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사의 천불천탑은 응회암이다

돌과 마을 이야기 1

검토 완료

정기석(tourmali)등록 2007.07.26 21:29

운주사 천불천탑 ⓒ 정기석




모두 중생대 백악기에 만들어진 응회암(Tuff)이란 암석으로 만들어졌다.

더 깊게 공부하면 층리가 발달된 녹회색 래피리 응회암(lapilli Tuff)이다.

그래서 경내에 늘어선 불상들은 하나같이 널빤지 처럼 넓적하다.

시루떡 같다.

시루떡이 만들어지듯 오랜 세월동안 켜켜이 쌓인 퇴적암이라 그렇다.


고려인들은 판상으로 떨어져나온 응회암을 줏어 거칠게, 대충 다듬어서 만들었다.

만들다 그만 둔 미완성의 석조물들도 절 주변 야산 여기저기 널려있다.

왜 만들다 말았을까.

혹 마침 몽고군들이 들이닥쳤나.

고려인들은 원래 성질이 무척 급한 족속이었나.

불심도 없이 건성으로 밀린 학교숙제하듯 뚝딱 만들었나.

아니면 운주사가 원래는 절이 아니라 불상제작 주말체험센터였나.


운주사 와불 ⓒ 정기석




화순 땅에 널려있는 수많은 고인돌도 다 이 응회암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풍화에 약하고 치밀하지 못한 물성때문에 불상이나 고인돌로 다듬기에 쉽고 좋았다.

그래서 너도 나도 나서 만들었을성 싶다.



2007년 7월 25일로부터 치면 1억 3,600만 년 전 부터 7,100만년 전 사이에

지금의 한반도 남부에 화산이 여러 차례 폭발했던 것 같다.

그때 마다 화산재, 화산암괴 등 화산쇄설물들이 화구 주변에 쌓였다.

쌓이고 또 쌓이다보니 세월과 무게에 눌린 쇄설물은 돌로 굳어졌다.

그게 화순 응회암이다.



층과 층 사이를 금으로 가르는 층리란 다음 폭발이 일어나기 까지 퇴적이 중단되거나 침식된 기록이다.

화순에는 응회암의 층과 층 사이에 석탄층이 끼어든 곳도 많다.

응회암이 풍화돼 토양이 덮이고 그 토양위에 식물이 자라고, 그 위로 다시 화산쇄설물이 쏟아지고,

그 사이에 낀 식물은 눌리고 달궈져 석탄으로 변하고, 먼 훗날 그 석탄은 연탄으로, 돈으로 변했다.



운주사 석불의 백미, 우두머리 와불이 일어나는 날 생로병사가 없는 미륵세상이 열린다고 한다.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굳이 알고 싶지 않다.

어쨌든 어서 툴툴 털고 일어나면 재미는 있겠다.

장관이겠다.

그래서 이 세상에 너무도 많은, 서서 건들거리며 먹고사는 나쁜 놈들을 모조리 때려 눕혔으면 좋겠다.

그게 미륵세상이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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