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성교육, 그것이 해결책이다

피임법 교육보다 올바른 성 가치관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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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예지(settler85)등록 2006.08.22 15:22

Yline 사이버 상담실 공개 게시판 내용 ⓒ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청소년 성상담실



위와 같은 질문들은 "성교육을 받았다면 학생들이 고민하지 않고 상담도 의뢰하지 않았을 거다"라고 윤항영(52) 인구보건복지협회 청소년사업팀장은 말한다. 그녀는 성교육이 제대로 행해지는 학교도 있으나 그렇지 않은 학교들이 많이 존재함을 안타까워했다.

"고민이 조금 해결되었어요"

지난 주말 <비타민>에서는 '아들의 성'을 방영했다. 이를 보고 자극적이나 미흡하지 않냐는 의견도 있었으나 자신이 몰랐던 부분도 바로 알고 가족과 함께 이야기 할 수 있어 좋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춘천에 살고 있는 이모씨(43)는 고등학교를 다니는 아들과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들 둘이 있다. 이씨는 "요즘 들어 자꾸 바지에 손을 넣는 초등학생 아들을 보며 걱정했다"며 "혹시 성기에 이상이 있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첫 아이를 생각하면 학교에서도 잘 알려주지 않아 내가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는 생각이 강했다"며 학교 성교육의 비현실성을 안타까워했다.

지난 7월 16일 <아들의 성> 방송에 대한 시청자 의견 ⓒ KBS



이씨는 지난 일요일 저녁 아이들과 함께 '아들의 성'을 보면서 자연스레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다고 한다. "아들 녀석도 궁금했던 부분을 알게 되서 좋다며 쑥쓰럽게 말했다"고 했다. "얘기해보니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많더라"며 "자주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학교에서도 함께 병행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인이 과외해주는 것과 형이 과외해주는 것에서 얻을 수 있는 점이 다르니 가정과 학교 동시에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밝혔다.

급한 불끄기 식의 성교육

권고사항이었던 초중고 성교육이 올해 2학기부터 10시간 이상 의무화 하도록 했다. 이번 1학기까지 학교장 재량에 따라 성교육이 행해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었던 것이다.

지방에 살고 있는 신모군(남 14)은 "올해 중학교 입학 후 성교육은 4번 정도 한 것 같다"며 "수업시간에 체육 선생님이나 양호 선생님이 비디오를 틀어주고 우리는 그냥 봤다"고 했다. 수업 시간 분위기는 어땠냐는 질문에 "선생님이 나가시면 남자애들이 여자애들을 놀리기도 하고 남자애들끼리 장난을 치기도 했다"며 또한 "숨겨두었던 만화책을 보거나 숙제를 했다"고 그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윤항영(52)씨는 성에 대한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채 실질적 성, 피임법을 가르치는 현 상황을 비판했다. "학교에서는 무슨 일이 터지면 한번씩 성교육을 한다"며 "일시적인 학교 성교육 프로그램은 성의식을 성립하기엔 짧은 시간"이라 말했다. 또한 "학생들의 성 욕구를 이제는 가둬둘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에 따라 "이제는 성에 관해 정확히 알리고 대처방안까지도 알려줘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성에 관한 정확한 인식 확립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임혜경 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활동가 또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학교 성교육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형식적인 횟수 채우기에만 머물러 있다"며 이뿐만 아니라 "왜곡된 남녀 성역할을 다루기 때문에 성의식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는다"고 목소리 높혔다.

성교육은 한걸음씩 단계를 밟아서

성교육의 논쟁이 일어나면 보통 '수위'에 관한 의견 차이다. 쉬운 예로 학생들에게 피임법을 알려줘야 되는가 말아야 되는가에 대한 의견대립을 볼 수 있다. 여기에 한 가지 간과한 점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성에 관한 인식과 가치관이 잡혀 있느냐의 문제다. 실질적인 성교육을 알려주기 전에 성

의식과 가치관을 올바르게 정립시켜주는 교육이 선행되어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청소년 성 관련 상담소, 국가 청소년 위원회 등 청소년 성교육 관계자들의 입장은 비슷했다.

국가 청소년 위원회 관계자는 "성교육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며 "단지 선행되는 교육이 없다는 부분이 문제다"라 말했다. 덧붙여 "우리나라 성교육이 같은 자리를 맴도는 것은 기반이 없기 때문이다"며 "이 기반은 건전하고 올바른 성의식에 대한 인프라 구축과 같은 거다"라고 제시했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성교육 모토를 보면 알 수 있다. '정확한 성지식을 전달한다. 성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성과 관련된 주변 환경을 이겨낸다'라는 세 가지를 제시한다. 인구보건복지협회 관계자는 "이 모토는 성교육이 단계별로 이루어짐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단계별로 이루어질 때 수용할 수 있는 내용도 깊고 알차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한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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