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엔 수도권밖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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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영(bakilhong)등록 2007.07.04 13:33
TV를 보거나 라디오를 듣다 보면 ‘이놈의 대한민국에는 서울이나 수도권밖엔 없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교통정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지금 올림픽대로는~” 어쩌구 하는 교통 안내방송이 나올 때다.

이 같은 교통 안내방송은 TV와 라디오를 통해 하루에도 몇 차례씩 내 귀를 괴롭히곤 한다. 지방 도시에 사는 내 입장에선 하등 쓸모가 없는 내용을 하루에도 몇 차례씩이나 들어줘야 한다는 건 확실히 괴로운 일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혹자는 ‘전국방송이다 보니 어쩔 수가 없는 거 아니냐’고 말할 지도 모르겠다. 또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시청취자 비중이 가장 큰 수도권을 중심으로 방송을 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이다.

방송도 어차피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니 장사(?)가 되는 쪽을 타겟 삼아 집중적인 공략을 하는 것까진 물론 이해하겠다. 하지만 수도권 이외 지역을 지나치게 경시하는 듯해 올림픽대로 교통상황이 어쩌구 하는 방송을 들을 때면 솔직히 영 심기가 편치 않다.

가뜩이나 모든 것이 수도권으로만 집중돼 내가 살고 있는 지방 도시를 비롯해 다른 지역들은 소외 아닌 소외를 받고 있는 터에 교통 안내방송마저 전혀 쓸모 없는 수도권 걸 들어줘야 하나 싶어서다. 같은 시청료 내고 부당하게 차별 받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더군다나 지방방송국이라는 것도 있지 않은가 말이다. 간혹 보면 보고 싶은 중앙방송 프로그램 같은 걸 툭 잘라 먹은채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대신 내보내기도 하고, 9시 뉴스를 할 때면 후반부에 지역 뉴스만 따로 모아 전해주는 지방방송국이란 존재도 있는데, 그 자체 프로그램과 뉴스 제작 능력으로 교통 안내방송 하나 해당 지역 걸로 대체를 못하진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그걸 할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일 것인데, 수도권 이외 사람들에겐 전혀 필요도 없는 올림픽대로 교통 상황 따위를 전하느라 더 이상 비싼 전파를 낭비할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에 맞는 교통 상황 정보 등을 전달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먼 나라에 불어오는 태풍 소식보다는 가까운 지역의 비 소식이 그곳 사람들에게는 실질적으로 더 요긴하게 도움이 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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