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렐, 한국도자기에 무참히 깨지다

두 그릇 겹친 상태서 추락 결과 코렐만 산산조각

검토 완료

유성호(shyoo)등록 2005.12.08 09:30

그릇이 사진과 같이 겹친 상태에서 떨어지자 위에 있던 식기만 깨졌다. ⓒ 유성호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코렐이 산산조각 나는 것을 목격했다. 어른 키 높이도 아닌 아이의 허리높이에서 떨어진 그릇이 처참하게 깨졌다. 게다가 재미난 것은 국산인 한국도자기 제품과 겹쳐서 떨어졌는데 코렐만 깨진 것이다. 코렐이 자존심과 함께 박살난 경위는 이렇다.

어제 아이들과 저녁식사를 하는 데, 큰아이가 가장 먼저 밥그릇을 비웠다. 이날 메뉴는 볶음밥이었기 때문에 한국도자기의 앞접시(브랜드명 슈퍼 스트롱)에 밥을 담아주고 코렐에 국을 담아줬다. 비운 밥그릇과 국그릇을 식기세척대에 갖다 놓으라고 하자 큰아이는 한국도자기 위에 코렐을 겹쳐서 옮기던 중 볶음밥의 기름 때문에 미끈하던 그릇을 떨어트렸다.

겹쳐진 그릇은 장판 바닥에 떨어졌고 깨지면서 파편이 사방으로 날렸다. 순간 그릇 두개가 모두 깨졌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코렐 제품의 내구성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학부에서 무기재료를 전공한 덕에 귀동냥 한 것도 있고 광고를 통해 세뇌된 것도 한몫했다.

아이들을 피하게 하고 깨진 그릇을 치우는데 다행이도 그릇 하나가 멀쩡했다. 눈을 의심했지만 그것은 한국도자기 제품이었다. 예전부터 도자기 제품을 뒤집어 보는 습관에 따라 잽싸게 뒤집으니 슈퍼 스트롱이라고 찍혀 있다.

깨진 코렐은 일반 식기보다 파단면이 날카롭고 파편이 많았다. 파단면의 조직이 치밀한 게 육안으로도 매우 강해보였다. 파편끼리 부딪히면 쇳소리가 날 정도다. 세라믹제품은 연성이 부족해 깨지는 단점이 있지만 사실 철보다 경도가 높다.

우연치 않게 코렐과 슈퍼 스트롱의 비교실험이 됐다. 코렐은 미국의 소재회사인 코닝사 연구팀이 개발한 디너웨어의 브랜드명이다. 세계 최고의 유리기술을 보유한 코닝사에는 내방객이 오면 코렐을 집어던져 볼 수 있도록 하는 실험실이 있다는 소리를 교수님께 들은 기억이 있다. 그곳에 목표지점에 있는 나무판이 움푹 파일 정도지만 그릇은 깨지지 않더라는 설명과 함께.

그래서 코렐이라고 하면 마음먹고 집어 던지지 않는 이상 일상생활에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월드키친도 이에 대한 자신감으로 코렐이 정상적인 사용 중 파손될 경우는 3년간(우리나라에서는 1년) 무상보증교환을 하고 있다. 정상적인 사용이란 '음식을 준비하고 서빙하고 식사 후 세척하는 경우'를 말한다.

깨진 제품은 지난 5월에 구입했으니 무상보증을 받을 수 있지만 이번 경우가 과연 정상적인 사용 범주에 들어갈지는 회의적이다. 또 한국도자기와 '맞짱'에서 깨진 소식이 만천하에 공개되는 등 자존심이 상했으니 무상교환은 기대하기 어려울 듯하다. 이 와중에 슈퍼 스트롱이 기특하다는 생각이 야릇하게 든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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