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t급 잠수함 개발 연기를 둘러싼 문화일보와 국방부의 공방

검토 완료

서석원(dreamsun)등록 2006.12.15 10:39
최근 국방부가 해군의 비대칭 전력 증강사업으로 추진해온 3000t급 중(重)잠수함 개발을 6년 연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일보>는 지난 12월6일부터 8일까지 '3000t급 잠수함 개발 돌연 유보 '의혹''이라는 기사를 시작으로 이 문제와 관련하여 군 안팎의 로비 의혹을 제기하는 일련의 기사를 내보냈다.

@BRI@<문화일보>의 보도를 분석해 보면 이 신문이 제기하는 의혹의 핵심은 배수량 1800t인 214급 잠수함 사업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신문은 기본적으로 석연치 않은 214급 잠수함 사업 때문에 3000t급 중잠수함 도입 시기가 2012년에서 2018년으로 연기됐다는 논지를 펼치고 있다.(3000t급 잠수함 개발 돌연 유보 '의혹' : 2006. 12. 6 문화일보 인터넷판 참조)

<문화일보> 보도('3000t급 잠수함' 사업 6년 연기 : 2006. 12. 7 문화일보 인터넷판, 잠수함 사업 '3大 미스터리' : 2006. 12. 7 문화일보 인터넷판 참조)에 따르면 이 사업은 209급 잠수함에서 3000t급 중잠수함으로 직행하는 기존의 구상을 뒤집고 '슬그머니' 등장한 사업이다.

당시 명분은 3000t급 중잠수함 독자 건조 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 축적이었다고 한다. 이후 214급 잠수함 사업은 2000년 폐기가 검토됐다가 다시 추진됐고, 2002년 6척의 신규소요가 추가(195차 합참회의)된 데 이어 2005년 추가도입이 결정(214차 합참회의)됐다.

<문화일보>는 '군 안팎'의 시선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잠수함 사업이 독일의 방산업체(HDW사)와 특정 무기중개상(S사)에 끌려 다니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3000t급 잠수함' 사업 6년 연기 : 2006. 12. 7 문화일보 인터넷판 참조)

S사는 해군 예비역 장성들이 고문 등으로 활동하며 해군 무기도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진 업체다.

국방부는 2012년 첫 잠수함을 확보하기로 한 3000t급 잠수함 사업 일정을 도저히 맞출 수 없어 전력공급을 메우기 위해 214급 잠수함을 도입했다고 밝히고 있다. 잠수함 건조에 필수적인 기술력을 2010년대 초반까지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화일보>(잠수함 사업 '3大 미스터리' : 2006. 12. 7 문화일보 인터넷판, 3000t급 잠수함 개발 돌연 유보 '의혹' : 2006. 12. 6 문화일보 인터넷판)는 214급 잠수함의 추가 도입이 HDW사와 수의 계약 방식으로 추진된다는 점, 2012년까지 관련 기술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국방과학연구소의 판단과는 달리 국내 업체들이 3000t급 잠수함 설계제작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는 점, 현역 시절 잠수함사업에 깊이 관여한 적이 있는 윤 전 국방장관이 올 봄 HDW사 대리점인 무기중개상 'S사' 개최 세미나에 장관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참석했다는 점 등을 들어 의혹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그리고, 속사정은 알 길이 없으나, <문화일보>의 문제 제기에 대한 국방부의 해명이 아이러니하게도 <연합뉴스>와 <한겨레신문>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3천t급 잠수함 사업 연기는 '기술력 미흡' 때문 : 2006. 12. 7 연합뉴스, '엇박자' 잠수함사업 물밑엔 무엇이… : 2006. 12. 8 한겨레신문)

이들 매체는 적극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쪽에 서기보다는 차기 잠수함 사업과 관련하여 일고 있는 논란을 중립적으로 소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는 214급 잠수함의 6척 추가도입은 계속사업이기 때문에 기존 기술도입 계약사인 HDW에서 추가 도입할 수밖에 없었고 국외분 계약은 기술도입 방식이므로 수의 계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기술력 논란과 관련해서는 잠수함을 개발하는데 필수적인 추진체계와 잠항 지속시간 연장, 소음방지 장치, 심해에서 견딜 수 있는 특수소재 기술 등을 향후 6년 내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내려진 결정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윤 전 국방장관의 행보와 관련해서는 문제의 행사가 초대 해군참모총장인 손원일 제독에 관한 책 출판기념회였고, 'S사'의 대표는 행사를 주최한 단체의 이사에 불과했다고 해명했다.

이제 공은 다시 차기 잠수함 사업 관련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문화일보>로 넘어간 상황이다.

뉴스 수용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하자면, 문화일보는 앞으로 214 잠수함 6척 추가도입의 직접적 원인이 된 국방과학연구소의 판단과 최초 214급 잠수함 도입의 적실성 여부를 면밀히 검증하는 기사를 내보냈으면 한다. 이 두 가지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면 문화일보가 제기한 의혹에 신빙성을 더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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