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은?

진정 나는 어떠한 삶을 원하는 것일까?

검토 완료

강성희(magdalena)등록 2007.01.23 21:15
어느 사이트에서 아주 재미있는 설문조사 결과를 호기심으로 접하게 되었다. 30-40대 직장 남성들에게 질문을 던졌는데 그 내용인 즉슨 " 우선 질문과 함께 여러 예문이 있었다.

[문제1] 다음 중 가장 부러운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BRI@1. 남들보다 진급이 빠른 사람,
2. 남들보다 훨씬 많은 부를 쥐고 있는 사람.
3. 자녀의 학문과 성적이 뛰어나거나 재능이 뛰어난 사람.
4. 남다른 사업 수완으로 훌륭한 기업체 를 가진 사람.
5. 교외에 조그만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

그 나이 때 남성들이 원한다고 예상하는 지극히 당연한 것들이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대망의 1위는 '교외에 조그만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이었다. 한창 자신의 일에 푹 빠져 있을 시기에 원하는 것이 교외의 조그만 키페라니...
너무나 의외의 결과였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마음의 여유였던 것이다. 지독한 경쟁의 시대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며 지쳐있는 우리의 가장들...그들은 쉴 곳이 필요했다.
스스로를 한번 상상해 본다.
지나가는 길손이 가끔씩 찾아주는 한적한 카페...
그곳엔 향기로운 커피향이 가득하고, 한가로운 대화만이 오고간다.
그날의 매상이나 주변 타인과의 경쟁은 이미 잊어버린 지 오래다.
넉넉한 인심과 느릿느릿 흘러가는 시간만이 존재할 뿐...
마치 바늘 없는 낚시를 드리우고 시간을 낚는 강태공의 심정으로 운명하는 카페.
이제껏 남자들의 삶이란 성공하는 삶만이 가치 있다고 여겨 왔었다.

어느 한적한 어느날의 단상
언젠가 집뒤 양지쪽에 정원석 위에서 검은 구렁이가 다람쥐를 삼키고 있었지.
우리집 진돗개가 짖어대도 유유히 다람쥐를 삼켰다. 그 모습이 얄미운 배암녀석 정말 징그럽고 집안에 있다는 게 기분이 좋질 않아 나뭇가지를 꺽어 해결했다. 그리고 휀스 넘어 산으로 던져 버렸다.
가끔씩 그놈은 그 양지바른 돌위에서 일광욕을 하는 걸 보았는데 그날따라 다람쥐를 먹는 모습이 얄미웠나 보다.
그리고 한참을 후회했다.자연속에 살며 자연의 이치를 깨닫지 못한 듯 해서다. 그 일이 있는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났다. 장마가 한창일때 잠시 해가 비치면 어김없이 나와 정원석을 베개삼아 일광욕을 즐긴다.
"들어가..어서..." (스르르 소리없이 그가 사는 구멍으로 들어갔다.)
그 일이 있자 갑자기 더 어렸을 때가 생각난다.
초등학생 때일 듯 싶다.어머니께서 뱀을 보고 화들짝 놀랄줄 알았다.
그런데 어머니 너무도 익숙하게 뱀에게 얘기를 하는 것이었다.
뱀~아 뱀~아 저기 물 좋은 곳으로 가라!! 훼~이야,
훼~이야,
그러자 알아 먹었다는 듯 스르르 소리없이 그가 사는 곳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그때 인간은 자연의 일부분으로 생각을 하고 공생하는 법을 배웠다.
그 당시는 이해 못했지만 지금은 자연과 친화적인 어머니 모습에서 지금처럼 각박하게 살지 않은 그때가 그리워 진다.
자연은 서로 자신들의 위치를 벗어나지 않고 서로 피해를 주지 않는 한계내에서 즐거운 공생하는 법을 인간에게 가르쳐 주는 것 같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대다수의 남성들은 그런 삶을 동경하고 그것을 위해 산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이 설문은 그러한 나의 생각을 여지없이 깨어놓기에 충분했다. 물론 성공하는 삶도 살만한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버려야 할 것이 너무나 많은 것이 현실이다. 우선 시간의 여유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얼마 전 텔레비전 에서 엄청난 부를 이룬 사람의 인터뷰를 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 사람은 돈을 버는 목적이 '시간의 여유'라고 말하였다.
하지만 그는 50평생을 시간에 쫒기며 돈을 모았고, 결국은 60대 노인이 되어서야 그가 바라던 여유있는 삶을 누리게 되었다. 그의 돈의 인생은 어쩌면 다른 이와 그다지 다를 것이 없다.
다만 더 많은 부를 축적한 것이 다를 뿐이다
사람의 인생이란 어쩌면 다 그럴 것이라 생각되었다. 그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며 가장 후회한 것은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였다는 점이었다. 그 이야기에 나는 참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성공하는 삶을 위해서는 이렇듯 작지만 소중한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니...
가장 큰 폐단은 동정심과 인간성의 상실이라 하겠다. 우리는 종종 다른 이의 눈총을 받는 졸부들을 많이 보아왔다.
그들은 자신의 부를 위해선 인정사정없이 다른 이들을 억압하지만 사회의 불쌍한 일들엔 무관심해 왔다.
약육강식의 사회에서 어쩌면 불가피한 현상일 수도 있지만 그러한 삶이 과연 가치 있다 할 수 있을까.
이 시대의 남성들은 이 시대의 가장 큰 피해자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맨몸으로 경쟁사회에 던져졌을 뿐 이 같은 폐혜를 원하지는 않았을 테니...
아!...
이 시점에서 문득 호기심이 발동하지 않을 수 없다.
내 주변의 주씨 아저씨랑 정씨 아저씨는 과연 어떤 사람을 가장 부러워 할까? 아니 어느 삶을 가장 원하는 것일까?
언젠가 온 가족이 모이는 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질문해 보아야겠다. 그러기 전에 우선 나부터 자문해 본다.

진정 나는 어떠한 삶을 원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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