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부실한 밥상'…성장기 학생에 치명타

양산 초ㆍ중ㆍ고 "영양균형ㆍ위생상태 엉망"…제보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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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영(neo2460)등록 2007.07.11 11:41
"풀밭을 연상하게 만드는 최악의 반찬에 무슨 맛인지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국물, 가뭄에 콩 나듯 나오는 육류는 반 조각도 안 되는 크기, 양념도 제대로 안된 쉬어 빠진 김치에 오이나 감자는 제대로 깎지도 않고 나오고 우유는 상한 채로 나온 적도 있어요." (관내 A고와 B중 학생들 제보)
 
일찍 찾아온 무더운 날씨와 장마로 인해 전국 각 지역에서 식중독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부실한 학교급식의 문제점을 성토하는 제보가 빗발치고 있다.
기실,'부실한 급식'에 대한 제보는 관내 초ㆍ중ㆍ고 특정 학교를 가리지 않고 쏟아지고 있어 성장기의 학생들에게는 치명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학교급식문제는 양산지역을 초월해 전국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어제 오늘만의 문제는 아닌 상황.
지난 22일에도 부산 해운대의 한 고등학교에서 7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식중독에 걸리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어,교육청 등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예방활동 및 관리감독의 필요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게다가 부실한 급식은 성장기의 학생들로 하여금 학교에서 '식사의 즐거움'을 맛보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
적게는 수백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급식은 "모든 학생들의 입맛에 메뉴나 맛을 맞추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대다수 급식 관계자들의 설명처럼 힘든 일이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위생과 청결,식재료ㆍ음식의 종류가 도마에 오르는 것은 분명 문제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학교급식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는 배경엔 무엇이 있을까?
현행 '학교급식법' 시행규칙은 학교급식공급업자에게 ▶식품의 조리ㆍ가공, 포장ㆍ운반 등 급식을 위한 전 과정이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이루어지도록 할 것 ▶식품재료는 다양한 종류의 자연식품(안전성 확보된 가공식품 일부 사용 가능)을 사용할 것 ▶염분ㆍ유지류 또는 식품첨가물 등을 과다하게 사용하지 말 것 등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감시하고 개선을 유도할 만한 제도적인 뒷받침이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소속 이원영 보좌관은 "정부 차원에서 학교급식비 지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저질 식재료가 납품이 되고,인스턴트ㆍ반 조리식품이 식단에 오르는 것"이라며 "정부와 정치인들이 부실급식이나 식중독 문제가 터져 나오면 말로만 해결하겠다고 했지 실질적 개선책을 내놓지 못해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내 A 고교에 다니는 K(고3)군은 "학교 급식소 위생이 한 눈에 보기에도 좋지 않다. 가끔은 요리에서 탄 냄새가 나고 일전에는 밥에서 벌레가 함께 나와 충격을 받은 적도 있다. 영양을 특별히 보충해 주어도 모자랄 고3 수험생인데 허기가 져서 공부를 못하겠다. 이런 문제를 학교 측에 제기하면 오히려 우리를 불러서 혼내고 일이 커지지 않도록 말조심하라고 무마하기에 급급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700여만 명에 이르는 성장기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는 학교급식은 맛과 영양부족의 문제에 '식중독'이라는 위험까지 노출하고 있어 관계기관의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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