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론] '성역'이 아닌 비판은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가?

유창선 기자의 '변명'에 대한 독자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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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식(kbosco)등록 2007.01.10 14:13
비평가는 누가 비평하는가?

과거에는 문학비평가라는 직업만 알고 있었는데 최근 우리 사회에는 ‘○○비평가’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누가 한 말인지 기억에 없으나 ‘비평이란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었으나 재능이 부족했던 사람이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향해 쏟아 붓는 독설이다.’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BRI@비평가 혹은 평론가들의 대부분은 ‘자신들의 비평에 대해 비평을 듣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 내가 경험적으로 가지고 있는 ‘편견’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과거 활자 매체가 중심일 경우 평론가들이 자신의 글(생각)에 대해 반론을 들을 기회가 별로 없기도 했다. 쌍방향 소통을 주요한 특징으로 하는 인터넷 매체에 있어서도 평론가들이 이런 특징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다.

오늘 유창선 기자께서 기사의 댓글에 대해 고약한 글을 하나 쓰셨다. 나의 편견에 또 하나의 경험이 추가되는 느낌이다. 언급한 세 분의 기사에 가끔씩 댓글을 올렸던 기자의 한 사람으로서 반론을 하고자 한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노 대통령이 비판의 ‘성역’인가?」 이미 동네북이 된 지 오래인 대통령에 대해 말 한마디 보태는 것을 가지고 마치 자신이 절대 권력에 대항하는 것 같은 인상을 심어 주고 있다.

글의 전개를 위해 예를 든 내용은 사실관계와도 맞지 않다. 앞의 두 칼럼에 대해 ‘홍위병’이란고 이어진 댓글은 거의 없다. 스스로 민망했던지 글의 중간에 ‘익명의견 쓰기’를 슬쩍 끼워 넣었지만, <오마이 뉴스>에서 ‘등록독자의견’과 ‘익명의견 쓰기’의 차이점은 굳이 비교할 것도 없이 중요하다.

아울러 뒤의 두 칼럼에 대해 ‘한나라당 대변인’이란 식의 댓글도 거의 없다. <대톨령의 개헌카드, 정치적인 너무나 정치적인>이라는 칼럼에 대해 가장 많은 추천수(현재 추천 90, 반대 1)를 기록한 조용국씨의 의견은 이렇다.

노무현 어쩌구 저쩌구는 그렇다 쳐도..비판하는 논리가 하도 기가막혀서요...

아니 제가 오독했는지 몰라도...취지와 진정성은 좋은데 안될 껄 뻔히 알면서도 한 것은 나쁘다라는..뜻으로 이해했는데 맞나요?

" 아무리 '선의'라 해도, 방법과 시기가 틀리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성격의 문제이다..." 이 글을 보면서 정말 기가 막힌 생각이다 라는 탄식이 나옵니다..

그렇다면,,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시절에 그 많은 민주화 운동은 안될 껄 뻔히 알면서 했던, 방법과 시기가 틀렸기에 정략적의 의도가 있다 그래서 나쁘다라는 주장으로 확대해도 무방한가요?

도대체 맞는 방법과 시기를 기다려 선의를 보여야 된다면...세상의 발전은 언제 될까요?

유창선씨 당신은 방법과 시기는 아주 자~알 알고 있을지 몰라도 선의는 전혀 없어 보입니다..

건승하세요....

내가 이 댓글에 공감하는 것을 떠나서, 댓글을 쓴 분이 따지고 있는 것은 노무현을 비판했는가 아닌가를 떠나서 칼럼 자체의 논리에 대한 것이다. 다시 말해 비판 자체를 문제 삼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의 수준을 따지는 독자의 당연한 반응인 것이다. 꼼꼼히 살핀다는 댓글에 먼저 ‘편 가르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은 기자 자신인 것이다.

‘편 가르기’를 시도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손석춘, 김종배 두 기자를 같이 끼워 넣어 항변하는 모양새도 우습기 짝이 없다. ‘노빠’로부터 공격을 받는다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기 위해서 그러한 것 같은데, 정작 중요한 것은 ‘누구’로부터 비판을 받는가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 때문에 비판을 받는가 하는 것이다.

굳이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손석춘 기자의 경우 ‘스토커’ 수준에 이른 글쓰기 때문이고, 김종배 기자의 경우 <가이드>란 명목으로 쓰는 글들이 독심술을 넘어서지 못하기 때문에 비난을 받는 경우가 많다. 언급한 ‘괴리에 대한 성찰’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다. 평론가의 경우도 자신의 글이 독자로부터 비난을 받을 때 그 괴리에 대해 성찰해 보아야 한다.

유 기자 스스로 질문하고 있다. ‘왜 우리가 여전히 노무현을 둘러싼 논쟁을 벌이고 있어야 하는지, 노무현 굴레에 갇혀있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노빠’인 나는 유 기자가 ‘노까’라는 이유로 무조건 유 기자를 비난할 의도가 전혀 없다. 단지 시사평론가로서 최소한 자기 글에 대해 논리의 일관성을 가져주기를 독자로서 기대할 뿐이다.

‘노무현’을 뺀 칼럼을 당부한다.

얼마 전 손석춘 기자께도 댓글로 당부 하였다. ‘노무현’을 뺀 칼럼을 써 보시라고. 유창선 기자에게도 비슷한 당부를 드리고 싶다. ‘노무현’을 빼고서 개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노무현’에게 들으라 하지 말고 대통령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그리고 또 하나 당부하자면 '대통령권력, 여당권력, 야당권력, 언론권력, 그 모두를 감시하고 채찍질하는 것이 시사평론가의 역할'이라면 그러한 시사평론가에게 한마디쯤은 던질 수 있는 것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 주기 바란다. 짧게 쓰여지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지라도 댓글의 내용을 성찰해 주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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