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기행) 신준규 사진가의 초록 갤러리 초대전 'touch'

물감은 빛 붓은 카메라 도화지는 C.C.D

검토 완료

김노익(sajin)등록 2007.01.07 10:49

신준규 사진가의 초록 갤러리 초대전 'touch'사진1 ⓒ 신준규

신준규 작가의 작품은 극단적이고 실험적인 사실적 묘사에 의하여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을 일순간 정지시켜 강조해 표현하려는 극사실주의에서 출발했지만, 장시간 촬영으로 정지된 형태를 메커니즘적인 움직임을 통해 새로운 슈퍼리얼리즘(new superrealism)으로 재해석하고자 했다.

@BRI@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사실적 묘사를 잡아내는 사진기가 포착한 영상이 사실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결국은 실물로부터 이미 멀리 떨어져 나타난 일종의 허구일 수도 있다’는 강한 인상이 남는다. 또한 ‘사진은 촬영한 순간, 이미 현실이 아닌 과거의 흔적’이란 말을 상기시킨다. 나아가, ‘사실적 풍경(야경)을 작가의 입맛에 따라 재해석 했다’는 점도 느껴진다.

따라서 그의 작품은 자신의 시각에서 시간과 공간을 재해석하여 표현한 과거의 기록일 수도 있으며, 장시간 노출을 통해 존재했지만 아직까지 한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형체를 훔쳐낸 것일 수도 있다.

앞서 기자가 언급한 새로운 슈퍼리얼리즘은 세밀한 묘사를 넘어선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최근 많이 사용되는 사진적 표현의 한 풍토이자, 어느 시대에나 존재해왔던 많은 영상비평 중 하나로 간주할 수 있다. 신준규 작가의 사진은 자연주의적 풍경사진이 아니라 극도의 사실표현을 의도적으로 변화시켜 채택한 것으로 사실주의의 허구성을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신준규 작가의 이번 'touch'에 대한 '추상적 사실주의'란 표현은 허구이자 사실적인 표현의 사진전시일 수도 있다. 신준규 작가의 사진 속 야경은 빛의 변화를 기록하는 표현주의적인 시도이면서도 강렬한 색감으로 이루어진 절대적이고 순수한 (앙리 루소와 같은) 터치로 채색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전시회의 사진 한 장 한 장에는 빛을 이용한 채도에 중점을 둔 화면구성으로 회화적이면서도 판타지적인 상상력이 전 과정에서 드러내는 것 같다. 이차원적이고 정적인 구성으로부터 벗어나 카메라 앞에 선 야경의 불빛들의 움직임에 조화를 스스로 결정하여 사진적인 색체와 구성으로 변화하는 작업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또한 이번 'touch'에서의 재미는 아이러니하게도 극사실주의와는 대조적인 팝아트의 강력한 영향 아래서 일어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팝아트처럼 평상의 생활 즉 우리의 눈앞에 늘 있던 진부한 이미지의 세계를 작가만의 시각으로 새로이 사각 틀 속에 반영하고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touch'에서의 사진 한 장 한 장이 주는 느낌 또는 감성은 신준규 작가가 표현하려는 야경을 자신만의 정신적 만족으로 그치지 않고, 사실주의에 입각한 구체적 형태를 거부한 추상적 표현으로, 그동안 사진에 대한 생각의 틀을 과감히 벗어낸 추상적 접근방법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신준규 작가’의 사진전, 'touch'에서 나타난 사각 틀 속 작가의 독특한 시각표현은 풍경(야경)을 특히 추상적 방법으로 재현했기에 많은 의견이 오고 갈 수 있는 상당히 유쾌하고도 재미있는 전시회로 기대된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면, 많은 의견(비평)들이 원칙적으로 작가의 의도와 그 의도로부터 번역된 작품사이에서 표명되어야 할 것이다.

(인터뷰)

신준규 작가 ⓒ 김노익

['touch'의 촬영 계기는?]
-순천과 서울을 오가며 야경을 바라보다 문득 카메라에 담고 싶었습니다.
막상 촬영해 프린트를 해보니 우리 시각과는 틀리게 보였지요!
또 오랜 시간 셔터를 누르기에 회화적인 표현도 가능했고 더불어 아름다운 제3의 이미지가 표현되었습니다.

놓쳐버릴 수도 있고 관심없이 지나쳐 버릴 수도 있는 야경의 아름다운과 그 순간의 찰나를 제 카메라를 통해 재해석하고 표현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 보고자 이번 갤러리초대개인전에 응했습니다.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시간대가 아무래도 밤이라 취객들이 시비걸때도 있고 막차를 놓쳐 역 부근에서 노숙자들과 함께 노숙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또한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열차여행도 할 수 있어 좋았고요!(웃음)

참, 카메라를 도난 당할뻔 한적도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혼자 야간에 다니기도 하고 이곳저곳 가리지 않고 잠을 청하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이번 사진전에서의 자랑이 있다면?]
-화적인 느낌과 은율적 이미지 표현을 강조했습니다. 기존의 사진전과는 차별화를 두고자 많이 고민도 했고 매 순간 열심히 작업에 임했습니다. 사진을 찍는 순간에도 어떤 표현으로 나타날까? 고민도 해가면서 말이죠.

1년간 1000여 컷 이상 사진을 찍었지만 그중 17점을 선별했죠. 물론 다른 작가님과 평론가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사진전 준비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우선 전시할 사진이 매우 중요합니다. 주제를 정하고 부단히 다니면서 열심히 찍어야 합니다. 프린트 과정도 중요하고요. 사진이 프린트 될 때 관리소홀로 먼지나 스크레치가 나면 모두 헛일이 되니깐요.

작품이 기본이고 다음은 도록준비부터 디자인, 갤러리 사진배치 등 많은 전시계획과 일정이 필요합니다.

모두 기억은 나지 않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혼자선 힘들었겠죠.

[앞으로 사진전을 기획하는 젊은 사진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젊은 패기가 있다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개인전을 할 때는 신중하고도 조심하면서 열어야 한다고 들었어요. 왜냐면 자신의 사진 실력을 보이는 자리이니만큼 불안하기도 하고 더욱 신중해야 겠죠.

사진전을 하고 나면 많은 이야기들이 들리기도 합니다. 비판도 있을 것이고 비난도 있을 거지만 때론 칭찬과 격려도 많이 있죠. 용기를 가지고 많은 분들의 조언을 통해 오랜기간 준비하면 내실을 얻을 수도 있고 자신에 대한 잣대를 평가하기에도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서로 공감을 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용한다면 더 나은 사진가로 도약하는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전할 말이 있다면? ]
-젊은 패기와 열정만 있다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봅니다. 사진 역시 마찬가지로 저에겐 꿈이자 도전이며, 배우고자하는 나의 열정에 대한 미래였습니다.

여러분도 새해에는 열정과 패기로 꿈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작가노트)
touch

물감은 빛 붓은 카메라 도화지는 C.C.D
흔들어 보거나, 달려 보거나,
살짝 돌아보거나, 세상을 그려 본다.
아니 낙서를 해본다.
나의 움직임은 나의 낙서가 된다.
나의 이번작업은 풍경을 훔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밤의 네온사인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빛을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에 무언가의 촉감 하나로 남겨지도록 'touch' 해주고 싶었다.
풍경을 'touch' 하면서 난 현실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러나 결과는 현실에서 보기 힘든 추상적인 이미지를 얻어 낸 것이다.
이 작업에서의 키워드는 'Time'
장시간 노출로 추상성과 사실성을 작품을 통해 결합해보았다.
사실을 표현하는 사진을 이용하여 환상 그리고 추상을 표현하였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내가 느낀 가슴속 촉감을 다시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싶다.

신준규 사진가의 초록 갤러리 초대전 'touch'사진2 ⓒ 신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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