인 지지 등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그 자리에 참석한 것 자체가 그런 뜻을 완곡하게 담은 것 아니겠냐고 신의원 측근은 말했다. 그런 탓인지 동동주가 몇 순배가 돈 후 한 원로는 “이제 문화대통령이 나올 때도 됐어. 신의원이 훌륭한 문화대통령이 되세요”하고 특유의 말투로 말을 던지기도 했다.

자리를 파할 즈음에는 참석한 한 원로가 “우리 이렇게 한번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자주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고, 신의원에게 힘도 돼줍시다”제안도 했으니 저녁 분위기는 알게 모르게 신의원을 감동시키는 쪽으로 흘렀다. 이에 자리를 정리하고자 말문을 연 신의원은 “평생에 이렇게 영광스러운 자리도 없었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원로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저녁식사를 하는 도중 원로들은 각자 신의원을 위한 덕담 등을 나누었다. ⓒ 김기


이미 한나라당 이명박, 박근혜 대선 예비주자들 주변에는 인기연예인들이 명단을 올리고 있고, 그것이 어느 정도가 되었건 간에 선거국면에서는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신의원은 스스로 국회의원 조직은 없고 진보를 지지하는 철기군이 있다고 말해왔다. 문화복지대통령을 주창하고 나선 신의원이기에 이날 모인 문화계 원로들이 그 철기군 대열에 선다면 그보다 더 큰 힘은 없을 것이다.

개발로 20세기를 다 보낸 대한민국은 21세기 들어서도 여전히 경제는 모든 정치인들의 신앙처럼 입에 올려졌다. 더욱이 기나긴 불황과 실업의 늪에 빠진 한국경제상황에서 그것은 신앙적 주문 이상으로 정치인들을 잡아당길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엉뚱하게 ‘문화복지대통령’을 내세운 신기남 의원은 그의 한 지지자가 신키호테라고 부른 것처럼 돈키호테의 모습처럼 비처지기도 한다.

신의원은 자신의 문화복지대통령론에 대해 설명할 때에 “우리나라 공공도서관 예산이 불과 100억이고, 장서 보유율은 선진국 중 당연히 꼴찌이며 일부 동남아국가들에 비해서도 한참 부족한 실정”임을 강조한다. 그것을 2천억 수준으로 끌어올려 침체한 인문학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일조함과 동시에 순수학문분야의 출판기업을 진작하고, 학자 예술가들의 연구의욕을 고취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

지난 20세기가 물질의 시대였다면 새로운 21세기는 정신 즉 문화의 시대라는 것은 이미 세계가 전망하고 있다. 물질적으로는 이미 OECD국가 중 상위에 속하는 한국은 그러나 그런 문화세기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3선의 국회의원 재직 중 8년을 문화관광위로 일해온 신 의원의 시각이다.

대통령이 된다면 경제부총리 대신 복지부총리로 바꾸고, 청와대에 문화수석을 두어 복지와 문화를 철저히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가진 신 의원의 문화복지대통령론은 얼핏 들으면 막연한 차별화 방법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어린 시절 소설가를 꿈꾸기도 했었고 ‘법대를 간 죄’로 법조인을 거쳐 정치인의 길을 걷고 있다. 또한 소설가의 길을 접는 동기에는 그보다 먼저 예술을 택한 누이 신선희 현 국립극장 극장장의 영향도 있었다고 한다.

문화복지대통령론을 주창한 신기남 대선예비주자. ⓒ 김기


그의 딸과 두 아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가야금과 대금을 배웠으니 전통문화에 대한 가풍도 엿볼 수 있는 신 의원은 “한 국가의 문화수준을 담당하고 있는 문화기관들장들의 직급이 겨우 2급이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모든 국민이 문화적으로 충분히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국가 최고경영자인 대통령의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한다.

문명충돌론으로 유명한 미국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이 말한 “사회의 성공을 결정짓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문화이다. 정치는 문화를 바꿀 수 있으면 그리하여 정치를 정치 자신으로부터 구제할 수 있다”는 말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 신 의원의 문화복지대통령론의 근간을 이루는 것 같다. 신 의원이 말한데로 현재의 문화예산과 복지예산을 두세 배로 늘리게 된다면 분명 국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은 분명하다.

높은 경제수준을 갖고도 외국에서 굵직한 영화나 공연물 하나만 들어와도 해당 분야가 휘청거리는 우울한 현상은 아마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막연히 해외 블록버스터에 대한 방어만이 아니라 한류의 적극적인 문화산업적 개발과 마케팅도 실질적인 실효를 거둘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빠듯한 국가재정이기에 기존 예산배정의 기조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유일하게 대통령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문화와 복지에 대한 철학이 중요하다는 신 의원은 문화복지예산의 대폭 증액에 대해서 "세금 증액 없이도 숨어 있는 세원과 순증부분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면 충분히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이라고 한다.

한국 역사상 문화복지를 공약의 중심에 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또한 기나긴 불황의 터널 속에 갇힌 한국 실정에서 그의 캐치프레이즈가 얼마나 국민들에게 전달될지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문화현장 속에서 평생을 보내온 원로들에게는 새삼 가슴 설레는 것들이었다. 자리에 참석한 문화원로들은 적어도 신 의원의 문화복지론에는 크게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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