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 필름' 명계남 대표 인터뷰

'바다 이야기'와 연루된 악의적인 소문에 적극 대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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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호(triana)등록 2006.08.29 08:16
온 나라와 정치권이 마치 바다에 빠진 것 같다. 뉴스에서는 연일 정치권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공방이 이어지고 있고, 오락실에서 가산을 탕진한 후 자살한 사건, 그로 인해 발생하는 범죄 기사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현재 등록된 성인오락실만 1만5000개, 성인PC방은 4000개가 넘고, PC방으로 위장한 곳까지 합치면 도박장은 3만개가 넘는다고 하는데, 정치권이나 언론은 그동안 뭘했는지 모르겠다. 온나라가 도박장에 빠지게된 원인과 이 문제의 해결책 역시 같이 찾아나가야하지 않을까?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에 의해 ‘바다 이야기’와의 연관설을 제기당하고 있는 ‘이스트 필름’ 명계남 대표를 8월 22일 저녁 5시경 홍대에서 만났다. 2시간여의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의 근황, 바다이야기와 관련된 이야기, 스크린 쿼터 축소에 대한 생각, 영화사 ‘이스트 필름’ 대표로서의 계획, 영화 배우로서의 계획 등을 조심스럽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털어놓았다.
명계남 대표는 요 몇 년 사이에 인터뷰 약속을 했다가 취소하기를 몇 번 반복했다. ‘왜 자꾸 한다고 하셨다가 취소하세요?’라는 질문에 ‘난 물어보면 솔직하게 말하는 성격이고, 그게 나한테만 피해가 오면 좋은데, 맥락이 짤리고 인용돼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까봐’라고 답하곤 했었다. 계속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오던 명계남 대표는 ‘요사이 영화사 일에 주력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하면서도 ‘바다이야기’연루설을 악의적으로 퍼뜨린 사람들에 대해서는 ‘이런다고 해서 명예가 회복될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지만, 이렇게 수세적으로 있어서는 안되겠다. 나 하나에 대한 개인적인 소문이나 이런 것을 이용해서 정치적으로 이득을 챙기려는 집단이 엄연히 눈에 띄는데, 그 행위를 그대로 두고 본다는 것은 내가 아무리 망가져도 절대로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지 - 지난 대선과정 이후 사회적인 활동이 뜸하셨던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너무 상처를 많이 받으셔서 의기소침해지신건 아닌가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명계남(이하 명) - 대선 이후에 열린우리당에도 가입하고, 탄핵 있을때도 함께 했구요. 4.15 지방선거때도 그렇게 했죠. 적극적으로 선출직, 임명직 같은 직업 정치인이 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생활정치인으로서 정치에 뒤늦게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 사람들, 저는 그런 것들도 다 정치적인 행위라고 보거든요. 단지 직업정치인을 안한다는 건데, 사람들은 그걸 혼동해서 보기도 하는데, 혼동의 여지도 있긴 있죠. 대개 노사모 출신이라고 하더라도 이를테면 정당에 참여하는 사람, 안하는 사람 여러 형태로 있잖아요. 예전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시절에 민주당이 마음에 안든다고 참여안하고 하는 그런 세력들 때문에 개혁당이라는 그릇이 생겨났지 않습니까? 그때 민주당이 마음에 안들면 돈 만원씩 내고 민주당을 접수하면 되지 않느냐는 대통령의 적극적인 참여 발언으로 민주당에서 선거 운동을 하러 입당한 사람들도 있었구요. 저는 그래서 대선 당시 민주당 쪽의 선거운동 캠프에서 활동을 했고, 역할 분담을 하듯이 기존 정치에 혐오감이 너무 심해서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인 것이 굉장히 마음에 안드는 사람들은 유시민 의원이 주도하고 선창한 개혁당이라는 그릇을 통해서 진입을 했죠. 그런 역할 분담이라고 할까, 그렇게 해서 왔지 않습니까? 그런 와중에 열린우리당이 창당이 되고, 개혁당과 통합이 되고, 지지자들은 당원이 되서 집권당을 돕고, 집권당의 당원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맞지, 그것이 더러운 정치나 정치권에 발을 담그는 것이라는 시각을 불식시켜야 된다, 이런 것들을 위해 함께 노력을 했죠. 그래서 열린우리당에서 당원들이 중심이 된 당원 모임, 국민참여 1219라는 모임도 생겼습니다. 열린우리당이 새로운 정당 실험을 하는 것처럼, 당원이 주인이라는 개념, 기간당원제 이런 것들을 하다가 보니까 다양성 때문에 목소리가 큰 것들이 여럿이 나오는 것을 아직도 국민일보에서나 일부 시각에서는 ‘저 정당 왜 이래?’하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은데요. 사실 당연한 것 아닙니까? 공천권을 주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통령이 총재도 아니고, 돈 나눠주는 사람도 없고, 그런 당에서는 국회의원이든 원외 위원장이든, 일반 개미 당원이든지간에 다 각자 거의 등가의 목소리를 내면서 논쟁하고, 토론하고 이런 것들이 있었죠. 그 과정에서 다들 아시는 것처럼 저 같은 경우에는 어느 한 모임에 속해 있으니까, 뒤늦게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해서 한 모임에 참여했으니까, 서로 토론하는 과정에서 비난하기도 하는 일들이 있었죠. 이렇게 돼서 솔직히 말하면 저로서는 본의 아니게 여러 가지 불편한 것도 겪고, 다른 사람에게 불편함을 주기도 했을 겁니다. 예전에는 다 같은 개념의 동지들이었는데... 우리당이 당내 선거도 많이 하지 않았습니까? 당내 선거에서는 당연히 자기 지지하는 당직자를 선정하기 위해서 경쟁하고 하는 과정에서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이런 점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과정에서 제가 너무 드러나서 앞장서서 하는 것이 안좋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는 것 같고, 제가 너무 오랫동안 앞에 나섰던 점도 있는 것 같구요. 저도 생활인이고, 영화사 대표이자 제작자고, 영화 배우인데, 그것에 충실하지 않으면서 내가 현실에 뿌리 내리지도 않고, 현실 정치에 대한 발언이나 참여나 응원이나 박수나 지적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그런 일에 더 집중하려고 하고, 그런 생활 정치 현장에 참여의 목소리를 내는 일꾼도 더 젊어지고 새로워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국참 상임의장도 사퇴를 하고, 그 이후로 잠잠하게 있었다고 볼 수 있겠죠. 조금 더 회사 일에 집중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창동 감독 영화 세 개 이후에 처음으로 상업영화인 방은진 감독의 ‘오로라 공주’도 제작을 했고, 물론 그것도 손해는 좀 봤어요. 괜찮은 영화인데, 잘 안됐어요. 감독 하나 건졌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좀 실패했다는 얘기도 들었구요. 저를 처음으로 주인공으로 한 영화인 ‘손님은 왕이다’라는 영화가 제작되어서 거기에 출연도 했었구요. 그것 역시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요. 그리고 오랫동안 쉬었던 연극도 한 편 했습니다. 10년 전에 했던 ‘콘트라베이스’라는 걸 했는데, 극중의 나이도 있고 해서 앞으로는 하기 힘들 것 같아요. 그것도 한달 정도 했죠. 영화사 대표라는 것은 직원들 먹여살리고 그 다음에 생산할 제품, 좋은 영화를 시나리오를 기획, 개발하는게 일 아닙니까? 그런 것들을 열심히 하는 직원들과 함께 있었던 겁니다. 힘들긴 힘들어요. 요즘 영화사도 많고, 경쟁 상황도 치열하고, 대표로서 손을 놓고 있었던 적이 하도 길어서 실질적으로 회사를 추스르고 그러는데, 굉장히 힘이 들었고, 지금도 고통스러운 점이 있긴 있습니다. 영화사 같은 경우는 잘나가는 영화사를 보면 (아주 잘나가는데는 더 많이 하지만) 1년에 1.5편 정도가 돌아가거나, 2년에 1.5편 정도 돌아가도 굉장히 양질의 영화사고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쉬운게 아닙니다. 그런 회사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죠. 한국 영화가 올해도 100편 정도 제작이 되고, 올해도 신기록을 세우는 영화가 나오기는 하지만, 모든 영화사가 그렇지는 않은거죠. 그런 영화사 대표로서 직원들에게 월급도 못주고, 밀리고 그러면서 있었습니다. 지난 지방선거때는 기회가 되면 제가 우리 지지자들이나 동지들한테 직업 정치인이 안되더라도 정치를 너무 멀리하거나 혐오하고, 손가락질만 하지 말고 지방의회, 기초의원, 구의원이나 시의원 이런데는 자기 생업을 가지고 참여를 해야 한다고 호소를 했습니다. 대통령만 바꾸거나 이런 기조만 바뀐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밑바닥, 지역의 일꾼도 바뀌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했는데요. 저도 언젠가는 고양시 의장이 되겠다고 재밌게 표현도 하고, 시의원을 하겠다고도 했습니다. 그건 제가 직업 정치하고는 다르게 봤었어요. 요새는 직업 정치인처럼 구의원, 시의원들도 세비도 주고 그러니까 개념이 달라지기도 했다고 보지만, 어쨌거나 지역에 뿌리를 내린 일반 생활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한다는 의미에서 저도 출마를 하려고 했는데, 아시다시피 저는 희망돼지건이 불법선거 운동의 일환으로 규정이 되어서 재판을 받고, 벌금형을 받아서 사면이 안되었습니다. 이번 8.15 사면에도 희망돼지 관련 기소자들은 빠져있구요. 그래서 거기도 적극적으로 참여는 할 수 없었구요. 그러나 우리가 꾸준히 그런 운동을 벌려온 덕에 일반인, 젊은 사람들, 지역의 주부들이 많이 참여를 하고 했죠. 그러고서 많은 사람들이 출마를 했는데, 물론 아시다시피 많은 실패도 하고 그랬습니다. 어렵게 진출한 지방의 구의원, 시의원들이 있기도 하구요. 그런 걸 옆에서 보면서 저는 그동안 적극적으로 영화 일이나 이런 것 때문에 나서지는 못했는데요. 지역에서 계속해서 앞장서서 뛰고, 저처럼 이름나서 인터뷰를 하는 적이 한번도 없어도 참여 정부의 가치를 실현하고, 지역의 수구보수 세력들과 맞서서 싸우는 사람들, 이를테면 조선일보사 앞에서 매주 금요일 12시면 일인 시위를 2년째하는 순둥이님 같은 가정 주부, 이런 분들 보면 요즘은 오히려 제가 부끄럽고 그렇습니다. 하지만 가능하면 명망가 위주의, 이름난 사람 위주의, 기존 틀거리가 있는 위주의 이합집산이나 이런 모임 형태가 개선되어야 되는게 사실 아닙니까? 우리 사회 진행과정이 그렇지 않은 점이 있어서 그동안 제가 뒤로 빠져 있다고 비난하는 동지들도 있었고, 비난은 안해도 섭섭해 하고 힘빠져 하는 분도 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그건 죄송한데요. 또 한쪽에서는 ‘이제 명계남이 좀 빠져라. 그만해라’ 이러기도 하지 않습니까? 그 얘기도 맞고, 다 맞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네티즌들과 온라인 상에서의 접촉을 줄였습니다. 오프도 많이 줄이고, 그렇게 하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이렇게 된겁니다. 가만히 있으니까 ‘저 새끼가 가만히 있어서 뭐 하나 했더니 돈을 몰래 챙긴 모양이다’ 이렇게 생각한 것 같습니다.(웃음)

지 - 정치적인 욕심이 있으시다기 보다 생활 정치면에서 많이 참여를 해오셨구요. 말씀하신데로 그동안 영화 제작도 하고, 영화 출연도 하고, 연극 활동도 해왔는데, TV에도 나오셨는데, 왜 자꾸 정치권 안에서 뭘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을까요?
명 - 근데, 그게 안벗겨질 것 같아요. 제가 뭘 해도... 운명이라거나 그런 생각까지 드는데요. 어슬픈 표현 같지만, 이 대통령이 역대 어떤 대통령보다도 주목을 많이 받고, 탄생되고, 집권하고, 펼쳐가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반대쪽에 있는 분들도, 더 강하게 결집되고, 강하게 공격하고 비난하는 것이 익숙해져 버려서 아예 룰이 생겨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야당의 경우는 두 번이나 연속해서 집권에 실패를 했고, 다 된다고 했던 것을 실패하는 경험을 맛봤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반대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수구보수세력의 결집이나 공격이 상당히 정교하고, 날카롭고, 유치하고, 비열하고 모든 방법이 다 동원되는 상황인 것 같아요. 아직도 기득권 보수세력이 강고하게 틀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적은 세력으로 집권한 노 대통령과 참여 정부가 위기에 몰리는 국면이 많죠. 더군다나 미디어쪽의 상황이 그런 것을 잘 알려내거나, 틀거리를 잡아주거나 하는 것보다도 센세이셔널하거나 네거티브적인 요소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런 표현이나 공격이 활개를 치게 되고, 그런 것들을 잘 알려낼 수 있는 지식인들이나 시민사회단체는 이 정부를 옹호하거나, 이 정부의 잘하는 점을 얘기를 할라치면 정부와 가까운 것처럼, 친정치적인 것처럼 오해를 받을까봐 지레 겁먹는 선도덕성 논리 때문에 같이 싸잡아서 공격하게 되니까 어려워지는거죠. 그럴때마다 대통령을 공격하거나 이 정부를 공격하는 상황이 되는데, 이번 건만이 아니라 저도 이런 식의 음해나 공격의 표적이 된 적은 많죠. 제가 말실수를 하거나 조금만 실수를 하면 그런 요소는 언제든지 앞으로도 있을거라고 봐집니다. 이름 알려진 사람이니까 어쩔 수 없는건데, 억울하지는 않구요. 그렇게 되니까 더더군다나 나서는 것이 어렵게 되고, 우리 지지자들이 소극적이 되는 경향이 있는데, 그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방선거나 중간선거를 지켜보고, 더군다나 미디어 또는 중립적이고 이 사회의 양심적인 세력이고, 가치를 만들어내고 리드할 수 있는 지식인, 시민사회단체의 일부 그릇된 행동, 침묵하는 행위까지 보면 지지자들이 더 강하게 뭉쳐서 잘못된 것은 책임을 지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동안 제가 나선다고 밝혀지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이번 ‘바다이야기’ 건도 가만히 있었었는데요. ‘저런 나쁜 놈. 저거 돈 해먹은 놈’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의 생각은 바뀌지 않아요. 제가 대구, 경북 지역을 10년후에 간다고 생각해보세요. ‘쟤, 옛날에 바다 이야기 가지고 몇십억을 해먹었다는 얘기들은 애 아냐?’라고 할 겁니다. ‘얘기들은 애 아냐?’라는게 정확한 표현이죠. 저는 그렇게 되는 겁니다. ‘그때 수사가 그렇게 되긴 했지만, 어떻게 믿어? 다 저거 숨겨놨을거야’하면 끝이에요. 이런다고 해서 명예가 회복될거라는 기대는 (몇 번의 경험이나 한국 사회의 관행이나 생활 습관으로 봐서)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수세적으로 있어서는 안되겠다, 그리고 저 하나에 대한 개인적인 소문이나 이런 것을 이용해서 정치적으로 이득을 챙기려는 집단이 엄연히 눈에 띄는데, 그 행위를 그대로 두고 본다는 것은 제가 아무리 망가져도 절대로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한겁니다.

지 - ‘바다 이야기’ 관련 얘기들이 언제부터 흘러나왔고, 어떻게 접하셨나요?
명 - 저는 영화계의 한 후배한테서 그런 얘기를 들었어요. 유명한 배우인데, ‘형, 요즘 돈이 많다면서요. 그런데 술도 안사고’ 하면서 비아냥대는 투로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그래서 ‘무슨 얘기냐?’ 그랬더니 ‘성인 오락게임 형이 뒤에서 다 하고, 상품권도 형이 뒤에서 실질적으로 움직인다면서요’ 그러더라구요. 후배니까 ‘이 자식 웃기는 소리하고 있네. 너 제국일보 보냐? 너 요즘 어떤 놈들 만나고 다니냐?’하고 이렇게 야단치고 지나갔어요. 그런데 대구, 경북, 부산 이런데서 그런 소리들이 들린다는 얘기가 점점 들어오더라구요. 심지어 부산의 한 동지한테 나랑 가까운 걸 아는 그 동지의 선배가 ‘니네 명짱한테 얘기해서 먹고살게 바다 이야기 가게 하나만 내게 해주라’라고 부탁을 하더랍니다. ‘그거 거짓말입니다. 헛소문입니다’라고 거절했더니 그 친구의 선배가 ‘에이 나쁜 새끼들. 니들끼리 다 해쳐먹어라. 선배가 좀 먹고 살겠다는데, 그것도 하나 안해주냐?’ 뭐 이런 우스운 일들이 계속 있었어요. 그러다가 이번 지방선거때 대구, 경북 지역에서 구체적으로 나오기 시작했죠. 상대방에서 이용하기 좋은 소문 아닙니까? 근거를 안 밝혀도 되는 것이고, 누구한테 들었다고만 해도 되는 것이구요. 그러니까 야당 선거운동원들이 명계남이 그렇게 해먹었다고 한거죠. 액수도 천차만별이예요. 8조다, 30조다, 실제 소유주다, 상품권을 관리한다, 기계업자다, 하여튼 여러 가지 얘기를 하면서 ‘이 정권이 얼마나 개판인 정권이냐?’고 하니까 열린우리당 선거캠프에서는 도저히 선거운동이 되지 않아서 ‘선거본부에서 적극적으로 해명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지역 언론에라도 흑색선전의 사례로 얘기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었죠. 제가 언론에 접촉을 안하고 안나선다는 것을 아니까 미안해하면서 부탁을 하더라구요. ‘미안하지만 대구에 내려와서 인터뷰도 하고, 해명 좀 해줄 수 없느냐’고요. 그때는 언론에 접촉해야된다는 것도 그렇고, 그런다고 해서 그 선거가 이기겠냐는 자괴감도 있었습니다. 대구 지역에서 제가 초등학교를 다녔지만 그 지역이 묘한 가슴 아픈 것이 있어서 가기가 꺼려지기도 했구요.그렇지만 ‘가면 도움이 되겠냐?’고 했더니, ‘그렇게라도 해야지, 지금 도무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해요. 그래서 ‘그럼 가겠다. 가서 얘기를 해보자’고 해서 입장을 밝히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날짜 잡아서 연락하겠다고 하더니 연락이 안와요. 그러다가 며칠 있다가 박근혜 대표의 카터칼 사건이 터진 겁니다. 그러니까 어떤 행동도 무용지물이 된거죠. 열린우리당이 무슨 노력을 해도, 갑자기 참여정부가 200억 달러를 하루에 수출을 해도, 석유가 나와도 선거 결과는 뒤집어지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 상황이 되어버린거죠. 가끔가다가 제가 속한 모임이나 이런 곳의 게시판에 가끔 들어가보고 그러면서 (제가 신문을 잘 안보니까 인터넷 뉴스를 통해서 중요한 것들을 보는데) 댓글 들을 통해 그런 얘기들이 더 잘 퍼지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관련 뉴스도 댓글 쪽은 거의 안 읽는 편인데요. 우리 회사 직원들이나 이런 사람들이 그걸 보고 얘기를 하죠. 인터넷에서 엉망이라고. 그렇게 알고 있었던 겁니다. 중간에 제가 듣기로는, 저도 비즈니스맨이고 하니까 기업체를 하는 분들을 뵈거나 선배들을 만나서 식사도 하고, 차를 마실 기회가 있어요. 알바 수준의, 이를테면 저한테 혐오감을 가지고 있거나, 저를 공격하거나 저를 공격하는 것이 자기한테 이득이 되는 집단이 아닌 보통의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하고, 저랑도 얘기하는 ‘오락실 한다는데 사실이냐? 돈이 그렇게 많다고 하던데’라고 정중하게, 미안해하면서 확인을 해오는 것들이 늘어나더라구요. 그리고 부산 지역의 지역 기관장을 맡고 있는 사람들도 물어오고, 대구 경북에서는 아예 기정 사실이 되어 있구요. ‘그렇대. 당연히 그렇겠지’하고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부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욕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그러니까 얼마나 기가 차고, 어이가 없습니까? 기자들 사이에서도 다 알고 있는거예요. 기자들이 데스크 석상에서 정보 취합을 하는데, 이런 얘기가 나왔다는 겁니다. 자기들끼리 ‘웃긴다’ 그러면서도 제가 아는 기자한테 ‘이 기자는 옛날부터 명계남씨랑 친하니까 이 사람한테 물어보자’고 하고 전화가 했더래요. 그래서 묻길래 ‘무슨 얘기냐? 내가 그 형네 회사 입장도 잘 알고, 그 형이 어떤 입장인지 아는데, 말도 안된다’는 얘기를 했다고 해요. 그 기자가 가까운 사람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명하시죠’라고 하는데, 저한테 직접 물어보지도 않는데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무슨 수로 해명을 합니까? 우리당 게시판에서도 그러더라구요. ‘이제까지 뭐하고 있다가 이렇게 커지게 만들었냐?’고 하는데, 제가 뭘 할수 있었겠어요?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었겠어요? 사람 사이에서 전해지는 소문을 가지고 제가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겠어요? 물론 알아보기는 했습니다. 바다 이야기가 내 소문 문제가 아니라 사행성 게임이 돼서 그게 아주 대박 효과가 많은 모양인데, 그래서 돈을 잃은 사람이 늘어나서 패가 망신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엉뚱하게 돈을 많이 버는 사람도 늘어나서 사회 문제가 될 소지가 있고, 나와 관련된 소문도 있고 그러니까 그것들이 보도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이걸 잘 챙겨봐야 되지 않겠느냐’고 하니까 정부 쪽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업자들이 여러명 얽혀서 수사도 오래 걸린다고 하구요. 오늘부터는 가닥을 잡아가기도 하고, 언론이 이상하게 가는데, 중요한 문제는 그거거든요. 정책적인 문제, 상품권 인증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업주들이 법을 어기면서 기계를 조작했는지, 그것을 인허가 해주면서 정부 관계자나 여야 정치인들이 돈을 받았는지 등을 정리를 해야되겠죠. 그러던 와중에 인터넷 신문인 브레이크 뉴스란데서 6월 16일날 처음으로 보도를 한 겁니다. 여권 실세에 가까운 M씨가 이런 걸 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면서 기사 말미에 ‘그 사람이 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도 없다. 그러나 아니라는 증거도 없다’고 했어요. 누구나 저인지 알 수 있게 기사를 썼는데, 댓글로 네티즌들이 ‘책임질 수 있냐?’고 항의하니까 A씨로 바꿨는데요. 이미 볼 사람들은 다 본 상황이었죠. 기가막혀서 브레이크뉴스가 어떤 신문인가 생각을 해봤는데, 저한테 감정이 있을 수 있는 신문이라는 생각이 드니까 이해가 가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때 문제를 삼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걸 얼마나 볼까, 그리고 그걸 보는 사람들이 어떤 성향의 사람들인지 아니까 놔뒀었는데요. 그걸 가지고 4일 뒤에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법사위에서 당시 천정배 법무부 장관에게 브레이크 뉴스의 프린트본을 손에 들고서 얘기를 한 겁니다.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사행성 게임사업에 명 전 노사모 대표가 개입해 있다’라고. 면책특권 범위 안에서 얘기를 한건데, 그런데도 제국일보를 비롯한 동아, 중앙이나 메이저 중앙지에서는 다루지 않더라구요. 그렇게 갔던 겁니다. 국회의원이 면책특권 안에서 발언하는 것들을 통한 공격은 저도 많이 받아봤고, 이 정부가 많이 당했는데요. 명예훼손 문제를 제기할려고 해도 면책 특권이 강하니까 방법이 많지를 않아요. 소송을 제기하면 ‘이건 면책특권 범위다, 아니다’라는 걸 따져야 되고, 항의 방문을 한다고 해도 같은 급으로 뉴스를 다뤄주지도 않고, 다른 증거를 댈 수도 없잖아요. 아니라는 증거를 대야할 거 아닙니까? 그런데 그걸 어떻게 댑니까? 그런 경우에 당하는거죠. 그래서 놔뒀어요. 제가 거기 날을 세우면 만지면 커진다고, 이게 참 웃기는 비겁논리인데, 또 벌떼처럼 달려들 것이고, ‘우리 지지자들도 심란한 마당에 이게 무슨 짓거리냐, 밝혀지지도 않을텐데, 검찰에서 인지 수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라고 생각해서 놔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문광부 차관의 인사 문제와 관련된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기자들이 그 문제를 들고 나이고, 그 과정에서 또 이게 불거지니까 ‘호재다’ 하고 크게 취급을 한거죠. 아까도 얘기했지만, 그동안 말도 안되는 기사라고 취급하지 않았던 언론에서도 이것을 연계해서 쓰고, 대통령 조카 문제도 이미 언론에서도 다 알고, 민정수석실의 친인척 관리의 모범 사례로서 대통령이 글로 남긴 적도 있고, TV에서 발언한 적도 있는, 그러나 기억이 가물가물한 그것을 표제로 달아서 다시 문제를 제기하는데, 저까지 끼워서 멋지게 포장이 된겁니다. 그래서 지금 온 나라가 며칠째 바다에 빠져 있죠. 그래서 이걸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것이 ‘나, 명계남은 아무 죄도 없어. 깨끗한데 왜 이래’하고 내 개인의 명예 때문에 뭐 하는 것처럼 비쳐질 수도 있어서 그러지 말까 그랬으나, 제가 아까 얘기했듯이 비켜서 있고, 적극적으로 발언안하는 것이 결코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적극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칼이 되어서 돌아오는 아픔이 있을 수 있지만, 그걸 하지 않는 것은 비겁한 것이 맞구요. 가만히 있으면 제 가족들이나 우리 회사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피해와 업무의 어려움이 있는 겁니다. 그래서 그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지금 국민참여 1219안에 1219 포럼이라는걸 만들어서 참여 정부의 정책이나 국민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점, 잘못된 점 이런 것들을 구체적으로 스터디를 하고, 공부를 하는 모임을 만들어야겠다고 시작을 했는데, 그 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아니면 말고’ 이런 식의 얘기에 늘 수세적으로 당하잖ㅇ요. 야당, 언론, 시민사회단체 다 이렇게 공격을 하면 그 대쪽 같고, 전투력 높은 여당 의원들도 움츠려 들어요. 그러면 점점 몰려서 수세적이 되는 판이예요. 그러니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큰일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 - 대응 방법이 마땅치는 않을텐데요.
명 - 마땅치는 않아요. 그렇다고 기자분들을 불러 모아놓고 ‘이거 9시 뉴스에 꼭 내주세요. 1면 톱으로 내주세요’ 하고 기자 회견을 할 수도 없는거구요. 악의적인 소문에 의해서 퍼진거거든요.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누가 이랬대. 처녀가 애를 났대’ 하는 것도 마을 사람 열명을 마을 회관에 모아놓고 철수가 하면 위법이 되지만, 길가다가 논두렁에서 ‘영숙이가 애를 낳은 것 같아’라고 하고, 그걸 들은 아무개가 또 아무개한테 ‘영숙이가 쌍둥이를 낳은 것 같애’라고 전달한다고 해서 법적으로 문제를 삼기는 힘들거든요. 브레이크 뉴스 같은 것도 그런 얘기를 어디서 듣고, 그것을 보도하는 것이 언론의 책임과 권한에 속하는 영역입니다. 물론 저한테 확인해보지도 않고 쓸 수 있냐는 섭함이나 분노를 표할 수는 있지만, 꼭 해야될 필요가 있거나 그렇지는 않아요. 도덕적인 문제고, 기자 자신의 판단에 기조하는 것이죠. 확실하면 뭐하러 확인을 합니까? 또 확인하려고 했는데, 연락이 안됐다고 하면 그만인 거니까요. 소문은 그렇게 소문으로 시작된거지, 판단할 수 있는 어느 곳에서 특정인에 의해서 제조된 설이거나 누가 악의적으로 유포했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는 바람에 떠도는 소문이라는거죠. 인터넷 매체에서는 그게 근거로 남아서 확산이 되는건데,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인터넷 매체에 뜬 악의적인 댓글들, 의도적으로 퍼뜨리려는 것들, 물론 그 분들 중에서는 ’들었는데, 이상하다. 사실일까?‘하고 걱정하는 투거나 그 소문에 동화되기 시작하는 글들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그 분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할 수 밖에 없죠. 그렇다고 진원지가 밝혀질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소문이 정확하게 언제부터 시작됐느냐, 정확하게 첫 번째 글이 언제부터 인터넷에 올라왔느냐, 수천개가 넘는 사이트 증에서 어디에서 누가 어떻게 했느냐, 이것을 제가 밝히라고 검찰이나 경찰에 요구하는 것도 공권력을 낭비하는 거구요. 밝혀지지도 않는 겁니다. 그러니까 브레이크 뉴스 시점으로 해서 인터넷에 갑자기 많이 생기잖아요. 그때 우리 회사 직원들이 흥분해서 캡쳐를 해놨던 글들, 그리고 이번에 이건과 관련해서 중앙 매체들이 다루면서 포탈 사이트에 집중적으로 달렸던 몇백개의 댓글들 중에서 80~90%가 저와 관련된 것들이니까 그것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려고 하는거죠. 효과는 수사를 의뢰한다고 해서 언론에 내주면 인터넷은 좀 줄어들거라고 기대는 했습니다. 임수경씨 사건만 해도 그런 사이버 폭력은 처벌해야된다는 판례도 나와 있으니까요. 그런 야만적인 리플들 때문에 이를테면 실명제 이런 얘기까지 나오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인터넷은 엊그제부터 좀 조용해지고, 어떤 분들은 사과 글을 보내오기도 하고, ’그냥 휘둘려서 그런 글에 동조해서 쓰기는 했는데, 죄송합니다‘ 하기도 하구요. 아직도 그래도 있긴 있습니다. 그런데 줄어는 들었어요. 어쨌거나 없어질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하면서 그 다음에 할 수 있는 법률적인 검토를 하는데, 주성영 의원은 발언하면 뉴스를 제일 크게 취급해주는 의원 중의 하나지 않습니까? 법리도 잘 아시는 검사 출신 의원인데,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법률적인 대응을 검토하고 있구요. 같은 당의 주호영 의원이나 유기준 의원 같은 분도 기자들에게 논평하는 수준에서 발언을 하신게 있는데요. 그런 분들 얘기하는 것은 즉각 즉각 뉴스를 타지 않습니까? 유기준 의원이 얘기하면 그 지역구에서 ’우리 지역구 의원 뉴스에 나왔는데‘ 하면서 그 의원 말이 믿지, 명계남이 말을 믿겠어요? 그 동네 분들 다 그렇게 믿겠죠. 그런 것도 법적인 문제가 있는지 검토를 해서 당당하게 해야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쟤. 왜 저래?‘ 이런 말을 듣는 한이 있더라도 해야되겠다는 생각을 했구요. 단지 그런 걸 제소하기 전에 이게 이 정부의 게이트로 몰아가는 분위기니까 대통령 조카 문제나 다른 것들을 공격하는데, 저를 재료로 언론도 동조해서 쓰고, 공격하는 측에서도 그럴 가능성이 있어서 예의 주시를 했으나, 어쨌거나 그냥 둬서는 안된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지 - 연기라든지 영화 제작이라든지 생업에 더 신경쓰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얘기가 나온 것 같은데요. 다음 대선 자금으로 쓰려고 했다는 얘기까지 나오지 있지 않습니까?
명 - 그런 얘기도 있는데요. 제 경제 사정이나 회사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아이고, 그 양반 상당히 어려운데, 돈도 없어서 쩔쩔매고 있는데’라고 하면, ‘그게 다 대선 자금으로 사용하려고 꿍쳐 놨다’고 하구요. 어떤 기자는 ‘이 정권 끝난 다음에 받기로 한 돈’이라고 하고, 일부 사람들은 스위스 은행에 뒀다고 하기도 합니다.(웃음) 제가 엊그저께 연합뉴스랑 통화하다가 주민등록번호를 대면서 ‘저 한번 신용조회 해보세요’라고 했는데, 아무 소용이 없어요. 제가 지금 가난하다거나, 빚을 지고 있는데 이런 소문이 말이 되느냐고 해봤자 논거가 부족하죠. 숨겨 놓고, 일부러 없는 척하고 돌아다니고, 쇼한다는 얘기를 하겠죠. 그러니까 아무 소용도 없어요. 그런데 왜 이런 소문이 났느냐는 겁니다. 사람들은 ‘아니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느냐, 뭐가 있었기에 나지 않았겠느냐’고 저한테 다시 되물어와요. 이 부분에서 제가 미치는거죠. 그러면 제가 어떻게 해야 됩니까? 무슨 방법이 있어요? 왜 이렇게 됐느냐? 그러면 제가 추측을 해서 거꾸로 소문을 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건 말이 안되는거죠. 분명한 것은 이게 정치권과 대통령 공격을 하는데 주로 이용이 되는 것으로 봐서는 이런 소문으로 인해서 이득을 보는 측과 손해를 보는 측은 분명히 나뉩니다. 이득을 보는 측에서 했거나 그 쪽과 관련이 있거나, 그쪽에서 이 소문을 이용해서 의혹을 확산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죠. 만약에 검찰에서 조사를 한다고 하면 ‘왜 이런 소문이 났다고 생각하느냐?’고 저한테 물어볼지 모르겠지만, 소문을 낸 사람들한테 왜 소문을 냈는지 물어봐야겠죠. 어제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이 업자들이 얘기하는 중에 내 이름이 나온다는 걸 자랑스럽게 공개를 했더라구요. 업자들이 자랑하는 테이프더라구요. ‘명계남이 뒤에서 봐주는 실세인거 알지?’ 하면서 이권 다툼을 하는 와중에서 제 이름을 언급한 것 같아요.

지 - 그러면 사기꾼들이 무슨 사칭 범죄를 할때 사칭 당한 사람이 죄가 있다는 증거라는거네요.(웃음)
명 - 그게 국회의원 자질이 있는 겁니까? 그걸 가지고 증거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까? 물론 오늘 보니까 한발 빼는 듯한 발언을 했는데요. 정말 치졸합니다. 그런데 박형준 의원이 ‘한발 빼는 듯이 바로 잡았다’고 하는 뉴스는 안나옵니다. 어저께 박형준 의원이 그렇게 말했다는 문화일보 1면 톱 기사를 읽고 ‘드디어 증거 나왔네’하고 돌아가신 분들이 ‘박형준이 한발 빼는 것 같다’는 발언을 했다는 인터넷 신문 기사를 볼 리가 없어요. 그게 어떻게 치환이 됩니까? 문화일보에서 그걸 똑같이 다뤄줄리도 없구요. 그러니까 한번 ‘아니면 말고’ 식으로 퍼뜨린 소문은 담기가 어려워요. 그리고 그것이 소위 공신력이나 무게를 인정받고 있어서 마이크를 쉽게 잡을 수 있는 공직자나 국회의원이나 유명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문제가 되는거죠. 제가 그래서 ‘특검 합시다’하는 겁니다. 그런 소문이 수도 없이 많은데, 이제까지 검찰에서 저를 수사 안하지 않습니까? 당연히 해야죠. 명계남이 그런 걸 하고, 그런 사행성 산업이 서민들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면 수사를 해야죠. 그런데 안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이번에 고소를 했잖아요. 불편하지만 이제 수사를 하시겠죠. 검찰이 수사를 할때 제 명예훼손이나 명예회복 소송은 뒷전이긴 할 겁니다. 중요한 것은 사행산업의 허가 과정이나 이런 것이 이렇게 파장을 일으키게 된 배경, 이게 정치권과 결탁이 되서 어떻게 된건지 조사하다가 이걸 가지고 돈을 받아 챙긴 사람들이 있는지 하는거지, 중요한 것은 정책 과정이나 집행 과정에서 생긴 여러 가지 의혹을 풀어야되는거예요. 제가 할 일은 없겠지만, 어떻게 하겠어요. 모 의원은 “검찰 중견 간부들이 ‘권력 실세가 깊이 개입되어 있어서 자금의 용처를 파악하지 못하는게 한계이고, 그래서 답답하다’고 하더라”는데, 그런 검찰들이 소신 가지고 파헤쳐서 밝혀줬으면 좋겠어요. 실제 그런 검사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 행위들, 의제를 호도해버리는 뉴스 메이커들, 그것을 앞다퉈서 경마중계식으로 달아서 보도하는 사람들, 진짜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됩니다. 그거 보면 그대로 이미지가 사람들한테 박혀버리는데요. 누가 조간신문 20개를 펴놓고, 컴퓨터 모니터를 10개를 켜놓고, 같은 기사를 놓고 어떻게 다르게 썼는지를 보고 진실을 파악하려고 합니까? 세상 돌아가는 얘기들을 경청을 해서 가치 판단으로 삼으려고 합니까? 가까운, 편한 술집이나 식당, 주변에서 내가 믿는 친구, 내가 아는 사람이 우리 동네 정치인들이 얘기하는 얘기를 들어서 전하는 얘기를 가치 판단의 도구로 삼는거죠. 대중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포인트를 차지하고 있는 미디어와 유명한 뉴스메이커들이 가지는 힘은 막대한 겁니다. 더군다나 도덕성이 담보되는 시민사회단체나 지식인들 사회는 더더군다나 그런거죠. 그 분들이 얘기하는 것은 정치권보다도 더 영향력 있고, 무게 있게 다뤄지지 않습니까? 이번 사안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안에서도 그런데요.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절감하게 됩니다. 이번에 ‘제 개인의 명예가 회복이 될 것이다, 아니다, 난 할 일을 다했으니까 신난다’ 이런 것은 전혀 없어요. 피곤해 죽겠는데요. 언론을 피하다가 하루에 백여통 이상씩 전화를 받으니까 힘들긴 합니다. 그런데 그런 개념 보다도 또 다시 확인되는 것은 제가 뒤늦게 방학 숙제 하듯이 노사모 하면서 ‘일반 국민도 관심없어 하지 마시고, 정치에 참여하시고, 좋은 정치인한테는 박수도 쳐주시고, 잘못하는 사람들한테는 그러지 말라고 소리를 내야돼, 정치에 관여하는 건 더러운거니까 관심꺼야된다고 하는 것보다는 그게 나아’ 하고 시작해서 6년이 된건데, 그 동안 얻은 경험은 미디어의 영향력,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언론이 의도적인 권력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과 그리고 지식인 사회의 중요성 이런 것들이 그동안 제가 관심없게 지나쳐왔던 것들을 배운 결과인데, 이번 사건을 통해 그런 것들을 더 절실하게 확인하게 되는거죠.

지 - 언론중재위원회 같은데 얘기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명 - 뭐, 그것도 따져보고 있습니다. 브레이크 뉴스 같은 경우나, 심하게 확장해서 보도한 일부 언론 같은 경우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요청이나 반론보도 요청을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저는 언론 중재위의 중재 대상이 되는 보도를 서슴치 않는 언론이 그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고 봐지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반론보도를 할 수 있고, 그 다음에 할 수 있는 것은 정정보도문입니다. 그런데 대개의 경우에 (요즘은 제가 표현을 이렇게 합니다만) 못됐다고 생각하는 언론에서도 반론보도까지 할 정도로 오보를 내지는 않아요. 한국어의 우수성, 첨가적 우회형의 문법이라든지 가정법을 사용해서 교묘하게 문장 구성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게 걸리지는 않아요. 그래서 기껏 나오면 정정보도문을 낼 수 있게는 됩니다. 그런데 그게 아까 말씀드렸듯이 별 실익이 없고, 먼저 원안 기사를 보신 분들이 같은 느낌과 같은 정보 수집의 촉각으로다가 그 정정보도문을 읽어주지도 않구요. ‘그건 저 당사자 얘기네. 신문에서 보도하는게 맞겠지’ 하면서 ‘이 신문은 당사자 얘기도 실어주네’ 오히려 이렇게 됩니다. 제재나 그릇된 내용을 바로잡는 법적인 가치는 있을지 몰라도 실효성은 없는 겁니다. 제가 그런걸 몇 번 해봤는데, 하는데 힘도 들고, 못된 사람을 중재위원회에서 마주쳐야 되는 골치 아픈 일도 있고, 그래서 피하게 되죠. 그래서 언론운동 하시는 분들이나 법리학자들이 만나서 실효적인 방법을 한번 찾아봐야 피해자들이 안 생길 것 같아요. 사람들이 소송이나 법에 대한 구제를 기피하게 되는 이유가 돈이 많이 들거나, 귀찮거나,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서라면, 그 권력을 쥐고 있고, 그 짓을 하는 사람들은 그걸 악용할 소지가 있거든요. 그건 더 큰 범죄거든요. 사회적인 장치나 제도와 틀은 그런 것을 미연에 방지하도록 노력해야지, 안그러면 안되는거죠.

지 - 이번 일을 겪으시면서 언론의 횡포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셨을텐데요. 안티조선 운동만 해도 옛날 같은 동력이 없지 않습니까?
명 - 그렇게 보여지죠. 아까 제가 말씀드렸듯이 지속적으로 하고 계신 분들은 계속하고 있습니다. 집단적으로 센세이셔널하게 보이지 않을 뿐이죠. 언론 운동 진영에서도 보면 신문만 가지고 하는게 아니라, 신문법 개정과정이나 여러 가지 문제가 한꺼번에 많이 나와 있어서 과제들이 많아요. 이를테면 방송법도 문제구요. 전파와 방송의 통합법인가 그런 문제도 있구요. DMB 방송 관련 등 여러 가지 의제들이 많아서 시민사회가 주축이 되었던 언론 개혁, 안티 조선 운동으로 대별되었던 조선일보 절독 운동 이런 것들도 축소된 감이 있고, 더구나 그게 일정 부분 법제도 안에서 수용이 되어서 무가지나 경품 살포에 대한 법적인 제재나 이런 것들이 실질적으로 공정위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하는 것으로 되었기 때문에 방향을 다른 방법으로 바꿔놓고, 우선 순위 과제에서 밀어놓는 분들이 있기는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유효하고 지금도 고전적인 방식으로 1인 시위를 하는 분들도 있고, 조선일보가 있는 식당은 들어갔다가도 뒤돌아서서 나오는 분들도 있고, 열심히 붙잡고 토론하는 분들도 있죠. 그런데 전체적인 구심점을 이루는 것처럼 보여지지는 않는겁니다. 예전에 안티조선운동이 너무 날서고, 네거티브적인 운동이기 때문에 효력이 적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전 시민단체가 그렇게 결정하고, 한 놈만 팬다고 한거잖아요. 조중동을 같이 패자는 얘기도 있고, 저는 조선일보를 제국일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아마 이번에 더 많이 느꼈을 겁니다. 김병준 부총리 파문 같은 것을 보면 제국일보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때 보면요. 한겨레 신문까지 제국일보의 의제 설정 능력에 놀아났습니다. 오마이뉴스까지도요. 전 매체가 놀아난 셈이죠. 야당 의원은 물론이고, 전 여당 의원들, 전 지식인들이 조선일보가 설정한 표절이라는 아젠다로 몰려가서 전부 다 도덕성의 잣대를 들이댔죠. 그래서 말도 안되는 사태가 일어난 겁니다. 저는 이게 우리 언론 역사상 희대의 사건으로 기록될 거라고 봅니다.

지 - 안티조선 운동이 힘 있는 조선일보와 싸우면서도 명분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 성과를 거두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일각에서는 안티조선 운동이 어려워진 것이 참여정부나 열린우리당, 또는 그들을 지지했던 세력들이 정치적으로 이용했기 때문에 그 힘이 휘발된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거든요.
명 - 참여 정부가 안티 조선을 이용했다는 얘기는 근거에 맞지 않구요. 제가 아는 범위는 저랑 같이 안티조선 운동을 하는 사람들인데요. 좀 힘이 떨어지고 동력이 떨어지기도 한 것은 사실입니다. 선거에도 참여하고 해야될 일이 많아졌잖아요. 하지만 일반 네티즌의 힘으로 독립기념관에서 윤전기를 끌어내는 일도 했지 않습니까? 경품 포상 받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그렇게 되어 있어서 그런거지, 참여 정부가 안티조선 운동을 이용했다는 얘기는 처음 듣구요. 지형도 그렇게 표현할 정도면 많이 침체가 되어 있긴 하다는건데, 그래서 만족할만한 수준을 보여드리기 위해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준비를 한다고 하면 제국일보가 긴장을 할텐데, 보니까 그 쪽은 그동안 준비를 많이 한 것 같아요. 곧 방송도 한다고 하죠. 그 팀장이 진성호 기자 분인가 그렇더라구요. 거기는 돈도 많고, 패러다임도 하나로 뭉쳐 있고, 우수한 젊은이들도 많고, 포장술이 뛰어나잖아요. 예를 들어서 청룡 영화제 같은 것들도 그렇구요. 최근에는 봉사상이나 이런 것들을 시민단체가 거부하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국민들이 잘 속죠. 다시 한번 언론으로서의 몫을 찾아주던지 아니면 차라리 제국일보로 개명하게 하던지 하는 식으로 적극적으로 나서야될 것 같습니다.

지 - 긴장하긴 할텐데, 직접 나서시면 정치적인 공격의 대상이 되지 않겠습니까?
명 - 제가 나서서 그걸 하자고 할거라는게 아니라 그런 분위기가 일고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는 거죠. 저도 주변에다가 그 얘기를 많이 해야겠다는 거구요. 주위에서 조선일보를 보는 걸 귀찮아서 얘기안하던 것을, 저로서는 앞으로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얘기를 하는 겁니다.

지 - 이스트필름을 운영하고 계신데요. 지금 회사 상황은 어떤가요?
명 - 많은 회사들이 어려운데요. 회사 어려운 것은 이런 상황과 관련이 없어요. 제가 CEO로서 경영 능력이 없어서 그런거죠.

지 - 시민 운동에 참여한 것과 회사 상황은 별개의 문제라는건가요?
명 - 그렇죠. 제국 일보가 우리 회사를 못되게 했습니까?(웃음) 그런 건 아니잖아요.

지 - 정치적 활동 때문에 시간도 많이 빼앗기고, 일정한 타격을 입었을 것 같은데요.
명 - 그렇게는 생각할 수는 있겠으나, 두가지를 다 잘할 수 없었으면 하나는 접었어야 되지 않느냐는 평가도 있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다 그만두고 한 사람도 있고, 저보다 더 희생하고, 더 고통받은 친구들 많습니다. 이름이 안나고, 유명해지지 않아서 그렇지만요. 그런 분들 무지하게 많아요. 죽은 사람들도 있구요.

지 - 그런데 보통 사람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데요. 그 정도 열심히 했으면 ‘당연히 뭔가 보상을 바라고 한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거든요.
명 - 그 뭔가가 뭐예요?

지 - 저런 소문도 있지 않았습니까? ‘명계남이 문화부 장관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는 식의 루머도 있었는데요.
명 - 소문이 아니라 어떤 경제 주간지에 나온 기사예요. 소설을 썼는데, 대응할 방법이 없어요. 그 기자한테 우리 변호사가 전화를 했어요. ‘당신, 이거 확인해봤냐?’고 했더니, ‘확인안했다. 내가 해야될 의무가 있느냐?’고 해서 ‘그럼 어디서 들었냐?’고 했더니, ‘취재원 밝힐 수 없다. 그렇지만 명계남이 장관직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는 것을 들었다’고 했답니다. ‘말이 되느냐. 사실이 아닌데 이럴 수가 있느냐’고 항의를 했더니, ‘그럼 나더러 어떻게 하란 말이냐’고 기자가 오히려 대들더랍니다. 그러면서 ‘그러면 정정 보도문 실어줄게’ 이러더랍니다. 우리 변호사가 ‘당신 명계남씨에게 미안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미안할 수 있다. 당사자는 가슴이 아프겠네요’ 그래서 ‘만나서 사과할 수 있어요?’하고 물었더니 ‘그럴 수도 있지’ 이런 식이예요. 그 경우는 아주 특이한 언론의 횡포를 얘기하는 거구요. 제가 영화사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뭐를 할 수 있겠어요. 어떤 걸 했어야 한다는 말입니까? 어떤 대통령이 탄생되는데, 선거 운동을 앞장서서 했던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된다는게 정해져 있습니까? 그러니까 그건 말이 안되는거죠. 요즘 별거 가지고도 다 코드 인사라고 하는 판이고, 애초에 우리는 그런 약속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뭘 원하지 않고, 자기 심정대로 움직여서 그런거예요. 열린우리당이나 노사모 진영이 여러 부류로 갈라져서 싸우는 것 같은 모습을 자주 보시죠. 왜 그런 줄 아세요? 그 사람들이 왜 작은 것 때문에 싸우고, 안 보는 사람들이 생겼는지. 같은 당원인데도. 그게 이를테면 개혁성이 강하고, 자기가 뭘 원하지 않고 참여했던 사람들이라서 그래요. 자기 것을 챙기려고 참여한 사람들은 자기 이익이 훼손당할까봐 자기 신념을 접습니다. 그러나 개혁이나 진보 세력의 사람, 2002년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15년 동안 잠자고 있던 사람들이거나, 그 당시에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발견하고 눈을 뜬 사람이거나, 이회창이 되면 안된다고 화를 냈던 사람들이거나 간에, 그렇게 참여했던 사람들은 내가 무엇을 얻어야지 하는 것보다 앞의 생각으로 했기 때문에, 그 세력들간에 감정 싸움이 생기면 절대로 양보를 안하고, 막 지키는거예요. 그런 것이 커지면 조그만 정파로 분류되거나, 일본 같은 경우 진보 세력이 분열, 분열을 거듭해서 소멸당하는 상황이 오잖아요. 작은 것은 더 분열, 더 분열되고, 아주 작아져서 제로에 가까운 상황이 되는거죠. 그런데 수구보수세력들은 지난번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봐도 ‘내가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고, 우리 계파 사람이 아니지만, 저 사람이 되고 분위기가 몰아지고 이렇게 되면 우리가 일단 집권하는데 유리하고, 분위기를 잡는데 유리하면 내 파이도 커지겠다’고 생각하면서 평소 반대하던 목소리도 죽이고, 박수치고 하나된 패러다임을 보여주는 겁니다. 그러면 일반적으로 힘으로 나타나는 겁니다. 속으로 화학적인 결합을 못했다고 해두요. 그런데 이쪽은 그게 용납이 안되는거죠.

지 - 한나라당은 대선 두 번 실패하면서 그런 걸 깨달은 것 같습니다.
명 - 그렇죠. 인터넷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하는 것 같구요. 확실한 증거는 없습니다만, 그쪽에 대한 예산 투입도 많고, 대학생층을 장악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 수립이나 이런 것들이, 대학생 아카데미 포럼 같은 것들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들을 보면 열린우리당이 안이하게 대처하는 것들과 다른 것 같습니다. 언론들을 대하는 자세나 방법이나 예산이나 수단도 현격한 차이가 난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기자분들은 더 잘 알겠지만, 그런 점에서 보면 위기라는 생각이 드는거죠.

지 - 작년 당의장 선거 과정에서도 갈등이 심했지 않습니까? 어떻게 보면 그걸 ‘개혁 근본주의’라고 표현하면서 열린우리당이 어려워진 것이 그것 때문이라고 표현하는 분도 계시거든요. 국참연이니 참정연이니 해서 사소한 방법론의 차이로 ‘궁물’ 등의 표현까지 해가면서 싸우지 않았습니까?
명 - 그 점은 다들 반성들이 있는데요. 당내 당직자 선거니까 서로 지지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싸울때 싸우더라도 그 다음에는 합치고 그래야죠. 그런데 당선된 사람으로 합치고 해야되는게 노무현의 가치예요. 정정당당한 방법으로 공정하게 경쟁한 다음에 결과에 승복한다, 이게 귀에 박히도록 노무현 대통령 목소리로 들은 얘긴데, 자기가 했다가 안되니까 삐지고 그래서 총의로 당선된 사람을, 대통령을 흔들 듯이, 국민의 이름으로 뽑은 사람을 흔들 듯이, 당원들이 뽑은 지도부를 그 다음날부터 공격을 하고, 그런 것들이 좀 있었죠. 그런데 그런 것들이 가치 때문에 그랬다는겁니다. 조그맣고 사소한 감정적인 삐짐 때문에 그렇게 날선 것들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고 있어요. 그런 것에 집중해야 될게 아니라 우리의 적은 내부의 대선 후보가 아니라 밖의 제국일보를 비롯한 수구보수세력들이라는 것을 다시 인식하기 시작한거죠. 그들이 저렇게 결집되어가고, 한 목소리를 내고, 저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저렇게 부지런히 움직이는데, 광복절에도 성조기를 그려가지고 뜨거운 여름철에 나오기도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우린 ‘암만해봐라. 그래봤자 안돼’ 하는 안도감에 젖어 있거나, 그런 열정이나 필요성을 다른데서 소진하는 부분이 있는거 아니겠어요? 꼭 거리로 나가서 맞서자는 얘기는 아니구요. 몇 년 전에 월간 조선 조갑제씨가 그런 말을 했잖아요. ‘인터넷과 시청앞을 점령하자’고. 그런데 저는 그 분이 사령관 같아요. 시청 앞은 완전히 점령 당했어요. 인터넷도 거의 점령 당한 것처럼 보이구요.

지 - 조갑제씨 의견을 보수 세력이 무시하는 것 같지만, 잘 활용하는 것 같더라구요.
명 - 한나라당에서는 ‘저 양반이 얘기하는 것은 도움이 안된다’고 하면서도 많이 따르는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는 잘 모르겠지만요.

지 - 별로 직접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는데도 외부에는 유시민 의원과 갈등이 있는 것으로 비쳐졌는데요.
명 - 그러니까 그것은 굉장히 예민하고 디테일한 사안인데, 저는 그 점에 대해서 억울한 부분이 있어요. 그것을 제가 해명을 하기 위해서 나서기 시작하면 얘기가 진짜 커져요. 더구나 이건 당내 문제기 때문에 유시민 의원한테 상처도 갈 수 있구요. 유시민 의원은 아무도 대통령을 옹호하지 않을때 혼자 나서서 싸운 사람이고, 저를 형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일산 살아서 개인적으로 만나기도 하구요. 물론 그 양반이 방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몇가지는 있었어요. 표현 방식이 날이 섰다든가 해서 일반 국민들에게 거부감을 준다든지 하는게 있는데, 그게 장점이기도 해서 지지 세력을 결집하는 힘이 있고, 반대하는 세력들한테는 비토를 당하는게 그 분의 속성이고, 능력이라구요. 그런건데, 저랑 대척점으로 설정한 사람들도 있고, 거기에 작용한 세력도 있다고 봐지긴 해요. 하지만 누군지 알 수도 없고, 제가 얘기하는 것도 적절치는 않은 것 같습니다. 참정연과 국참연의 갈등 부분은 아주 사소한 문제나 오해나 이런 것에서 비롯된 것이 많습니다. 그건 참정연 분들도 아실거예요. 그렇게 돼서 그런 부분들이 있었는데요. 그건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어요. 그건 유시민 의원 쪽에서 풀던지 다른 쪽에서 하든지 할 수는 있었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저한테는 그런게 없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자연스럽게 가다보니까, 요새는 스스로 녹는 점도 있으니까, 또 이렇게 해결이 되든지 이런 것이지, 제가 나서서 해명할 수도 없고, 저는 논의에서 빠질 수 밖에 없죠. 그래서 인터넷에서 빠졌던 거고, 이번 건 같으면 굉장히 주목받는 사람인데, 당원이면서도 제가 속한, 제가 사랑하는 정당의 당원 게시판에 들어가지 못하는 비겁한 당원입니다. 저는. ‘당게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비겁한 당원’이 이 인터뷰의 제목이 될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그런 것은 얘기하기가 힘들어요.

지 - 참정연, 국참연 문제가 인터넷에서는 대체로 서프라이즈와 노하우21로 갈라져서 싸우는 형태로 나타나지 않았습니까?
명 - 다 그렇지는 않지만, 그렇게 보여졌죠. 그런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그런 사실이 심화되면 문제가 되는거죠.

지 - 그때 상대측이 공격적이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명 - 저로서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누가 먼저 시작했는데, 하는 얘기는 있을 수 있지만, 다시 논쟁을 불러 일으킬 생각은 없습니다. 지금은 그것이 해소되어가고 있는 판이니까 이것을 길게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제가 잘못한 것이 있고, 만약에 저 때문에 속이 상한 동지들이 있다면 너그럽게 이해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뿐입니다.

지 - 영화사 상황은 어떻습니까?
명 - 만들기만 하면 대박이 터질 기가 막힌 시나리오가 있는데요. 이걸 열심히 해서 내년에 만들어야죠. 아이템도 전반적으로 정리를 하고, 인력도 새롭게 정비를 하고, 구조 조정 좀 했구요. 제가 충분하게 대우를 못해주고 있지만, 직원들이 회사 사정을 알고, 저를 아껴주는 분들이 오히려 더 힘을 내주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가 영화판에서는 없어졌다는 소리도 있고, ‘걔 회사는 안돼. 걔는 돈 안되는 영화만 만들어’ 이런 소리도 있고, ‘대표가 스타들을 가지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 회사랑 친하지도 않아’ 이런 것들이 장애이긴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정치하잖아’라고 아직도 생각하는 감독들도 있고 그런데, 영화사의 무기는 평소에 좋은 아이템과 시나리오를 개발해서 가지고 있는 겁니다. 그것들이 익어서 자신 있을때 상업성과 스타성과 관객 동원 능력을 갖춘,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저 역 내가 하고 싶어’, 투자자들이 ‘저 영화 내가 하고 싶어’하고 욕심낼만한 그런 것들을 만드는게 제일 중요하거든요. 그걸 그동안 많이 해서 진전들이 있어서 창고처럼 제 책상에 있는거죠. 이것들을 더 다듬고, 시점이 되면 만들어갈텐데, 지금 캐스팅이 진행중인 것도 2~3편이 되구요. 숙성 중에 있는 아이템들도 있습니다. 회사가 아직 수입이 없으니까 경상비 구성은 어렵죠. 이건 한국의 2~3천개 영화사 중에서 80~90%가 당하는 고통이긴 합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하면서 버텨서 잘 만들어야 되는데, 이런 일에 신경만 덜 쓰는 사태만 생기면 될 것 같아요.(웃음) 제가 보니까 쉰 다섯이예요. 얼마전에 영화 홍보하러 TV에 나갔더니 이계인이가 ‘야, 우리는 이제 오땡이야 오땡’ 그래서 깜짝 놀랐어요. 영화 판에 이런 사람 없어요. 이렇게 나이 많은 사람이 ‘어떤 영화가 관객들을 사로잡을까’ 하고 입에 거품 물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예상은 대개 틀리기 마련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그래야죠. 그런 권한을 전적으로 저희 회사 직원들에게 주고, 회사 구조를 제가 법인상의 대표기는 하나, 젊은 사람을 실제적인 CEO와 경영하는 사람으로 두고,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들, 아까 말한 언론운동이라든지, 당내에서 당원들과 공부하는 이런 것에 더 시간을 두고 할 생각입니다. 회사에서 할 일, 시나리오를 읽거나 결정에 참여하는 일은 최근에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위임을 했기 때문에 당당하게 그래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직원들이 전망도 밝게 가지고 있고, 의욕들을 가지고 있는 편이어서 영화사 자체를 우리 본업으로 가져갈 자신이 있습니다. 내년에는 우리 직원들이 투자 환경도 좋은 상황을 만날 것이고, 그런 아이템들이 있습니다. 저는 경상비를 마련하는 일들 같은 것들을 솔직하게 고백을 했으니까 회사 직원들도 정보를 공유하고 있어서 어느 정도 참고, 어떻게 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구요. 그렇게 해서 해쳐나갈 것이고, 제가 회사가 어렵다고 해서 이것 저것을 안들여야 보고 할 수는 없습니다. 거기서 앞장서서 무엇을 하지 않더라도 제가 할 수 있는 역할들은 하고, 언론 문제에 관련해서 제국일보와 관련된 것이라든가 그런 모임에 가서 그동안 빠졌던 공부도 좀 하고 그래야되는데요. 약간 중복되어 있지만 정리를 해서 신선한 가을부터 열심히 신나게 하려고 합니다. 예전에 만났을때보다 입에서 욕설이 사라지지 않았습니까? 이제 도사가 된 듯하지 않습니까?(웃음) 시간이 가니까 그렇게 되더라구요. 음해건, 실제로 미워해서 욕하는 것이든, 제가 있으니까 그러는거지, 제가 없으면 해결되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없어질수는 없는거니까 부딪혀가면서 풀어가야죠.

지 - 영화 제작을 하려면 투자도 받고 해야될텐데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분들은 거기에 대해서도 의혹을 가질텐데요.
명 - 있겠죠. 그건 만나서 설득을 해야되구요. 저희 젊은 직원들 중에서도 투자선들이랑 접촉을 해야되구요. 아이템이 좋으면 그거하고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아이템이 좋으면 그 회사 사장이 누구든, 돈되는 영화, 좋은 영화 가지고 있는데, 어느 시장에서든 다 잡죠.

지 - 영화 쪽은 그런 편견이 적은 것 같더라구요.
명 - 덜한 편이구요. 지역 감정도 제일 없는데가 영화판이구요. 나이나 학벌, 서열 이것도 거의 따지지 않습니다.

지 - 어떤 내용의 영화들을 준비하십니까?
명 - 상업영화들이요. 관객들이 재미있어하고 즐거워할 수 있는 영화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더 자세히 표현하면 제작자 입장에서 돈이 되는 영화들이죠.(웃음) 예전에 만들었던 영화들하고는 색채가 많이 다를 수 있지만, 대중들한테 좀 더 접근할 수 있는 영화를 준비하고 있어요. 물론 우선 순위에서는 좀 처지나 꼭 만들어야 되겠다고 생각하는 영화들도 한쪽에 있기는 있습니다. 사회성 있고, 역사성 있는 영화들이죠. 그걸 꼭 손님들이 외면한다는 법은 없으니까요. 주요 기조는 상업성에 두되, 영화인으로서의 사회적 사명감을 잊지는 않겠다는거죠. 제가 하려고 뽑아 놓은, 반민족 행위라든지, 사회 문제와 관련된 것이 있기는 합니다.

지 - 이스트필름이 원래 이창동 감독의 작품을 위해서 만들어졌지 않습니까? 같이 다섯 편을 하기로 약속 하셨는데요. 이번에 이창동 감독께서는 자신의 영화사를 만들어서 찍고 계시지 않습니까?
명 - 이창동 감독이 장관을 하고 나서 그 친구가 주목받고 불편해하는 것도 상당한 것 같아요. 이창동, 문성근, 명계남 이 사람들이 다 우리 회사의 이사로 되어 있고, 감사로 되어 있었는데요. ‘모여 있다는게 작업이나 이런 것에 방해가 되고, 우리가 지지하는 정치 세력에게도 표적만 되지 도움이 안된다’ 그런 판단을 셋이 모여서 하게 됐습니다. 토론을 상당히 했는데요. 하다 못해 이창동은 이제 영화를 해야 되는 감독이고, 영화만 집중할거니까. 다섯 편 약속은 지키지 못하게 된 상황이고, ‘회사를 다른 형태로 갈 수 밖에 없다, 서로 헤어져 있는 것이 좋다’고 해서 요즘은 실제적으로 거의 만나지 않고 있습니다. 영화로 봐서는 세 사람 모두에게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문성근은 아직도 출연 의뢰가 많아서 영화 여러편을 찍고 있죠. 걔도 그동안 수입이 없어서 빚이 많을 겁니다. 저만 지금 조금 처져 있는데, 제가 제일 능력이 떨어지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만들고 있던 것들이 있으니까 내년에는 판을 벌려야죠. 지지해주는 사람들도 많고, 영화가 재미 있으면 사람들도 많이 볼거고, 투자도 이루어지겠죠.

지 - ‘손님은 왕이다’ 재미있게 봤는데요.
명 - 극장에 짧게 걸려서 많이는 못봤는데요. 요즘 인터넷에 보면 DVD를 보시고, ‘내가 최근에 본 한국 영화 중에서 1, 2등이다’ 하는 글이 많습니다. 독특하고 좋은 영화라는 평가는 받는데, 어쨌거나 투자자는 그걸 하시고 손해를 보셨습니다. 감독은 재능 있는 감독이라고 해서 다음 작품 준비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구요.

지 - 오래전부터 명계남을 존경하던 오기현 감독이 ‘명계남에게 바치는 영화’라고 만들었다고 들었는데요. 그런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건 배우로서 행복한 일일텐데요. 그렇게 한 배우에게 온전히 바쳐진 영화는 없었던 것 같은데요.
명 - 그렇게 보기가 쉬운데요. 실제적으로는 그렇지 않게 볼 수도 있습니다. 그건 어떻게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구요. ‘명계남의 영화다, 명계남에게 바치는 영화다’ 이런 표현이 있을 수도 있지만, 감독이 누구에게 바치는 영화를 만들리도 없구요. 한국의 자본주의 시장구조의 영화 산업에서 투자자가 그걸 허용할리도 없습니다. 영화적인 판단과 상업적인 판단을 통해 ‘손해는 안 볼 것이고, 독특하고 스타일리시한 영화가 될 것 같아서 투자를 한다. 돈을 벌 것 같지는 않지만 독특한 영화가 될 것 같다’고 해서 흔쾌히 결정을 해줬던 것이지, 저한테 바쳐지는 영화라고 해서 아무나 만들 수는 없습니다. 영화의 제작 결정은 한국에서는 자본가가 합니다. 시장주의자가 해요. 유통업자가 해요. 정확하게 얘기하면 극장주인이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계남한테 바쳐지는, 돈도 안될 영화를 누가 하겠습니까? 나름대로 가치가 있으니까 했겠죠.

지 - 영화적인 가치가 누구한테 바쳐진다고 해서 커지거나, 작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요. 원제가 ‘명배우 죽이기’인 점도 그렇고, 김양길, 명성남, 명이발관, 명이발사, 초록 물고기를 비롯한 그 전 출연작이 계속 화면에 등장하지 않습니까? 그게 명계남이라는 배우의 연기 일생을 보여준다는 느낌도 들던데요.
명 - 그게 재미 있지 않습니까? 실제적인 어떤 것들을 요소로 쓰고, 이렇게 해서 감독이 자기가 전하고자 했던 드라마를 표현하는 방식이... 그런 오해를 받더라도 그런 장치를 쓰니까 더 주목을 받을 수도 있고, 어떤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했는데, 감독은 실패했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전 성공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한동안은 그런 생각을 했죠. ‘혹시 나 때문에 투자자나 감독이나 제작사가 피해를 본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요. 저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저한테 그렇게 긴시간동안 연기를 하고, 전 작품을 아우를 수 있는 기회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저는 그 영화 끝나고 나서 우울증에 빠질만큼 나름대로 혼신을 다해서 했습니다.

지 - 쥐스킨트의 텍스트를 연극으로 만든 1인극 <콘트라베이스>를 오기현 감독이 매일 보러오다시피 했다면서요. 2시간 반짜리 일인극인데요.
명 - 10년전에 그랬죠. 그런 인연이 있는 감독이어서 그걸 마케팅 자료로 쓰기도 했죠. 서로 속속들이 잘 아는 사입니다.

지 - 처음에는 거절하셨다면서요. 부담스러우셨나요?
명 - 개인적으로 도드라지는 것이라서 ‘시나리오를 썼습니다’라고 얘기를 하길래, ‘이게 영화가 되겠냐’ 그런 생각을 하고, 제일 가까운 협력 관계에 있는 조정국 대표한테 ‘내가 예전에 알고 있는 감독인데, 시나리오를 썼다는데 한번 읽어봐라’ 그랬더니 읽어보더니 ‘재미있고, 영화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 사람은 예전에 시네21에서 오랫동안 기자 생활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저보다도 객관적으로 봤던 모양이예요. ‘당신 생각이지. 당신이 나랑 친하니까 그런거 아냐?’ 그랬더니, ‘아닙니다. 몇몇 투자자한테 돌려봤는데, 반응들이 가치가 있다고 합니다’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3년전에 오기현 감독이 첫 번째로 준 시나리오를 읽어보고 조정국 대표한테 넘겨서 놔뒀다가 촬영하는날 다시 시나리오를 본 겁니다.

지 - “김양길 역이 배우로서 마지막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더이상 영화 속 명계남이라는 배우가 맡은 역을 통해 세상과 대화할 수 있다고 기대하지 않으니까요. 말하자면, <손님은 왕이다>는 주연이어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저의 마지막 영화이기에 의미가 있습니다”라고 하셨는데요. 연기는 다시 하실 생각이 없으신가요?
명 - 최근 김기덕 감독의 표현처럼 자학적이고, 자조적인 표현이기도 한데요. 실제로 배우 의뢰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는 그런 역할이 온다고 해도 어쩌면 잘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회사 제작상황을 살려야 되기 때문에.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제가 그런 역을 연기할 수 있었다는 것이 기쁨이고, 부담이고, 무게였기 때문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는 뜻이고, 연극도 할려면 6~7개월 수입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서 전 시간을 투자해야되는거거든요. 쉬운 일이 아니죠. 저 같이 이런 사람으로서는. 그래서 무대에 서기도 쉽지는 않겠죠. 좀 더 나이가 들어서 여유로워지면 오현경 선배님처럼 할 수도 있겠으나, 배우 역할을 하기가 힘들겠다는 표현이 실제적으로 맞지 않습니까? 가끔 ‘연기할 수 있으면 해주세요’라는 분들이 계신데, 배우는 자기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누가 시켜줘야 하는 것이고, 누가 시켜줬을때 상황이 맞아야 하는 것이고, 어떤 배우들은 까다롭게 그 작품이 자기랑 맞는가 하고 고르기도 하는데, 저는 그러지는 않습니다만, 그 상황은 어렵다고 보는 겁니다.

지 - ‘손님은 왕이다’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내 생애 마지막 명연기’라고 한 대사의 분위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셔서 그런 생각을 하시는 건 아닌가요?
명 - 그럴 수도 있겠네요. 명연기였는지는 몰라도 그런 것에 충실해야겠다고 생각했구요. 그 영화는 평론가들이 거의 다루지 않았어요. 콘트라베이스라는 연극도 10년전에 했을때는 여러 평론가들이 다뤘는데, 영화판에서 놀고, 정치판에서 놀던 사람이 갑자기 대학로에서 그걸 하니까 꼴사나웠을 수도 있겠지만, 연극 평론가들이 한 분도 그걸 본 것 같지도 않아요. 연극평 지면도 별로 없기도 하지만, 나온 것도 거의 없구요. 요즘은 네티즌들이 워낙 글들을 많이 보시고, 문화 접촉도나 수용도가 높아서 그런 것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상황이죠. 사람은 타임 타임마다 해야하는 역할들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해야할 일들이 많습니다만, 그런 상황에서 얘기지, 그게 특별히 의미 있는 얘기는 아닙니다.

지 - 차승재 대표한테 ‘먹고살게 제작하는 영화에 한 장면이라도 써달라’고 요청하셨다면서요.(웃음)
명 - 그냥 장난 삼아 얘기한건데, ‘형, 어렵지 않지, 그럽시다’라고 대답을 하긴 했는데요. 영화사 대표가 바쁘니까 ‘저 배우 꼭 우리 회사 영화에 한 장면씩 써달라’고 감독한테 일일이 얘기할 수도 없는거죠. 차 대표는 지금도 만나요. 제작자이기도 하지만, 투자자이기도 하니까 우리 회사에서 준비하는 것들이 가능성이 있다면 투자도 할 수 있을 거고, 실무진에서 협의중에 있어요. 그 후에 출연 요청이 들어온게 하나가 있는데, ‘제가 하면 관객이 안들지도 모르는데, 괜찮겠어요?’ 했더니 감독은 ‘아닙니다. 같이 하시죠’라고 했는데, 투자자가 망설였다고 하더라구요. ‘명계남씨 조금 그렇지 않나? 다른 배우 없나?’ 해서 짤렸다고 하던데, 상대방에게 확인을 해보지는 않았습니다.

지 - 제작자로서 현재 한국 영화의 현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000만 시대의 명암이 있지 않습니까? 제작비와 마케팅비가 동반 상승하고 있는데요.
명 -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자본주의 예술과 자본주의 판이 그런거죠. 큰 것이 있고, 작은 것이 있고 그런건데, 요새 와서 새삼스럽게 그 얘기를 크게 다루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케팅비가 상승하는 구조는 여러 가지로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마케팅비나 스타들의 개런티가 높아가는 것, 다른 부분의 인건비 상승도 높지만, 아직 열악하기 이를데 없는데요. 그래서 마케팅비가 높다는 것은 저도 광고를 해봤지만, 마케팅과 유통에 고비용이 드는 것은 자본주의 산업 문화가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생겨지는 것이긴 하지만, 제 살을 깍아먹을 가능성이 있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실제로 현장에서 연구하고 있는 투자자나 선후배 제작자들이 많아요. 제작 시스템이나 그런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산업노조 같은 것들이 최근에 결성이 되었는데요. 우리 사회에서 영화 쪽에서는 그게 이르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노상 이르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 시작을 하자고 해서 단체 협상들을 진행하고 있구요. 제작 합리화 방안 같은 것들을 영화계가 먼저 준비하는 모습들이 중요한데, 그런 움직임들이 있다고 봐집니다. 제가 이름만 났지, 회사로서는 그쪽에서도 거의 말석이기 때문에 큰 목소리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실제적으로 그런 것들이 저한테 혜택이 오는 것도 아니지만, 마케팅비의 상승, 그리고 마케팅비를 과다 투입해서 2주만에 관객 수준을 어느 정도까지 올려서 분위기를 만들어서 관객들을 채워나가야 하는 시스템 이런 것들이 관행처럼 남아 있는데, 그런 것들이 개선이 되어야 하구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관객들이 잘 속기도 하지만, 대충 정확하게 판단을 해서 아닌 영화는 아무리 광고를 해도 내려버리는 경향이 있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결이 될 거라고 봅니다.

지 - 스크린 쿼터 축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예전 같으면 가장 앞장 서서 축소 반대를 하셨을텐데요.
명 - 반대하는데, 제가 앞장서서 마이크를 잡고 했던 것이죠. 저는 제작자협회 회원이니까, 제작자협회에서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를 하는데, 제가 그걸 안할 수가 없죠. 그런데 왜 앞장서서 하지를 않냐는 얘기를 하더라구요. 제가 그걸 꼭 해야 됩니까?(웃음) 아시다시피 제가 그걸 하는 순간 반대를 하는 분들한테도 도움이 안되구요. 참여정부한테도 도움이 안되고, 공정한 논의를 그르치거나 하는거죠. 영화인들 쪽에서도 설령 제가 아무리 말을 잘하고, 사회를 잘보고, 자극적인 언어를 잘쓰는 선동가라고 하더라도 명계남이 마이크를 잡는 것이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해서 나오라고 요청을 하지 않는 겁니다. 일부 세력에서는 ‘저 새끼는 비겁하게 숨어 있다’고 하는데요. 그런 얘기 들어도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 사람은 스크린 쿼터 축소 찬성이냐 반대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정치적으로 표현하는 거니까 아무런 상관도 없습니다.

지 - 이창동 전 장관님과 김명곤 장관 같은 경우에는 본인의 위치가 그래서인지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식의 발언을 하셔서 영화인들의 원망을 사지 않았습니까?
명 - 그렇죠. 원망을 사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이창동이나 김명곤 장관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걸 지지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지 않습니까? 이창동 감독이 한국 영화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죠. 그 사람이 지금은 감독인데요. 그러니까 그런 것들은 영화계에서 충분히 논의되고 있었습니다. 날서게 대척점을 만들어야 운동의 지향점이 되고, 서로 이를테면 정부 당국과 미국이라는 나라와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에 있는 현장인들과 우리나라의 문화계가 대척점을 만들어가면서 문화적 주권 확보 또는 서로의 이득을 챙기기 위해서 애를 쓰는거죠.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주장한다고 해서 너는 저쪽 편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과거의 방식이고, 그것은 옳지 않죠. 과연 스크린쿼터를 73일로 하는 것이 한국 문화 자존심과 우리 영화 산업을 지키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유리하냐, 146일로 하는 것이 유리하냐, 예전에 이창동 장관이나 정동채 장관때 제안했던 스크린쿼터가 늘어나는, 예술영화쿼터제까지 넣어서 하는 것이 영화계에 도움이 되느냐, 스크린쿼터는 없애더라도 영화계에 돈을 수십억, 수백억, 수조원을 쏟아붓는 것이 영화 산업에 도움이 되는 것이냐는 것은 수많은 논의의 단위가 있어야 되고, 수많은 고민을 해야 되고,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지점을 놓고 따지는 겁니다. 그러면 각자의 위치에서 지금의 시스템을 고민할 수 밖에 없고, 그걸 지키거나, 그런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이런 갈등구조로 보이는거죠. 제가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느냐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도 아니구요. 저는 스크린쿼터와 우리 문화 주권을 지켜야 되고, 우리 영화 산업이 없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영화로 돈을 벌어먹고 살아야 하는 한국의 (이름만 있는) 불쌍한 제작자일겁니다. 그런데 어떻게 생각을 하겠습니까? 정부에서 지원도 많이 있어야 되고, 예술 영화들이 살아남아야 되구요. 명계남이 스크린쿼터 앞장서지 않는다고 하는데, 장선우 감독 같은 예술 영화 감독으로서 세계에서는 인정하나, 한국에서는 관객과 산업 종사자들에게 외면 당하는 사람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빚을 져 가면서 난리를 떨었는데, 이런 사람이 스크린쿼터를 지지하겠느냐, 반대하겠느냐고 할때 어디에 의미를 둘 거라고 보십니까? 저는 한국 영화가 잘되야 한다고 생각하고, 좋은 외국 영화들도 우리가 보고 배울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영화가 우리 산업계에, 문화 산업 뿐만 아니라 전 산업계에 신성장 동력이 되어서 국민에게 행복과 경제적인 이득도 주는 산업으로 성장해야 되는 것에도 동의하구요. 힘이 닿으면 해야되는 것이구요. 상충되어서 있는 지점이 있지만, 그건 뭐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가 반대다, 찬성이다, 하고 얘기하는 것은 의미를 상실하기 때문에 안하는 겁니다. 하지만 제가 하고 있는 행위나 무엇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를 보십시오. 그런데 왜 저보고 안나온다고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어요. 영화계에서는 그런 말 안해요. 한 두 사람 요즘 영화 안하는 분들이 그런 얘기를 하는데요. 정치적으로만 비판을 하는 것 같습니다.

지 -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다 보니까 예전에 자신이 가졌던 신념을 뒤집은 것 아니냐’는 비판 같은데요.
명 - 그러면 이렇게 얘기를 하죠. 김수환 추기경은 왜 FTA에 대해서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박홍 총장은 사회 지도층이고, 보수 세력의 지휘잔데, 바다 이야기에 대해서 이야기 하십니까? 이문열 선생님은 왜 그런 얘기를 안하시죠? 바다 이야기나 정권의 큰 게이트에 대해서.

지 - 곧 할 것 같은데요.(웃음)
명 - 그런 비난은 제가 감당해야되는거죠. 주목받은 사람이고,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니까 감당해야 되는거죠. 하지만 제가 정권의 담당자도 아니고, 꼭 얘기해야되는건 아니잖아요. 영화계를 이끌어가는 사람도 아니구요.

지 - 예를 들어 파병 같은 문제에서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통령을 보호한답시고 찬성을 하는 경우가 있었지 않습니까?
명 - 저는 반대로 보는데요. 찬성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반대하는 사람도 많았어요. 우리는 그런 협의를 했습니다. 모든 지지자들을 다 만나거나, 그들과 다 대화를 해보진 않았지만, ‘파병을 해서는 안된다. 전쟁 반대는 전 인류 공영의 신념이기도 하지만, 파병을 할 수 밖에 없고, 그 협상에 응해야 되는 정부의 입장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병 반대를 해서 정부에게 미국에 대한 협상력을 높혀주는 것이 해야될 몫이다’ 하고 목소리를 낸 사람들이 더 많다고 봅니다. 대통령은 지지하지만.

지 - 그런 사람들은 더 많았다고 볼 수는 있는데요. 대통령한테 상처를 줄까봐 침묵하거나 소수지만 강경하게 옹호를 해서 온라인 상에서 분위기를 그렇게 끌어간 측면이 있거든요.
명 - 그런 사람들도 많았죠. ‘우리 대통령을 못 믿느냐, 우리 대통령이 사람 죽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냐? 저 양반이 하는 일에는 이유가 있을텐데, 반대한다고 압박을 하고, 같은 지지자들끼리 갈라져서 싸우는 모습을 비춰주는 것이 좋으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죠. 그런데 그런 것들을 ‘너 어느 편에서 섰느냐?’라고 말하는 것은 이분법이라니까요. 다 생각하는 입장에서 한건데, 그게 자유롭게 되는 분위기였으면 좋겠어요.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쟤 저번에 파병 찬성했던 애예요, 반대했던 애예요’ 이런 식의 얘기는 굉장히 위험하거든요.

지 - 예전에는 명배우, 감초배우라는 별명으로 불리우셨고, 90년대에는 ‘한국 영화는 두 가지가 있다. 명계남이 나오는 영화와 나오지 않는 영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활발히 활동하셨는데요.
명 - 요즘은 뜸해졌네요. 배우로서 출연 빈도가 적어지니까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이 적어지고, 정치적인 이슈와 관련해서는 등장하는 빈도가 많아졌으니까 그런 오해를 받는거죠.

지 - 몇 편이나 찍으셨나요?
명 - 단편 영화들, 학생들 작품까지 하면 백여편 넘지 않았을까요? 세보진 않았습니다.

지 - 기억에 남는 작품은 어떤게 있으세요?
명 - 제일 마지막으로 한 ‘손님은 왕이다’가 기억에 남구요. 처음으로 크게 했던 박광수 감독의 ‘그 섬에 가고 싶다’ 이런 것들, 그 다음에 제가 제작한 네 편의 영화들,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오로라 공주’, 그리고 가장 제 머리 속에 있는 것은 제가 제작하고자 지금 들여다보고 있는 영화들이죠. 그건 지금 말씀드리기가 그렇지만요. 지금 제가 제일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들이 저한테는 제일 중요하죠.

지 - 관객들한테는 초록 물고기에 나왔던 김양길 역할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요. 이창동 감독께서는 별로 탐탁지 않아 하셨다면서요.
명 - 저도 3일 전에 우연히 다시 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이창동 감독이 ‘에이, 그것 밖에 못합니까?’ 하면서 ‘다음 신' 하고 넘어 갔던 기억이 있어요. 그런데 그럴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람들은 ’그 장면 좋아. 그거 기억에 남아요‘ 하는 분들도 있는데, 배우 스스로는 미진한 느낌도 들고, 감독은 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미진하게 생각될 수도 있겠죠. 그래도 다시 보니 재밌더라구요.

지 - ‘손님은 왕이다’에서도 그 영화의 장면들이 계속 나오지 않습니까?
명 - 자기가 한 연기는 부족한 것들이 나중에 계속 생각이 납니다. ‘야, 저건 내가 저렇게 했어? 폼 난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쑥스럽게 생각을 하거나, 부족했던 것들이 생각이 나거나 그렇죠. 보면 어색한 것도 있고, 제가 대사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그저께 보니까 대사도 어색하더라구요. 제가 대사하는 것은 녹음기사들 사이에서는 잘 전달되고, 정확하게 잘 들리는 것으로 유명한데, 어색하게 들리기도 하더라구요.

지 - 영화에 있어서 배우란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십니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명 - 이제는 배우 얘기는 그만 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요즘은 배우도 아닌 것 같구요. 다른 사람의 삶을 산다고도 하는데, 배우될려는 젊은 친구들에게 그런 얘기는 합니다. 배우가 될려면 어떻게 하고, 뭘 훈련해야 되느냐, 얼굴이 이뻐야 되느냐, 끼가 있어야 되느냐, 키가 커야 되느냐, 개성이 뚜렷해야 되느냐 이런 저런 얘기들을 있을 수 있는데요. 저는 상상력이 굉장히 중요하고, 경험을 많이 한 사람이 좋고, 실제적으로 경험을 많이 못하더라도 간접경험, 독서를 한다든지, 다른 영화나 다른 문학 작품을 자주 접한다든지 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배우도 이 세상에 사는 사람이니까 신문이나 미디어에 대한 관심도 놓치지 않고, 세상의 흐름도 알고 가야 그것들이 녹아 있다가 응축된 상상력의 크기로 자기한테 주어지는 가공의 세계로 진입하는 자기만의 길과 문을 만들게 되겠죠. 평소에 거울만 보고, 어느 성형 외과가 잘하는지, 어떤 감독이나 어떤 사람하고 친해지고, 어떤 매니지먼트사에 줄을 대는 것도 중요할 수 있겠으나, 평소에 쉴때 (배우들이 작품 끝내고 쉴때 충전하러 외국간다는 얘기 많이 듣는데) 그런 시간에 뭐를 해야 되느냐 하면, 책보고, 여행하고, 사랑도 하고, 실패도 하고, 당해보기도 하고, 이렇게 겪어 가고, 그러니까 삶을 재미있고, 진지하게 치열하게 집중적으로 사는 사람이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어요. 제가 볼때는. 그리고 사람들이 평소에도 그 사람 개인을 좋아하는 친구들도 많고, 그러면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싫어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이 많은 사람이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자기는 ‘난 저건 싫어. 저건 안해. 짜증나’ 이런 부정적인 생각이 많은 사람은 수용 능력이 적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배우가 되기 어렵죠.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산다는게 쉽지는 않죠. 자기 자아가 분명히 있는데 어떻게 제가 조폭 역할을 한다는 말입니까? 제가 그랬어요. 제가 예전에 조폭 생활을 하다가 나온 사람이면 조폭 역할을 잘할 수도 있겠죠. 제가 상상하는 선에서, 제가 이제까지 경험하고 느낀 간접, 직접 경험을 통해서 내가 생각하는 조폭 누구를 연기하는 겁니다. 그 역을 다른 사람이 하면 그 사람의 상상력 크기에 따라 저보다 잘할 수도 있고, 다른 표현이 되고, 다른 연기가 나올 수도 있는거죠. 어린 배우들이 일찍 깨달아서 잘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천재적인 건데, 대체로는 살면서 자연히 그런 것들이 체득이 됩니다. 방법이 생겨지고. 나이가 들수록 연기력이 돋보이고, 역할력이 넓어지는 배우들을 많이 보는데, 그런 겁니다. 중요한 역할을 맡지 못해도 익어가는거죠. 그건 사람이 익어가니까 연기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지 - 다양한 경험과 상처가 있으면 연기를 더 잘할 수 있다고 보시는 겁니까?
명 - 저는 일단 그렇게 봅니다. 그리고 그런 것을 잘 표현해내는 기술이 아주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저 사람은 머리가 좋아서 연기를 잘한다는 얘기를 듣는데, 머리가 좋다는 얘기보다는 그렇게 표현하는게 맞는 것 같은데요.

지 - 요사이 몇 년간 연기가 더 깊어지실 수 있는 다양한 경험과 상처를 받으시지 않으셨습니까?(웃음)
명 - 그렇죠. 하면 잘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게 중요하구요. 우선적으로 해야될 조그만 경제 활동 단위인 회사를 이끌고 있는 책임자니까 그걸 하는 게 중요하기도 하구요. 예전에 그걸 하면서도 배우를 했던 것은 찾아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됐던건데,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까 ‘너 왜 배우를 안하냐?’고 묻는건 사실은 의미가 없어요. 제가 은퇴선언을 했습니까? 은퇴선언을 할 자격이 있습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가는거죠.

지 - 제작하시는 영화에서 적역이 있으면 하셔도 되잖아요.
명 - 감독이 써줘야 하죠. 이창동 감독은 초록 물고기 이후에 저를 한번도 안써줬잖아요. 나오면 ‘저 아저씨 또 나왔어?’하고 드라마를 망친다고 안써주더라구요.(웃음) 연기 못한다는 소리는 안하고.

지 - 배우 또는 제작자 입장에서 ‘저 감독이나 배우와 작업하고 싶다’는 분은 어떤 분이 있으세요?
명 - 저는 어느 감독하고라도 작업을 하고 싶어요. 공부하고 있는 친구들과도 시간 나면 늘 하고 그랬죠. 공부를 좀 해서 감독을 해볼까 하는 욕심은 있습니다. 농담처럼 하는 그런 말 있거든요. 이건 농담입니다. 분명히 써주세요. 배우할려다 능력 안되면 감독하고, 감독하다가 능력이 안되면 작가 하고, 작가 하려다 능력 안되면 평론한다는 비아냥 같은 농담이 있어요. 그건 연극판에도 있는데, 그런 뜻은 아니구요. 감독은 굉장히 어렵고 위험한 세계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집중해서 공부를 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조그만 영화라도 찍을 수 있게.

지 - 대통령은 가끔 만나 뵈십니까? 소문에는 가끔 몇 분을 불러 저녁 식사를 하신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명 - 부산 지역에 어느 어른을 길거리에서 만나 인사를 했더니, 제가 매주 같이 식사를 하면서 정책을 협의하는지 알고 계시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옛날 분들은 그런 오해를 하시는데, 뵌지 오래됐습니다. 대통령이 되시고 나서 뵌게 솔직히 말해서 두세번 됐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탄핵 중간에 한번 뵈었고, 돌아가는 얘기를 나눴는데, 마지막으로 뵌게 대통령께서 영국 순방을 하실 때 제가 그때 영국 출장이었는데, 일이 딱 맞아서 교민들이랑 만나는 자리에 제가 끼어들어가서 나가실 때 인사한게 마지막이었던 것 같은데요.

지 - 정치적인 얘기는 별로 안나누시죠?
명 - 할 수 없죠. 예전에 만났을때도 저는 그런 얘기 잘 안합니다. 뵐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하구요. 자주 뵙는다는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구요. 바쁘시고, 일이 많으신데, 그게 가능합니까? 제가 그럴 위치에 있는 사람도 아니고, 제가 보고 싶다고 뵐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분이 아니잖아요.

지 - 강준만 교수님하고 저녁 식사도 하셨다고 하시던데요.
명 - 강준만 교수가 요즘 좀 떨어져 계시잖아요. 제가 좋아하시는 분이고, 그 분의 책을 보면서 많이 학습되고, 뒤늦게 배운 사람인데요. 전북 민언련 주최 행사에 제가 연사로 갔다가 그 모임을 주도했던 분들이 그날 저녁에 강준만 교수님을 우연하게 만나기로 되어 있다고 해서 같이 만났죠. 그 분이 사람을 잘 만나시잖아요. 그렇게 우연히 만나서 조우를 한 적이 있죠. 인사 나누고 편하게 얘기를 한 적은 있는데, 지금 그 분은 나름대로 판단을 하시는걸테니까요.

지 - 강준만 교수는 고언 그룹을 만들어야 된다고 했는데요.
명 - 할 기회가 있을때는 합니다. 고언을 해야 되는데, 못하고 있구나 생각한 적은 없구요. 그렇게 하시는 분들은 계시다고 봅니다. 또 그렇게 하시기 전에 알아서 챙기실 거라고 믿고 있구요. 훈수나 이런 것들이 있다는 것, 공식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도 좋게 비쳐지진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당당하게 가실거고, 공과에 대한 것들을 같이 지고 가시는 거구요. 그 분을 만나고, 안 만나고를 떠나서 같이 책임지고, 공과를 나누면서 가면 되는 것이지 만나는게 의미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지 - 정치하실려고 한 것도 아닌데, 결국 대통령 만든 사람이 되서 청탁도 많이 받으셨을텐데요.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아까도 바다 이야기와 관련해서도 오해를 받았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명 - 슬프죠. 우리 사회가 정치 개혁이 진행이 되고, 시민 의식이 성숙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전의 정치적 관행으로 보려는 습관이 남아 있는거죠. ‘저렇게 정권의 탄생과 관련해서 이름이 있는 사람이면 당연히 그런게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말도 안되는 소문이 확대해서 왜 퍼졌느냐를 저한테 물을 게 아니라 유추해보면 이런 소문이 하나 나면 ‘아직도 그런단 말이야. 그럴 수도 있겠지’ 하면서 이 소문은 에스컬레이터를 탈 가능성이 많은 이유가 아직 정치를 보는 시각이 그래서일 겁니다. 그런 요소가 많이 남아 있죠. 이것은 우리들 모두가 반성해야 될 문제입니다. 정치인들이나, 국민들 중에서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까지. 그러니까 ‘아직 어떤 과정에 있구나, 다 이루어진 것은 아니구나’ 하는 것을 절감하게 되는 순간이죠. 어떤 분도 지적했는데, 시민 단체나 지식인 사회나 미디어가 중요하다는게 그런 겁니다. 그런 것을 중간에서 조율해내고, 정제하는 과정이 필요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일부 시민단체 같은 경우는 그들의 비정치성과 도덕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정치권들을 집단 몰이하듯이 패기만 하니까요. 시민단체의 영향력이 국민들한테 커졌지 않습니까? 우리나라 시민단체들의 활동도 우수하구요. 그러니까 시민단체의 발언이나 영향력은 굉장히 셉니다. 그런데 이게 정치 혐오성을 더 불러일으키는 감이 없지 않아 있어요. 정치 참여를 둔화시키고, 정치와 가깝고, 정치에 관련 발언을 하면 안되는 것처럼 얘기합니다. 이런 것이 시민단체의 그릇된 선동적 도덕성에 대한 활동이 낳은 폐해 중 하나입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시민단체가 가장 정치적인 집단일 수도 있거든요. 직업적인 정치로 이득을 보고 있지는 않지만, 정책을 제안하고, 정치에 대해서 평가하고, 비판하는 것 자체가 광의로 보면 정치적인 행위 아닙니까?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정치인이라고 보듯이 그것보다 더한 정치적인 행위죠. 아마 그렇게 생각을 못하셨던 것 같은데, 정보가 빈약한 국민들과 정치를 괴리시켜서 이득을 볼 것이 시민사회단체나 진보세력들이냐는 것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잘은 모르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요.

지 - 다른 청탁도 많이 들어왔을 것 같은데요.
명 - 초기에는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제가 힘이 없다는 것을 아니까...(웃음)

지 - 반대쪽에서 그렇게 의심하고 공격하려는데 반해서 한발 물러나서 영화 기획하고 하시면 ‘지금 시국이 어떤데, 한가하게 영화나 찍습니까’라고 하는 분들도 계시지 않습니까?
명 - 그런 얘기 있죠. 뭘해도 안돼요. 가만히 있어도 안되고, 나서도 욕을 먹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데로 할 겁니다. 나서고 싶을땐 나서고, 숨고 싶을땐 숨고 제멋대로 살겁니다.(웃음) 뭘해도 마찬가질거니까.

지 - 현실 정치에 참여해서 뭘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은 없으십니까?
명 - 옛날에 중학교때도 했고, 국민학교때도 했죠.(웃음) 하지만 이 정부와 관련해서는 우리가 그런 생각을 안하기로 처음부터 결심했었구요. 이를테면 자기 전 시간을 투자해야되잖아요. 연예인은 공인이라고 표현하는데는 문제가 있구요. 정치인이나 교육자, 성직자는 공인이거든요. 공인은 자기 이익을 위해서 살아서는 안되고, 자기가 가진 재주와 열정을 가지고 봉사하는거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런 것에 대해서 비판하고, 얘기하고, 잘하는 것에 박수는 쳐줄 수 있으나, 직접 봉사하기에는 많이 부족합니다. 이를테면 게으른 점도 있구요. 이창동 장관도 고생 많이 했어요. 소설가, 작가 게으르기 이를데 없지 않습니까? 11시, 12시에 일어나서 담배 물고, 시나리오 구상할때는 케이블 바둑 TV 켜놓고 입벌리고 몇시간씩 있는 친군데, 장관하면서 아침 5시에 일어나서 그러고 살았어요. 그런 것들이 힘들고. 아니 제가 정치인이 되고, 뭘 해야되느냐는 얘기가 이렇게 나오는게 문제죠. 능력이 있고, 그 일을 잘해낼 수 있는 사람이 해야되는겁니다. 그러니까 그건 저하고 맞지 않아서 그런 것이구요. 두 번째 중요한 이유는 아까도 얘기한거지만, 전 지금 영화를 하고, 영화사를 해야 합니다. 그것이 제가 설정하고 있는 해야될 일들, 죽기 전에 해야할 일 10가지 이런 책도 많이 있는데, 제가 지금 해야할 일 목록이 있는 겁니다. 예전에는 구의원, 시의원은 해보고 싶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그것도 지금은 돈을 받는 직업이 되어서 문제가 있구요. 구의원, 시의원 같은 경우는 많은 분들이 참여를 하고 해야 되요. 당원도 되고, 자기가 지지하는 정당에 당원이 되서 목소리도 내고, 민주노동당원처럼 자기가 지지하는 정당을 지지하는 당원들이 많이 생겨야 되구요. 늘 강조하지만 대학교에 정당 동아리가 생기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어야 되지, 정치가 무슨 혐오스러운 괴물처럼 여겨져서는 골통 정치 분위기가 계속 남아있게 되죠.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그러네요.

지 - 왜 본인은 정치를 안하겠다고 하시면서 같이 안하겠다는 이창동 감독이나 문성근씨에 대해서는 ‘정치를 좀 했으면 좋겠다’고 하십니까?
명 - 그때 그때 다른데요. 개인적으로야 ‘너 편하고, 하고 싶은데로 살아라’ 하는 생각도 들지만, 아까도 얘기한 것처럼 참정연이나 네티즌들, 우리 지지 세력들이 서로 갈등이 있거나 할때, 문성근한테 화났던 것이 그런 점입니다. 서로가 역할 분담을 해서 개혁당이나 민주당 우린 다 그렇게 한 건데요. 문성근이가 뒤로 빠져 있으니까 아무도 그런 얘기를 해줄 사람이 없어요. 문성근, 유시민, 나, 이창동 우리가 다 이렇게 만나고 늘상 그렇게 할때도 그런 얘기가 나오거든요. 그런 것을 표현할 수도 없고 그런 거니까 개인적으로 섭섭하긴 했죠. 문성근은 정치를 안한다지만, 문성근을 모르는 친구라면 문성근 만큼 정치를 잘할 사람이 없다고도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중요하게 얘기하는 그의 家系로 보나 그리고 여권이라고 볼 수 있는 민주 세력의 모든 진영을 아우를 수 있고, 그 분들과 그 핵심과 잘 알고 깊이를 아는 그의 성향과 전력이나 가계로 보나 그렇게 생각할 수 있죠. 심각하게 얘기하면 문성근이 국회의원이 되면 당장 3선급의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또 성실하고 기획력도 좋은 친구인데, 단지 자기가 그것을 하고 싶지 않다는데 누가 강요를 합니까? 때마다 그런 것을 생각했던 적이 있었죠. 권하기도 했고, 현실 정치, 직업 정치를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얘기도 했었구요. 그 친구는 지난 정부때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상임부위원장 역할도 했어요. 굉장히 많은 영화 정책들을 열심히 만들어낸 경력이 있습니다. 지금 영화법 중에서 굉장히 중요한 것들을 앞장서서 성취해내고, 공인으로서 공직자로서 해낸 경험도 있죠. 저는 그런 면에서는 셋 중에서 제일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저도 기업체에서 열심히 일한 경력이 있긴 하지만 글쎄요. 더구나 요즘에 와서는 그런 생각이 안듭니다. ‘하면 못하겠냐?’는 생각보다는 이제 그런 것은 할 수가 없는 것이고, 누가 해도 불가능한 것이고, 내가 할 일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건 오히려 비난이나 안타까움의 소리로 들려요. ‘옛날 같은 안기부, 국정원 그런 거면 말 안듣는 사람 데려다가...’ 그런 농담은 가끔 하곤 했죠.(웃음) 그런데 시대가 달라졌기 때문에. 공직에 있다고 하는 것은 봉사하고, 자기 이익을 구하지 않아야 되는거죠. 지금 부총리 못구하지 않습니까? 이제 아마 어느 쪽에서 집권을 하든지 간에 장관이나 이런 걸 할 사람들 거의 없을 거라고 봅니다. 지금 같은 도덕성의 잣대를 국민들과 시민단체, 전 정치권이 유지를 한다고 하면요. 사회가 발전하게 될지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16.000불 시대에 5만불, 7만불 시대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이 나쁘다고 볼 수는 없으나, 서로 다른 식으로 이용하는 것이 있어서 발목을 잡는 형태는 안되야 되는데, 걱정이긴 합니다. 누가 그런 청문회를 통과하겠어요. 털고가자는 얘기를 대통령도 하신 적이 있는데요. 주소 이전을 가라로 안해본 사람이 집가진 사람 중에 누가 있는지, 다 하거든요. 한시적인 그런 것을 보고, 사회대협약이나 이런 것도 제안하고 그러시지 않았아요. 과거사 문제를 들추는 걸 가지고, 일부 국민들이 ‘짜증나고, 살기도 힘든데, 피곤하게 해’ 하시는데, 툭 털고 가자는 거죠. 고이즈미하는 얘기도 그거 아닙니까? ‘분명히 정리하고 나서 다시 동북아 건설하고, 국제 사회에서 목소리를 내려면 지난날의 과거사는 정리하고 가야지, 왜 시치미를 뚝 떼냐’는 거잖아요. 또 ‘친일을 했으면서 민족신문이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호도하느냐’ 이 얘기인데, 그게 왜 갈등을 부추기고, 과거로 돌아가자는 얘기입니까? 앞으로 가기 위해서 같이 협력을 하려면 이런 것들에 대한 것을 짚어야 되잖아요. 장관 하나 시키면서 논문을 어떻게 썼는지, 이걸 가지고 그렇게 캐면서, 그럼 그것도 캐지 말고, 자기 능력만 가지고 따져야지, 참 자기 편한대로만 잣대를 들이대요. 국민이나 정치권이나 모두 다. 깨끗한 사람 없어요. 분명히 우린 그걸 결정했어요. 노무현 대통령도 흠결이 있었다고 나오긴 했지만, 자금적으로나 뭐로나 더 깨끗한 사람이 다음 대통령이 되어야 된다는 점이 과제죠. 다음 정부 더 그래야죠. 다음 선거 더 깨끗하게 이루어져야죠. 그런데 이번에 들었습니다. 선거법을 어떤 놈들이 고쳤는지 ‘선거때 밥 한끼를 못 먹게 만들었느냐’고 유권자들이 얘기하십니다. 엄정한 논리에 의해서 만들어진 선거법이라서 투표율이 저하한건지, 정치인들이 정치를 잘못해서 투표율이 저하가 된 건지 여러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머리를 싸매고, 담당하는 정치인들이나, 공직자들이 차근차근하게 해결을 해야 됩니다. 저는 그런 것을 하기에는 능력도 좀 부족하고, 할 수도 없어요. 했다고 해 보세요. 어떤 사태가 생길지, 아시면서 그러십니까? 바다이야기에 연루되었던 사람이 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아무 관계가 없어도 그렇게 결정이 되는데요. 제가 특검 하자고 그랬죠. 상설 특검하자고도 했습니다. 될 것 같습니까? 그래서 제 명예가 회복됩니까? 안됩니다. 예전에 옷 로비 특검에서 얻어낸 것 뭐 있습니까? 우리가 알게 된건 앙드레김 본명 밖에 없어요. 그런데 특검할때마다 예산이 42억씩 들고, 그때마다 검찰은 수사권 위협을 받고, 특검 반대 논리가 그래서 있는 겁니다. 그러나 일정 부분 국민들과 사회 전체가 현 검찰의 수사 능력을 인정해줄때까지는 검찰도 불만이 있더라도 참고 상설 특검제를 해야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요즘 한나라당을 보면서 더 듭니다. 어느 당이 집권을 하든지간에요. 그걸 안하면 믿어주지를 않는데요. 바다 이야기 사건 같은 경우는 한나라당 율사 출신들으로만 구성된 특검이라도 받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야 믿어줄거 아닙니까? 누가 믿겠어요? 결과 발표해도 안믿는데요. 언론에서 호도해서 이미지 단어 몇 개로 일주일만 발라버리면 끝나버리는데요. 얘기가 안됩니다. 신뢰가 부족해요. 그래서 그렇게 대통령이 신뢰와 통합을 얘기한 것 같아요. 왜 뜬금없이 대연정인가 했는데, 과거를 털고, 신뢰와 통합에 기초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는 그런 식의 것인데, 그것이 다르게 전달된 듯한 느낌도 지금에 와서는 드네요.

지 - 바다이야기가 왜 이렇게 급성장을 했는지, 아니면 그 배경 같은 것에 대해서도 좀 알게 되셨을 것 같은데요. 여권 실세가 개입되어 있다는 얘기도 있지 않습니까?
명 - 다른 사람 얘기는 들어본 바가 없어요. 제가 주로 나오고 가끔 가다 문성근이도 끼어 있다는 얘기도 들리구요. 그런 소문만 들었어요.

지 - 노혜경 노사모 대표께서도 글을 쓰셨는데요.
명 -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발언 내용 자체는 안봤습니다.

지 - ‘명계남 전 대표와는 관계가 없다. 하지만 성인 오락실 문제는 심각한 만큼 철저히 수사해야 된다’고 했구요. 대통령께서도 ‘비리 자체와 연루되어 있지는 않지만, 성인 오락실이 이렇게 성행하게 만든 것은 이 정권의 실정인 것 같다’는 말씀까지 하셨는데요.
명 - 자유화되고 이렇게 하는 것은 당연한데, 정상적인 법 절차를 거쳐서 그 사람들이 영업하는 것도 사실이고 하지만, 이렇게 폐해가 일어나는 것을 적기에 교정하고 바라잡지 못한 것들에 대한 문제는 충분히 제기 받을 겁니다. 이 일에 관해서 검찰에서도 수사를 하시겠지만, 누구라도 조금이라도 잘못이 있으면 처벌받고, 단죄받아야 할텐데, 그런 것들을 다 모두가 받아들이고 이해를 해야 되는데, 한나라당이 이미 거기에 대해서 믿지 않겠다고 배수의 진을 치지 않았습니까? 대통령이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공했다느니 하면서. 지금 대통령이 검찰을 통제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런데 국민들은 그렇게 알아요.

지 - 등록된 성인오락실만 1만5000개, 성인PC방은 4000개가 넘는다. PC방으로 위장한 곳까지 합치면 도박장은 3만개가 넘는다고 나오던데요. 야당의 정치 공세임이 밝혀진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옛날처럼 로비나 게이트가 있는 건 아니구나. 야당의 정치공세였구나’할 수 있지만, 정작 문제는 경제가 어려워서 서민들이 불법 사행 오락에 빠지게 되었고, 이게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더 타격인 것 같은데요. 야당은 늘 경제 문제를 가지고 공세를 취하지 않았습니까? 그게 정권에 부담스럽게 작용을 할텐데요.
명 - 공세를 취하는 건 당당하게 대처해야죠. 밝힐 것 밝히고. 적극적으로 열린우리당에서도, 당직자나 지도부나 당원들도 진위가 밝혀지면 시시비비에 대해서 당당하게 나서고, 잘못한게 드러나면 잘못한 사람은 책임져야 되구요. 한나라당이 허위로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 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알리고, 해명을 해야지, 안그러면 이게 관행처럼 되어 버립니다. 스포츠처럼 되어 버려요. 재미 있어 합니다. 이건 문제입니다. 왜 이렇게 수세적으로 나가는지 모르겠어요. 네티즌이나 저까지 포함해서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넷에서 조차 왜 밀립니까? 어렵고 힘든 점이 있더라도 할건 해야죠. 대통령이나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만 해야 됩니까? 지지자들도 책임을 지고 해야된다는 생각이 요즘 더 듭니다. 상대측에서 전방위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지 - 지금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상당히 떨어졌는데요. 연이은 선거에서 참패를 했구요.
명 - 저는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아서 그런 것에 대한 분석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구요. 전방위로 포위되어 있는 현상은 있다는 생각은 듭니다. 제가 명석하게 정치 분석을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닌데요. 소통의 문제에 심한 균열이 있는 듯한 느낌은 들구요. 그 다음에 언론 탓을 하는 건 아닙니다만, 일부 언론 같은 경우는 언론이 아니라 권력의 형태로서 의도를 가지고 하고 있는데, 그것은 방법이 없는 측면이 있어요. 이렇게 포위되어 있는 형국에서 알려낼 방법이 없었던 점, 그리고 집권당이 제 역할을 못해낸 부분이 있죠. 당청이 협력해서 잘 대처해 나갔으면 좋겠어요.

지 - 노사모 초대 회장으로서 참여 정부가 가장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은 어떤 점이 있으신가요?
명 - 잘한점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 같습니다. 못한 점은 이미 언론들에게 지나칠 정도로 지적하고 있구요.(웃음) 구체적으로는 모를 정도로 선명하게 들여다보지는 못해서 앞으로 공부를 할 거지만, 그런 것에 대해서 깊이 있는 발언을 하는 것이 적합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택시 운전사 분들도 얘기하시데요. 권위주의도 없어지고, 권력을 사용해서 부정한 방법을 쓰는 행위나 이런 것들이 현격하게 개선이 된 점, 자율성이나 자율권에 대한 확대가 일반 국민들이 원하는 수준과는 다를 정도로 발전이 되서 오히려 갈등처럼 비쳐지는 점 이런 것들도 있죠. 전반적인 기조에서는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참여정부가 어떤 비난이나 당장의 오해를 감수하더라도 임기 중에 해야될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해낼 것이라고 보구요. 그냥 지켜볼 것이 아니라 지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뭉쳐서 지적을 하고, 끌어내는 역할들을 해야 됩니다. 저는 영화사 직원들에게 월급을 줘야 되는 대표니까 성실하게 해야된다는 점, 빚이 있으니까 갚아야 된다는 점, 사회적으로 나는 내 정치적 신념에 따라서 열린우리당의 당원이니까 당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되는 점, 이런 것들을 충실하게 해야지, 그것을 타이틀로만 걸고, 습관적으로 하면 영화사도 잃어버리고, 당도 당원으로서의 목소리를 낼 자격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이런 것을 집중해서 생각을 해볼 것입니다.

지 - 한국사회에서 언론이 분명히 문제가 있긴 한데요. 언론은 언론대로 ‘정권의 모든 잘못을 자기들에게 뒤집어 씌운다’고 비판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국민들이 보기에는 어느 정도는 타당한 항의 같기도 한데요.
명 - 다 뒤집어 씌운다고 생각하지는 않구요. ‘언론의 문제이긴 한데’ 라고 얘기하신 부분을 얘기하는 겁니다. 언론의 경우는 괜찮아요. 그런데 언론의 탈을 쓴 범죄 집단이 있다는 겁니다. 그 얘기지, 언론을 가지고 탓을 하고 비난을 하는 것은, ‘그렇게 하는 것이 맞느냐, 아니냐’ 하고 따져볼 필요는 있지만, 그 얘기가 아니구요. 언론이라는 그런 것을 가지고 다른 짓을 하는 걸 얘기하는거죠. 정치인이라는 것이 국민에게 봉사를 하는 직업인데, 그 직위를 위해서 개인의 이익을 착복하면 비난을 받고 짤리듯이 모든 것에 공정한 잣대가 있어야 되는데, 언론의 특수성상 언론이라는 탈을 썼다고 해서 무슨 논의와 무슨 의제를 설정하고도 숨을 수 있다면 그건 아닌거죠. 그런 차원의 얘기지, 언론의 탓을 왜 합니까? 유일하게 남은 성역 같은 것이 언론 아닙니까? 대법원장도 틈나면 사과 하는데요. 아직도 언론 권력에 대한 것은 어떻게 할 수도 없고, 강제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천천히 조금씩 풀어야 되는데요. 저는 언론 권력이라고 지칭되는 세력들이 당장 없어지거나, 정신 차릴 줄 알았는데, 안 없어지더라구요. 굉장히 강고하고, 굉장히 부지런해요. 그러니까 개혁 진보 세력들이 더 부지런해지고, 더 공부를 해야 됩니다. 예전에 치열하게 싸웠던 공과만 가지고 어깨에 힘주고 해서는 안됩니다.

지 - 정치적인 활동에 참여하신 걸 후회하신 적은 없으세요?
명 - 혼자 있을때 ‘내 인생이 어떻게 이렇게 됐지?’하고 생각할때는 있지만, 후회할 일은 없습니다. 제가 55년 살았는데, 최근 6년이 가장 가슴 떨리면서 집중해서 산건데 왜 후회를 합니까? 제일 자랑스럽죠. 애들한테도 그렇구요. 내 다음 세대에게 자랑할 일이죠. 오히려 제가 부족한 능력이 발견되고 그래서 ‘조금 더 할걸. 예전부터 이 생각을 왜 못했을까?’ 이런 부분은 있지만요. 인간적으로 따지면 그런게 많이 상충이 되는거죠. 저는 편하고, 놀고, 즐기는 걸 좋아하는데, 뒤늦게 이러니까 여러 가지 개인적으로 힘들죠. 그런데 제가 잘해야지, 어떻게 하겠습니까?

지 - 좌우명을 ‘가슴이 시키는데로 해라’라고 하셨지 않습니까? 요즘은 가슴이 어떤 일을 시키던가요?(웃음)
명 - ‘영화를 잘 만들어서 나도 돈을 좀 벌수는 없을까? 나는 로또가 되면 안될까?’ 이런 생각도 하구요.(웃음) 틈틈이 시간을 쪼개서 예전에 같이 만나서 열정을 토했던 동지들과도 끈끈히 유대를 강화하고 같이가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늦게 만난 사람들인데, 전 그렇게 만나고 나서 예전의 친구들을 거의 잊어버리다시피했어요. 물론 완전히 잊어버리지는 않았지만, 만날 시간이 없으니까 멀어지잖아요. 새롭게 만난 동지들하고, 사는 기간동안 신념도 지키고 보람도 얻어야겠지만, 즐겁고 신나게 살아야죠. 지금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 개인적인 고통을 겪은 사람이 주변에 보면 많습니다. 그건 참 안타깝죠. 서로 같이 보듬고 가고, 서로 돕고 그러면서 살아야죠. 그랬다는 것 때문에 받는 어려움이나 고통이 있다고 해서 자기가 했던 행동에 대해서 후회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한나라당이나 수구세력들이 두 번 졌다고 해서 정치한 것을 후회하고 있지 않은 것 같은데요. 더 강고해진 것 같아요.(웃음)

지 - 그 쪽은 대체로 지킬게 있는 사람들 아닌가요?(웃음) 특별한 계획이나 마지막으로 해주실 말씀은 없으신가요?
명 - 지난번에 영화, 연극 끝나고 처져 있다가 컨디션 조절하느라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그러고 있구요. 2~3년 동안은 안당하고 있던 융단 폭격을 당하고 있는데, 잘 견뎌야죠. 엊그제부터 신문, TV에 나고 나서 길거리에서 마주친 사람들의 눈빛이 개인적으로 견디기 힘들더라구요. 다 성장해버린 우리 아이들이 이 사태를 보고서 굉장히 가슴아파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이야기나 설명을 하지 않는데도 인터넷 때문에 다 알고 그러는데, 잘 견뎌냈으면 좋겠다는 정도죠. 아직도 회사 일이나 이런 걸 핑계로 가족에게는 제대로 못하는 빵점짜리 아버지인데요. 아직도 우선 순위는 회사나 일에 있어서 그걸 참아주고 있는 가족이 고맙고 그렇죠. 저를 너무 날선 놈으로 보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야당에 계신 분들도. 물론 이해는 합니다. 저쪽 대통령 후보를 지원했던 연예인을 만난 적이 있는데, 다 이해를 하죠. 얼마나 미웠겠어요. 선거운동 기간인데, 얼마나 날선 목소리를 냈겠습니까? 그래도 같은 동네 사는 사람이고, 같은 대한민국인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는거구요. 노사모는 당시에 얼마나 즐겁게 했습니까? 선거운동 방식 그거 하나만은 평가 받아야 합니다. 이번 한나라당 전당대회도 보세요. 그건 다 노사모가 처음한 겁니다. 새천년 민주당과 관련된 정당 행사, 선거운동의 패턴, 로고송, 앞에서 춤추고, 즐겁게 가까이 다가갈려고 했던 그런 문화들이 많이 바뀌어진게 있어요. 그런데 겉모습만 그렇지, 속이 덜 바뀐 부분이 있어서 그런데, 그건 다 같이 앞으로 더 노력해야죠. 그리고 영화 관련해서 좋은 시나리오나 좋은 아이디어를 늘 구하고 있으니까 다른데 주지말고 저희한테 주시고, 이걸 보시는 분들도 저희 영화사로 보내주세요. 지금 보내주시는 분들도 계세요. 좋은 투자자도 연결해주시구요. 영화 많이 봐주시구요. 한쪽으로만 너무 많이 보시지 마시구요. 호불호가 있지만, 김기덕 감독 같은 경우 안타깝지 않습니까? 논의의 논점이 이상하게 가버리는게 우리의 현실인 것 같아요.

지 - 사람들이 자신을 존중하기 시작한 건 좋은데, 어느 순간부터 지나치게 자신을 존중하기 시작한 것 같더라구요. 김기덕 감독이 좀 삐져서 괴물을 본 관객들이 기분 나쁠 수 있는 말을 했는데요. 인터넷을 보니까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오만하고 수준 낮은 인간 취급하는데, 도대체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수준낮다고 하면 수준 높은게 어떤게 있겠습니까?
명 - 좀 심하긴 한 것 같더라구요. 마지막으로 열린우리당에게 한마디 하자면 좀 자신감이 없는 것 같아요. 당당하고 의연하게 갔으면 좋겠습니다. 잘못하면 역사든 선거든 심판을 받을 것이고, 잘한건 지금 평가 못받을 수도 있겠지만, 나중에 다 평가를 받겠죠. 소신껏 일을 처리해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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