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을 파느니 차라리 쵸콜릿을 잡수세요!

유성호 기자의 <아십니까? 쵸콜릿 뒷맛이 쓴 이유를>에 대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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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흥재(epogue21)등록 2006.02.14 12:31

GlobalExchange에 게제된 코트디부아르에서의 아동착취 기사 ⓒ GlobalExchange



From the Hands of Slaves: Chocolate (Ivory Coast)

Scarfing down chocolate does more than widen your waistline: it also supports the use of child slavery in the cocoa industry. In the Ivory Coast, the world's leading producers of cocoa, farmers have recently faced plummeting prices due to overproduction and market deregulation. In response, some farmers have chosen to cut costs by using forced, unpaid labor.

Young men and boys from Mali, who typically contract with farmers for the season, and suddenly denied their pay once the crop is sold. Others are lured to the plantations with promises of high pay, only to become trapped there as slaves. Owners use beatings and threats of folk spells to exercise control over their slaves.

Victor, a young boy who escaped from slavery on a cocoa plantation, had never tasted chocolate. When asked what he would say to those who buy the chocolate that he helped produce, he replied: "They buy something I suffer to make. They are eating my flesh."
(출처:www.anti-slavery.org)


만일 본인 스스로 해당 사이트에서 찾아 인용한 어린이의 육성이 아니고 다른 기사에서 혹 읽은 글이라면 재인용한 해당기사의 출처를 정확히 명시해 주어야함이 기자의 윤리이자 기사작성의 불문율이다. 위의 어린이 빅터는 맨 아래 문단의 밑줄에서처럼 “나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어떤 것을 사는 짓이고, 나의 살점을 뜯어 먹는 짓”이라 말하고 있다. 쵸콜릿보다 더 얄팍한 짜깁기 기사를 팔았다면 두고두고 반성하여야 함이 마땅하다.

첫 문단의 밑줄에서는 “최근에, 농장주는 과잉생산과 시장의 규제완화 등으로 가격하락에 직면해 있고, 그 결과로 대부분의 농장주들은 강제적인 고용이나 무보수 노동으로 생산원가를 낮추는 선택을 해야만 했다”라고 아동노동의 착취에 대한 조사보고를 하고 있다. 코코아 원료가격의 하락은, 문제의 기자가 말하듯 세계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IMF:기자라면 Fund를 기금이라 정확히 해석함이 좋지 않을까)의 압력이라기보다는 과잉생산과 시장의 규제철폐가 하락의 주된 요인이라고 자신이 인용한 사이트는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문제의 기자가 정말로 쵸콜릿의 이면에 숨어있는 아동노동의 착취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자 하는 것이 기사의 주된 목적이었다면 오늘날 코코아농장에서의 아동착취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가장 힘을 쏟고 있는 국제노동권리기금(ILRF:www.laborrights.org)을 언급함이 시의적절 했을 것이다. 그곳은 세계코코아재단을 설립하여 서부아프리카 코코아농장에서의 아동착취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과 그 일환으로 공정무역에 대한 캠페인을 주도적으로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저 “쵸콜릿이 이쯤 되면 쓰게 느껴지지 않습니까.”하고 너스레를 떨며 착한 네티즌들의 감성을 유혹하기 이전에 본질에 접근하는 기사를 써야함이 옳지 않을까?

오마이뉴스는 기사로 정보를 제공하는 뉴스사이트 아니던가? 자신의 감성이나 느낌을 주장하는 기사라 해서 이리 무책임하게 기사를 편집해도 된다는 것인지? 뉴스사이트의 생명은 정보의 신뢰도일 것이다. 불안정한 내정(內政) 등으로 동원된 강제노동과 거대 다국적 자본과 그와 결탁한 대농장주들의 계속적인 착취를 등치하여 논지를 호도하고 출처 불분명한 통계와 인용 등으로 그 진정성과 신뢰도가 떨어지는 기사를 대문에 척 걸어놓는 그 무모한 배짱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작년 발렌타인데이 때의 LA Times의 기사이다.



Taking Child Slavery Out of Valentine's Day

LA Times
February 14, 2005
By Tom Harkin and Eliot L. Engel


On Valentine's Day, there will be no chocolate gifts for young Aly Diabate. "I don't know what chocolate is," said Aly, who was forced into slavery at age 11 to harvest cocoa beans in Ivory Coast. Aly's ignorance of chocolate is forgivable. Like tens of thousands of other child slaves on cocoa farms in Ivory Coast, he subsists on a diet of corn paste and bananas.



기사의 논지를 설득시키기 위하여 인용을 한다면, 위와 같이 하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물론 영어 원문의 텍스트를 우리말로 옮겨놓는 정도이면 충분할 것이다. <발렌타인데이에 어린 알리에게는 쵸콜릿 선물은 없을 것입니다. 11살부터 아이보리코스트에서 코코아 열매와 씨름하며 중노동과 강제노동에 시달린 알리는 “나는 쵸콜릿이 무엇인지 몰라요”라고 말합니다. 알리가 쵸콜릿을 모르는 것은 이해될 수 있습니다. 아이보리코스트의 코코아농장에서 일하는 수만의 다른 어린이노예들처럼, 그는 옥수수죽과 바나나로 겨우 연명하며 살았습니다.>

글은, 특히 그 글이 기사의 형태로 직조된 것이라면 무엇보다 그 주된 목적에 접근하기 위한 기자의 치열한 노력과 고민 그리고 기자적 양심을 걸 수 있는 정직한 글이어야 할 것이다. 여기저기 널려있는 소재와 주워 담은 재료 몇 가지지를 섞어 만든 부대찌개가 언제까지 맛이 있을 것이며 물리지 않을 것인가? 금방 쉰 냄새를 맡아버릴 독자들의 질타를 삼가 경계함이 기자의 도리일 것이다. 양심을 파느니 차라리 쵸콜릿을 “게걸스럽게 먹는 것( Scarfing down chocolate~)”이 사람다울 것이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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