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말리는 기독교의 독선이 한국을 움직이고 있다.

검토 완료

송영복(songyb)등록 2007.07.21 11:46
못 말리는 기독교의 독선이 한국을 움직이고 있다.

송영복

“교회신도 아프간 피랍사건, 이랜드사건, 이명박씨 관련의혹”, 오늘아침 언론 매체의 머리기사들이다. 이것을 보다 문득 든 생각이다. 모두 직·간접적으로 기독교와 연관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어쩌다 우리나라의 기독교가 이 지경까지 왔을까. 한숨이 내쉬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한마디로 말해 한국 기독교의 못 말리는 독선이 오늘날 한국 현실의 중심에 놓여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제는 어찌 피해 가 볼 수 없는 정도로 소위 교회를 다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서로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하고 그것이 마주치면서 사회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리고 그 둘의 사이가 더욱 벌어지고 있으며 도무지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복음주의가 묘하게 변형되어 한국에 들어와서는 또 다른 근본주의, 물질만능주의, 배타주의 등으로 변형된 결과이다. 결국은 “예수천당 불신지옥” 이라는 생각은 다른 어떠한 것도 진리일 수 없으며 나와 내 교회 그리고 우리 목사님 혹은 우리 교파만이 진리라는 세뇌를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결과 그 누가 모라 한들 나는 진리를 위해서 끝까지 내 방식대로 간다는 기독교의 독선이 한국사회 전반의 문제가 되었다.
아프간 사람들에게 기독교를 알려야만 한다는 복음주의는 전쟁 위험 지역이라는 경고도 묵살하게 만든다. 기독교를 믿는 것이 아프간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최선의 것이라는 생각은 타문화에 대한 이해나 현실적인 상황에 대한 고려조차 필요 없는 것이 되게 만든다. 외교부의 권고나 그들의 실질적인 필요 등도 복음전파라는 사명 앞에서는 뒷전이 된다. 우리 교회와 성경책 안에만 진리가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아무리 문화의 차이니 정치적인 문제 해결이니, 세계 평화를 위한 거시적인 노력이니 등을 이야기 해 봐야 도무지 들으려 하지 않는다.
이랜드 사건이 이렇게 까지 큰 사회문제로 비화된 이유가 무엇인가? 모든 사회운동가 들이 분노를 금치 못하며 전과는 또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보수 언론에서 조차도 이랜드 그룹의 일방적인 고자세를 곱게만 보지 않는다. 몇 백억이나 되는 헌금을 냈다는 소리가 기독교에 대한 비아냥거림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 사건 역시 회사 측의 독선이라는 말로 정리가 된다. 회사 측은 유일한 진리를 가진 사람들이요 이를 깨려하는 노동자와 노조는 하나님의 뜻에 반한다는 못 말리는 믿음이다. 이러한 생각이 노사협상장을 회사 측의 입장에 대한 일방적인 통보의 장으로 만들었다. 나는 진리요 너희는 진리가 아니라는 최고경영자의 못 말리는 종교적인 독선이 협상결렬의 중심에 놓여있다.
한때 서울시를 하나님에게 봉헌하겠다고 하여 물의를 빚은 이명박씨는 기독교 장로의 직책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분이 그렇게 많은 투기와 거짓과 불법을 저지른단 말인가. 하루하루 터져 나오는 의혹 중에 사실관계가 확인된 몇 가지 만 보더라도 과연 기독교인이, 하나님을 믿고 성경을 따른다는 기독교인이 어찌 저런 행태를 보일까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교회가 가르치는 하나님과 성경은 무엇이길레 부에 대한 집착과 탈법, 편법 등이 저리도 거리낌 없이 이루어졌단 말인가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앞 다투어 그를 지지하는 기독교인들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그들이 보듬고 가는 그 이상한 하나님과 성경의 해석을 이해 할 수가 없다. 부자에게 복이 있다는 성경 해석을 나의 상식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들이 생각하는 자신들만의 교회가 전 세계의 골목골목에 세워져야만 멈출 수 있다는 세계선교의 일방주의에 동의 할 수 없으며 이랜드 노동자는 악의 무리라고 규정짓는 회사 경영진들의 기독교 정신은 예수를 배반하는 오늘날 한국의 교회문화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돈을 벌기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 기독교인이라는 탈을 쓰고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것에 나는 도대체 기독교인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는 의문만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그들은 도무지 이런 의문들에 대하여 귀 기울이지 않는다. 그들은 철저히 나 아닌 것은 진리가 아니라는 독선으로 무장되어 전쟁터를 누비고, 구사대를 만들어 노동자를 탄압하고, 불법과 비리를 일삼는다.
이제는 진정 말릴 방법이 없단 말인가.
한국의 기독교는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결정적인 요소가 되었다. 오늘 언론의 머리기사처럼 그들의 생각과 판단 그리고 행동이 모든 한국인의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이제 싫던 좋던 한국의 기독교와 교회 문화는 우리 개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런데 그들은 철저히 귀를 닫고 독선으로 치닫고 있다. 그 누구도 말릴 수가 없는 것 같아 보인다. 결국 사회양극화처럼 기독교에 대한 평가와 입장 역시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 기독교인은 그들만의 세계에 흠뻑 빠져 독선의 끝 간 데를 모르고 있으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교회에 대한 무관심이 짜증을 거쳐 미움으로 바뀌고 있다. 이렇게 나아간다면 앞으로 그러한 괴리는 더욱 커져갈 것이다. 이쪽저쪽 중간에 서서 어떻게 해서든 한쪽이라도 극단으로 가는 것을 막아보려는 다양한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필사적인 소명감을 가지고 한탄과 질책과 대안을 제사하는 움직임이 넓게 확산 되어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란 생각이 드는것이 사실이다. 소신과 희망 그리고 참 신앙을 잃지 않고 진력을 다하는 사람들을 어찌 모르겠는가. 그러나 오늘처럼 기독교의 병폐가 사회 전반을 덮은 사건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러한 노력들이 기독교의 못 말리는 독선 앞에서 얼마나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 2007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