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동물을 지배하는 행동심리

사람도 동물도 쾌감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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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인(seo211)등록 2007.06.13 21:14
구 소련의 세계적인 학자인 파블로프(Pavlov)가 개를 대상으로 조건반사라는 학설을 세운 것은 매우 유명한 이야기이다. 그 파블로프의 수제자 중 한 사람인 프로로프 박사는 1937년에 물고기를 대상으로 재미있는 실험을 하였다.

우선 수조 속에 물고기를 넣고 실험한 것인데, 그 물고기의 주둥이부터 새공(鰓孔)에 이르기까지 금침(金針)을 꽂아 놓았으며 그 금침은 기록장치에 접속되도록 했다. 그리고 수중에 있는 물고기의 여러 행동은 이 금침에 의해 세세하게 기록장치에 파상(波狀)으로 기록되었다. 결국 수조에 다가가서 물고기를 들여다보지 않아도 물고기의 행동을 기록할 수 있게 한 장치를 만든 것이다.

이와 같이 해서 각종 물고기를 수조에 넣고 실험했는데, 가자미·넙치처럼 체형이나 생태가 다른 물고기를 제외하고는 이 방법에 의해 물고기가 자유로이 수중을 유영하는 동안 그 운동의 모양을 상세하게 기록장치에 기록할 수 있게 한 것이었다.

이 상태에서 다음에는 소리의 자극을 가하여 물고기가 그 소리에 어떻게 반응하며 어떠한 행동을 하는지를 연구한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문제는 어떤 소리를 어떻게 해서 물고기가 들을 수 있게 하는가가 문제였다.

그런데 프롤로프 박사는 수조 안에 전화기를 넣고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특별히 설계한 전화 수화기를 물속에 가라앉히고 그로부터 필요한 소리를 내게 하는 장비를 생각해낸 것이지만, 이것을 만들게 된 데는 나름대로 깊은 이유가 있었다.

소리에 대한 물고기의 반응에 관해서는 프롤로프 박사가 이런 실험을 하기 이전에 여러 학자가 각종의 실험을 한 바 있다. 어느 학자는 강변에서 소총을 몇 발 쏘아 그 소리에 의해 강 속의 물고기가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관찰한 매우 원시적인 실험으로부터 수조 속에 종을 넣어두고 그것을 두드리면서 물고기가 놀라는가 놀라지 않는가 하는 실험에 이르기까지 각종 실험을 했지만 그 결과는 항상 애매했다. 물고기가 놀랐는가 놀라지 않았는가 하는 판정이 단순한 관찰로는 명확하게 알 수 없다는 사실과 함께 소리 이외의 요소 결국, 사람의 그림자나 움직임이 가해진 탓에 실험을 했어도 결과를 명확하게 판단할 수 없었다. 그런 전례에 비춰볼 때 프롤로프 박사가 이와 같은 불리한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수조에 다가가지 않고서도 물고기에 자극을 주어 그 자극에 대한 반응을 자동적으로 기록하도록 한 장치를 고안한 것은 획기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수화기를 통해 어떤 소리를 물고기에게 들려주었는가. 음정이 다른 두 종류의 소리를 사용했다. 이 실험에서 ‘갑’의 소리를 들려준 다음엔 반드시 먹이를 주고, ‘을’의 소리를 들려준 다음에는 물고기에게 깜짝 놀랄 정도의 전기충격을 가했다. 이것은 결국 이른바 학습법으로서 물고기를 부르거나 피하게 하는 수단이다. 이렇게 하여 그 긴 기간 동안 반복훈련을 하니까 물고기는 수화기로 ‘갑’의 소리를 흘리면 먹이가 있는 곳으로 모이고 ‘을’의 소리를 들려주면 도망가는 행동을 취했다. 결국 이 실험을 통해 물고기는 소리에 대해 충분히 반응한다는 사실이 확인할 수 있었다. 물고기에게도 청각이 있으며 소리로써 물고기를 학습시킬 수 있다는 사실도 인정된 것이다.

그 뒤 많은 학자에 의해 물고기의 청각이 연구되어 왔으며, 거의 모든 물고기가 절대음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더욱이 우리네 사람으로서도 정확히 판별하기 증2도와 같은 어려운 음정의 구별도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와 같이 물고기는 절대음감을 갖고 있지만 우리 인간은 그 점에서는 물고기보다 못한 면이 있다. 최근에는 절대음감 교육이 성행하므로 절대음감을 갖고 있는 사람의 수도 많아졌지만, 그래도 보통의 사람은 구분하기 어려운 절대음감을 물고기가 갖고 있다는 것은 정말 특별한 이야기이다. 당연히 절대음감을 갖고 있어야 할 지휘자도 절대음감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얘기가 있다.

물속은 공기 속과 달리 소리가 빨리 전달되며 또한 멀리까지 전해진다. 그러므로 수중동물은 소리를 사용하여 서로 통신하는 것이 용이하다.

인간과 동물의 행동심리를 연구하는 이들은 많은 실험연구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밝히려고 노력한다. 쥐를 이용한 재미 있는 실험으로 다음과 같은 사례가 있다. 페달을 밟으면 약한 전류가 흘러서 쥐의 뇌 속에 있는 쾌감신경을 자극, 쾌감이 생기는 장치를 만들어두고 실험을 하면 쥐는 계속해서 페달을 밟는다. 쾌감 때문에 쉬지 않고 페달을 밟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페달을 밟으면 쾌감이 생기고 멈추면 불쾌감이 생긴다는 사실이 쥐에게 학습된다.

또한 이번에는 페달을 밟으면 먹이가 나오는 장치를 하면 ‘페달을 밟으면 먹는 쾌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바로 그 쾌감 때문에 자꾸만 페달을 밟는다. 이처럼 쥐는 대가(=보수)를 얻기 위해 뇌를 스스로 계속해서 자극한다. 이처럼 동물이나 사람은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그리고 쾌감을 위해 행동한다고 보며 이것이 동물의 행동심리학이다.

모든 동물은 제 자신과 종족을 보존하려는 본능에서 식욕과 성욕을 갖고 있다. 식욕은 개체의 보존본능이고 성욕은 종족의 보전본능이라고 할 수 있다. 본능이 충족되면 즐겁고 충족되지 않으면 불쾌하며 불쾌감이 쌓이면 불안이 되고 욕구불만이 되며 욕구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하나의 형태가 분노이다.

배고픔이나 추위·더위·신체의 고통·고독감·분노는 모두 불쾌한 것이다. 이런 것을 감추지 못하는 어린애는 배고프면 울고, 배가 부르면 방실방실 웃는다. 대뇌 신피질이 덜 발달된 갓난아이는 이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지만 성인이 되면 어느 정도 감출 수 있고 그 욕구의 정도를 절제할 수도 있다. 어떤 욕구를 성취하면 만족한다. 즉 그러한 쾌감은 욕구를 충족시킨 결과이다. 쾌감은 원숭이나 개·쥐에게도 있다. 하지만 동물의 경우에는 그것을 쾌감이라고 하지 않는다. 인간의 경우에만 쾌감이라고 하고 동물은 보수행동(報酬行動)이라고 한다.

앞서 소개한 동물이나 물고기의 조건반사는 다른 한편으로는 일종의 보수행동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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