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노사 협상 결렬

[현장]홈에버 월드컵몰점 협상 결렬 이후 모습

검토 완료

이병기(wls8118)등록 2007.07.19 15:01
"홈에버 노사협상 최종 결렬"

19일 오전 7시경 이남신 이랜드 일반노조 수석부위원장의 얼굴은 굳어있었다. 인터넷을 통해 홈에버 협상 결렬이 발표된 기사를 바라보는 눈동자엔 힘이 들어갔다.

파업 20일째를 맞는 홈에버 월드컵몰점은 우중충한 날씨만큼이나 어두웠다. 8시에 일어난 조합원들은 아침식사 후 협상을 마치고 돌아오는 김경욱 이랜드 일반노조 위원장이 오기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농성장 뒤편은 경찰과 용역업체 직원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조합원들이 장애물을 설치한 상태였다. 조합원들이 일어나기 시작할 무렵 상품들이 진열된 너머로 계속 켜져 있던 불이 꺼지기 시작했다. 출구와 마주보이는 뒤쪽의 불들이 갑자기 나가면서 조합원들이 장애물 너머 한치 앞의 사물을 분간 할 수 없을 정도로 깜깜해졌다.

김 위원장이 협상을 마치고 돌아온다는 소식에 조합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앉았다. 협상이 결렬됐다는 소식은 이미 조합원들 사이에 널리 퍼진 상태다. 그들은 다소 굳은 얼굴로 이랜드 일반노조 사무국장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

이남신 수석 부위원장의 발언이 시작됐다.
"오전 9시 대전 둔산점 점거 됐다. 우리가 자고 있는 사이에 다른 조합원은 고생했다"며 "본인(사측)들이 양보해야 할 시점에 오히려 저희 노조가 양보를 했다. (노조측은 협상안에 대해)'우리가 3개월 고용보장 철회하겠다' 그러나 사측은 '점거 농성을 해제할 때까지 교섭은 종료'라며 거절했다"고 했다. 그는 "이제는 박 회장의 결단만 남았다. 사측의 유일한 기대는 공권력뿐이다"라고 했다.

이어 이남신 수석 부위원장은 "영등포역 노숙자들을 조직한다는 얘기가 있다. 그들이 농성장을 침투하거나 대치한다면 박 회장은 지옥으로 떨어진다"라며 조합원들의 결의를 다졌다.

협상, 타결목적 아닌 노조 무력화 위해

11시 50분 경에 김경욱 이랜드 일반노조 위원장이 경찰과 작은 실랑이 끝에 들어왔다. 조합원들은 박수로 줄다리기 협상을 마치고 온 위원장을 맞았다.

"우리는 이상수 노동부장관의 말대로 '3개월 이상 고용보장 철회 한다'는 양보안을 제시했다. 대신 18개월 미만의 2000명 노동자 어떻게 할 것인가? 회사에 맡기겠다. 알려 달라. 그러나 (사측은)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면 정부는 어떻게 할 것이냐? 우리는 장관이 하라는 것을 양보했다. (협상결렬)책임은 누구한테 있는가. 우리의 요구안은 여전히 살아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회담은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 기회에 노조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것이다"라며 "아무것도 타결된 것은 없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아마도 오늘 새벽쯤에 공권력 투입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두고 보겠다. 장관이 말한 내용 양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측은)스스로 종료하고 떠났다.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밝혀졌다"며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이 끝나고 조합원들의 의문점을 해결하려는 듯 질문을 받았다. 조합원들은 "3개월 이상 고용보장이 철회되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건가?"등 양보한 협상안과 관련해 물어봤다. 두 세 명의 질문이 끝나고 김 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조합원들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결의를 다졌다.

전체 회의가 끝나고 조합원들은 조별로 모여 의견을 교환하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돌아다니면서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때마침 외부에서 점심이 들어왔다. 김 위원장이 들어온 이후로 분위기는 밝아졌으며 서로 활발하게 얘기를 나누며 점심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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