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제협력의 상징: 개성공단

평화통일이 번영이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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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욱(silchun615)등록 2007.04.11 19:03
2000년 6월 15일 한반도에 화해와 단합의 열풍이 몰아친 지도 어느덧 7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있다. 7년의 세월동안 남과 북은 한반도 평화를 공고히 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그러한 결과 한국사회에서는 북한을 대결상대가 아닌 협력상대, 동포로 인식하는 양상이 폭넓게 펼쳐지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대북인식이 이처럼 순화된 것은 그동안 중단없이 진행되었던 다양한 남북교류협력사업 덕택이다. 흔히들 남북관계의 옥동자로 불리는 금강산 관광 사업과 개성공단이 그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개성공단이 한반도 번영에 미치는 영향과 향후 전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개성공단의 추진 역사

개성공단의 첫 태동은 2000년 8월 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몽헌 현대회장과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을 면담하면서 시작되었다. 그 자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개성공단을 건설할 뜻을 피력하였으며 그 결과 그 해 8월 22일에는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이하 아태)와 현대아산 간의 공단건설에 관한 합의서가 체결되었다. 9월 1일의 제2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는 경제협력 확대, 발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합의하고 개성공단과 연결되는 서울-신의주 철도 (경의선) 연결과 문산-개성 도로연결에 대한 의견접근을 보게 되었다. 개성공업지구의 측량, 토질조사가 완료된 상황에서 2000년 12월 16일 평양에서는 제4차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개성공업단지 건설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하였으며 차관급 회담인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개성공단 등 당면한 경제협력에서 제기되는 실무적인 문제들을 협의, 해결하기로 합의하였다. 사업 방식은 북측으로부터 토지사용권을 50년 이상 임차하여 산업단지로 개발한 후 국내외 기업에 분양한다는 것이다. 당시의 사업일정은 2001년부터 2008년까지 3단계에 걸쳐 800만평을 3개의 공업지역으로 구분하여 단계적으로 구분한다는 것이다.

공업단지 건설에서 1단계는 노동집약, 비용절감 효과가 크고 설비이전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큰 경공업위주 산업을 유치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즉 섬유, 봉제, 모피, 가죽, 가방, 신발, 조립금속, 전기, 전자영상 등의 분야이다. 2단계는 경공업, 조립금속, 기계 등의 조립부품과 의료정밀, 컴퓨터 등의 도시형 업종을 유치하며 개발 예정인 마지막 3단계에는 중화학 공업을 중심으로 남북의 산업구조 고도화와 지식기반산업의 강화를 위한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것을 그 목표로 하고 있다.

개성공단의 특징

북한은 그동안 나진-선봉 자유무역지대, 신의주 경제특구와 같은 경제특별지구 사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개성공단은 중국이나 베트남 등지에서 일반화되어 있는 경제특별지구와는 다른 특수한 운영방식을 갖추고 있다. 그것은 한국 사업자가 공단개발은 물론 각종 기반시설(용수, 전력, 통신, 에너지 등)을 건설하고, 한국이 임명한 이사장이 공단을 실질적으로 관리 운영하는 방식이다. 즉 개성공단은 북한이 제정, 공표한 개성공업지구법 그리고 그 하위법에 의해 통제되고 북한당국(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의 지도를 받게 되어 있으나 공단을 분양하고 개발하는 것은 남측 사업자인 한국토지공사와 현대아산의 몫이다. 또한 한국기업들이 직접 개성 현지에 공장을 건설․운영하며, 북한법인단체인 개성공단 관리기관을 남측 개발사업자가 설립하고 이사장을 임명하는 방식은 전례가 없는 것이다. 여기에는 남북관계 진전에 따른 상호 신뢰와 화해협력의 정신이 자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자본, 기술과 북의 노동력, 토지가 만나는 개성공단은 그 경쟁력이 여타의 공단에 비해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그 중 먼저 노동력 부문을 살펴보자. 개성공단은 노동력의 임금이 매우 저렴하다. 2003년 9월 18일 채택된 “개성공업지구 로동규정” 25조는 기업의 종업원 월 최저 노임은 50 미국 달라로 하며 종업원 월 최저 노임을 높이는 사업은 공업지구관리기관이 중앙공업지구지도기관과 합의하여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약 60-100만원 정도의 임금이 지불되는 중국의 칭다오 개발구의 임금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노동력의 질적인 부분에서도 북한은 동남아시아의 여타 국가들과 큰 차이가 있다. 먼저 북한의 의무교육기간은 11년으로 남한보다도 더 높으며 과거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노동력은 주민의 100%가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정도로 우수하다고 말한 바 있다. 1993년, 한국경제연구원에서는 북한 노동자들의 작업규율이 훌륭하다고 인정하였으며 1995년 9월 20일의 월스트리트 저널에서도 북한의 노동력은 지휘통제가 잘 이루어져 있다(obedient)고 인정한 바 있다 한다. 실제로 북한에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로동법] 제2조에 노동을 “가장 신성하고 영예로운 것”이라 정의하고 있다.

몇몇 제도권 인사들은 북한 노동력의 노동생산성이 남한의 36% 정도라고 폄하하지만 그들은 북한의 노동임금이 남한의 1/35에 불과하여 실질 임금 당 노동생산성에서는 오히려 남한의 12배에 달하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북한의 노동력은 가격경쟁력 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근면하기로 소문난 남한노동자들의 1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한 개성공단에서의 토지는 한국에서와 같이 상속, 증여, 거래 등이 가능하다. 또한 공업지구 밖에서 연결되는 건설에도 부동산 행위를 포함시킴으로써 공단의 운영을 더욱 탄력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개성공단의 토지가격은 평당 14만9000원이다. 비록 중국 칭다오 개발구의 4만 8천원보다는 높은 가격이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노동력의 질이 우수하고 수도권에 인접한 지리적 이점으로 물류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에서 국내나 중국 등에 땅을 분양받아서 공장을 짓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되게 이익일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게다가 이렇게 구체적으로 적시된 내역을 제외하더라도, 개성공단은 동남아, 중국과 대비되는 많은 이점들이 존재한다. 바로 민족적이나 문화적인 이질성도 훨씬 작고 무엇보다 일상적인 의사소통이 된다는 것이 커다란 장점인 것이다.

경제적 파급효과

앞서 살펴본 북한의 양질의 노동력과 토지는 남한의 자본과 뭉쳐질 경우 경재개발에서 엄청난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이는 산술적인 1+1 이 아니다.

개성공단이 활성화되어 각각의 경제요소들이 결합하게 된다면 한국으로써는 제조업의 신규투자가 활성화되어 기업활동이 증가할 수 있다. 증가된 기업활동은 또 다른 신규투자를 찾게 되고 이는 침체된 내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북한으로써도 수많은 근로자들이 재부를 벌어들여 국가를 부강하게 하고 그 생산력과 기술은 북한 곳곳으로 퍼져나가 더욱 큰 도약을 이루어낼 것이다. 그런 면에서 개성공단은 1+1 이 아니라 마치 땅에 뿌린 씨앗이 자라기 시작하는 것과 같은, 그러한 질적인 변화를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2004년 7월 11일, 한국은행은 `개성공단 조성의 경제적 효과 분석'이라는 자료를 발표하였는데 그에 의하면 2011년까지 8년 동안 3단계에 걸쳐 총 850만평이 조성되는 개성공단 사업의 1단계 공사 완료 후 2007년부터 남한 경제에 연간 생산 9조4천억 원, 부가가치 창출 2조7천억 원의 직접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예측했다.

게다가 개성공단의 활성화에 대한 경제파급효과는 그 생산액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러한 대규모의 공단은 새로운 일자리의 신규창출을 가져오는바 1단계 공단 조성 완료 후 한국에 직, 간접적으로 일자리 1만3천개가 창출되고 2단계 조성 후에는 3만개로 늘며, 3단계 조성 후에는 10만개로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북한지역은 1단계 조성 후 8만 4천개에서 2단계 조성 후에는 19만4천개로 증가하며 3단계 공단조성이 모두 완료된 후 2012년에는 일자리가 73만개로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추정은 2012년의 3단계 조성공사 완료 후까지 총 1만9천개 남한기업이 현지에 진출하고 생산설비와 원자재 전부를 남한지역에서 공급하며, 사용자를 제외한 전 직원을 북한 근로자로 채용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최근 개성공단의 발전전망

현재 개성공단에는 2만 8천평의 시범단지 부지에 15개 업체가 입주계약을 하였으며 5만평의 1차 본단지에는 24개 업체가 입주계약을 체결해놓고 있다. 아달 내로 개성공단 1단지 53만평에 대한 분양이 끝나면 개성공단에는 약 150여개의 중소기업이 입주할 전망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개성공단 1단계 사업의 추가분양 입주자를 모집한 결과 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하였다.

데일리NK에 의하면 2007년 북측 개성공단 종사자는 1만 1800여명이며 1월말까지의 누적생산액은 1억달러를 돌파하였다. 수출실적만 하더라도 지난 연말까지 2100만 달러를 돌파하였다. 놀라운 것은 이것이 1단계 단지가 정상가동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거둔 수확이라는 점이다. 이달에 진행될 개성공단 53만평에 대한 입주가 완료되고 1단계 단지가 정상적으로 가동된다면 개성공단의 매출액과 실적은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대북사업에서 흔히 거론되던 정치적 손실위험은 현재의 동북아 정국에서 현저히 낮아질 전망이다. 동북아시아의 6자는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는 조건으로 북-미간에 관계정상화로 나아가기로 합의하였으며 지난 2월 13일에는 그를 위한 구체적인 이정표까지 제시하고 있다. 심지어 한-미 자유무역협상 자리에서도 개성공단의 원산지 표기문제가 협상의 주요목록에 포함되었으며 미국측은 향후 추가적으로 논의하자는 태세이다. 게다가 지난 20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는 경의선 철도 연결에 따른 시범운행까지 합의를 보고 있어 개성공단에 대한 물류, 교통의 문제 역시 해소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까지 거론되는 지금의 정국이고 보면 향후 개성공단은 가파르게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우세하다.

남과 북의 장점을 결합시킨 남북경제협력의 소중한 자산이 바로 개성공단이다. 남북은 개성공단의 현 상황에 만족한 채 안주할 것이 아니라 공단 운영을 전면적으로 확대해나가 모다 많은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개성공단의 유리한 입지조건을 이용하게 하여야 한다. 이것이야 말로 중소기업의 발달을 통해 한국경제가 내실을 다지는 길이며 북한으로써도 각종 경공업을 활기차게 발전시킬 길이다. 그런 면에서 개성공단은 남북의 공동번영을 약속하는 민족화합의 상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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