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님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버릴수도, 가질수도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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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경(literate)등록 2007.05.14 08:38
과연 박근혜 전 대표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이명박 전 시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바쁜 행보를 재촉하고 있는 반면 박근혜 전 대표는 일정 없이 자택에서 몇일째 머물고 있다. 두 후보가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을 받아들이는 입장만큼이나 확연히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강 대표가 중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대표직과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초강수를 던짐에 따라 박근혜 전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극적 반전. 중재안 수용?

중재안 발표 후 그것을 수용한 이 전 시장과 거부한 박 전 대표 둘 중 한명은 양보하지 않겠냐라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었다. 쉽지는 않겠지만, 당권 안정과 지지세력 이탈 방지라는 측면에서 두 후보 중 한명은 양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다수였다.
하지만 양쪽 모두은 주장을 철회하지 않았다. 양측은 주장을 굽히지 않은채 오히려 상대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혔다. 그 사이 이 전 시장은 대선 출마를 공식선언 했고, "나는 처음에 공을 저쪽으로 넘겼다. 저쪽에서 들어 오지 않겠나" 라는 말로 박 전 대표를 압박하고 있는 상태다. 강 대표의 사퇴 발언과 관련해서 이 전 시장측은 당의 와해와 분열을 막자며 박 전 대표의 중재안 수용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박 전 대표측은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히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중재안을 받아들일 수도,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없는 입장이다.

우선 중재안을 받아들일 경우 그 동안의 버티기의 명분이 사라지게 된다. 양보의 미덕은 이 전 시장이 중재안을 최초로 받아들이며 선점해버린 상태이기 때문에 박 전 대표로서는 뒤늦게 양보라는 입장을 취하기가 어정쩡해진다. 물론 받아들일 경우 그녀의 용단을 칭찬해 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실리적인 입장에서 오랜시간 버티기 뒤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문제다.

반면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당 혼란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만약 강재섭 대표가 사퇴하고 당 혼란이 가중될 경우 책임과 비난의 화살은 고스란히 박 전 대표에게 향하게 될 것이다. 가뜩이나 떨어지고 있는 한나라당의 지지율과 함께 앞서가는 이 전 시장측에서 쏟아낼 공세가 박 전 대표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재안을 수용하기도, 끝까지 거부할수도 없는 처지가 지금의 박 전 대표다.


극단적 선택? 혹시 탈당?

이같은 대립이 계속 될 경우 박 전 대표의 탈당의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중재안을 수용함으로 얻을 수 있는 것도 거의 없고, 또 경선을 계속해서 거부할 경우에도 초래될 혼란과 쏟아질 비난을 감수하며 얻을 수 있는 원칙이라는 명분의 크기가 실리에 비해 그리 커 보이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탈당이라는 선택 또한 박 전 대표에게 쉽지만은 않다.

우선 2002년 탈당했던 전력이 부담스럽다. 또 다시 탈당 할 경우, '두번씩이나'라는 비난을 면하기 힘들다. 경선안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다른 원칙을 파기하는 모양새도 썩 보기 좋진 않다.

박근혜와 한나라당을 따로 생각하기 힘들다는 것도 박 전 대표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피습을 당했을 당시 "대전은요?"라며 당을 챙기던 모습부터해서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왔다. 그렇기 때문에 한나라당을 져버리는 것이 부담스럽다.
또한 당을 떠날 경우 마땅히 내세울 것이 없다는 것도 고민거리다. 이 전 시장이 내세우는 경제 대통령처럼 박 전 대표는 여성 지도자 외에 내세울 거리가 마땅치 않다. 대구, 경북 지역이라는 든든한 기반이 존재하지만, 탈당한다면 그 기반에서조차 한나라당의 후보와 싸워서 꼭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박 전 대표로서는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사흘째 일정없이 칩거하고 있는 박 전 대표를 두고, 탈당을 위한 수순이 아닌가라는 관측이 있는가하면, 대승적 차원에서 결국에는 받아들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많은 관점과 주장 가운데 억지주장과 억측 또한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녀가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그 어떤 설득력 있는 주장도 진실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이제 그녀의 결정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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