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에게 띄우는 한 스승의 편지

그래도 아직 참 스승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검토 완료

이영희(dunce202)등록 2007.06.10 08:51

제자들이 교수님들을 위해 만든 미니 현수막 ⓒ 한동대학교



아침에 나의 조그만 국민차로 열심히 달려보는 흥해의 논길을 사랑한다.
계절이 바뀌면 어김없이 변해가는 푸르디 누런 논 물결을 사랑하고
코너를 돌며 마주치는 코스모스 꽃들이 귀해서 사랑스럽고
매일 집앞에 나왔다 열심히 도망가는 누렁이들이
부쩍 자란것 같아서 반갑다.

어제 열심히 어질러 놓고 퇴근한 연구실이 아침이면
단정해져 있어서 고맙다.
우렁이각시 같은 조교가 오늘 아침도 왔다가 갔나보다.
연구실 문을 빼곡히 열고 눈웃음 짓고 들어오는 제자 녀석들이 사랑스럽고
이멜을 열면 튀어나오는 아이들의 질문이 사랑스럽다.

수업시간에 누가 올려 놓았는지 모르게 올려져 있는 음료수가, 그
마음이 사랑스럽고 그게 두개인 날은 힘도 두배로 난다.
강의시간에 졸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녀석들의 몸부림이 고맙고
웃기지 않은 농담에도 와- 하고 웃어주는 아이들의 맑음이 감사하다.

한 번씩 받는 "교수님 사랑해요" 제목의 마분지 한가득 담긴
아이들의 편지가 사랑스럽고
그런 아이들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는 교수님들과의 시간이 사랑스럽다.
연구실 찾아와서 이런 저런일로 눈물짖는 젊음이 그 열정이
그 아픔이 사랑스럽고
덩달아 젖어오는 내 마음이 젊어서 나도 좋다.

내가 사랑하는것들은 참 많기도 하다.


-신성만 교수님의 홈피에서 퍼온 글-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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