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의 모든 것(5-2) 황우석의 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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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성(nirvanaw)등록 2005.12.01 09:24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줄기세포 연구에 관련된 모든 것을 소개합니다. 이 내용은 도서출판 데모스가 최근 펴낸 <한국의 논제 20>의 수록내용입니다. 워낙 뜨거운 이슈가 되고있어 필자가 쓴 해당 원고의 저작권을 해제하고 여기에 전재합니다. 줄기세포 논쟁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작은 도움이되었으면 합니다.)


3. 황우석 팀의 1차 성과 : 세계 최초의 배아복제 성공

서울대 수의대 황우석 교수와 서울대 의대 문신용 교수팀은 사람 체세포와 난자를 이용해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세계 최초의 치료용 복제기술인 이들의 연구 성과는 미국의 세계적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의 2004년 2월 12일자 인터넷 속보를 통해 공개됐다.



● 사람 난자와 체세포를 이용한 최초의 성공사례

▷ 연구진은 여성으로부터 난자를 채취한 후 난자의 핵을 제거하고, 다른 사람의 세포에서 얻은 핵을 주입했다. 이 방법은 영국에서 ‘돌리’를 복제한 것과 동일한 체세포 핵이식기술이다.

▷ 연구진은 이렇게 만든 복제배아에 각종 물질을 처리, 줄기세포로 배양했다. 줄기세포는 인체 2백56개 장기로 분화될 수 있어 각종 난치병 치료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능세포’이다.

▷ 동물 난자를 이용해 체세포를 복제한 적은 있었으나 사람 난자를 이용해 체세포를 복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기존에 만들어진 대부분의 줄기세포는 인공수정과정에서 남은 배아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렇게 만든 배아줄기세포는 수정란을 제공한 사람의 유전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환자에게 사용할 때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 나온 방법을 이용하면 줄기세포가 필요한 환자 자신의 세포핵을 복제하기 때문에 거부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

▷ 연구진은 병원 자체 임상관리위원회의 승인과 16명의 난자공여자의 동의를 얻어 한양대병원 등에서 건강한 난자 2백42개를 추출했다. 여기서 핵을 제거한 뒤 자원자의 체세포 핵을 이식해 창출한 배아로부터 줄기세포를 얻었다. 그 다음 줄기세포로부터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 연구진이 성공한 치료용 복제는 체세포 핵치환기술을 이용한 것. 환자 자신의 체세포를 기증된 탈핵난자에 주입해 → 배아줄기세포를 채취하고 → 원하는 세포나 조직으로 배양한 뒤 → 환자의 몸에 재이식하는 기술이다.



● 이식 거부반응 해결이 큰 의미

▷ 황우석 팀의 연구성과는 난치병 치료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한 과학적 대사건으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동물의 난자에 사람의 체세포를 이식하는 방법으로 배아를 복제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든 적은 수차례 있었다. 하지만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이로써 생명공학계의 난제이던 줄기세포 이식때의 거부반응을 동시에 해결하는 기틀이 마련됐다.

▷ '난치병 치료의 열쇠'로 불리우는 줄기세포는 뼈와 혈액 신경 등 2백60여개의 장기로 발전하는 만능세포이다. 치료용 줄기세포를 얻는 방법으로는 크게 다음의 4가지가 있다.

1) 정자와 난자가 수정된 일반 배아를 사용하는 방법
2) 불임시술 때 사용하려다 폐기처분된 냉동 잔여 배아를 녹여 이용하는 방법
3) 인간의 체세포 핵을 동물 난자에 이식하는 이종(異種)간 핵이식기술
4) 인간 난자에 인간의 체세포 핵을 이식하는 동종(同種)간 핵이식기술

▷ 이중 일반 배아나 냉동 잔여 배아에서 얻은 줄기세포는 환자에 이식하면 면역거부반응이 생기는 것이 단점이었다. 또 이종간 핵이식에 의한 배아줄기세포의 경우 동물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가 제거되지 않는 까닭에 바이러스 전염 등의 우려가 제기돼왔다. 때문에 연구진은 동종간 핵이식기술을 염두에 두고 연구에 주력해왔다. 면역거부반응을 극복해야만 치료에 활용할 수 있고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 난치병 치료에 새 장 열어

▷ 연구진은 복제배아줄기세포를 임상치료에 적용할 경우 파킨슨병 뇌졸중 치매 등 뇌신경 질환, 뇌척수손상 관절염 등 운동장애, 당뇨병과 췌장질환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이번 성과는 치료용 배아줄기세포의 가능성을 열었지만 수많은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분화배양기술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 한편 '사이언스지'는 이번 연구가 상용화할 경우 연 5백억 달러(약 60조 원) 이상의 의료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 극복해야 할 과제

▷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치료용 줄기세포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인간 난자가 필요한데 사람의 난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정상 여성의 경우 1개월에 1인당 10∼15개의 미수정 난자가 배출된다. 건강한 난자 채취를 위해서는 본인의 동의도 거쳐야 한다.

▷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하기 위한 조건을 맞추는 것 역시 만만치 않다. 이는 연구팀이 2백42개의 난자에서 30개의 배반포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배아줄기세포는 1개를 확보하는 데 그친 것에서 알 수 있다.



● 생명윤리 논쟁 촉발

▷ 이번 연구에서도 윤리적 문제가 대두된다. 일단 사람의 난자가 복제를 위해 파기돼야 하기 때문이다.

▷ 난자를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연구목적으로 난자가 사고 팔리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 종교계에서는 수정란과 마찬가지로 난자도 생명으로 간주하고 있다. 종교계의 시각으로 보면 생명을 사고 팔고, 파괴하는 것이 된다.

▷ 이 기술이 인간복제과정에 이용될 소지도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배아가 체외에서 배양됐지만 이를 자궁에 착상시키면 복제인간이 태어나게 된다. 일부 과학자가 동물 난자를 이용해서 사람 체세포를 복제한 이유는 사람의 난자를 대용할 수 있고, 개체(사람)로 자라지 않으므로 복제인간이 태어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 이런 생명윤리 논쟁 때문에 각국은 엄격하게 연구를 통제하고 있다. 한국은 체세포 배아복제가 연구용에 한해 극히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미국은 2001년 하원에서 치료목적의 배아복제 연구마저도 전면 중단시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유럽의회도 2003년 생식용은 물론 치료용 인간배아 복제까지 모두 금지, 배아 파기에 대한 윤리문제를 방지하고 있다.



● 인간배아 복제란

▷ 인간의 정자와 난자의 수정을 통하지 않고 인공적으로 수정란을 분할하거나 혈액 살점 등에 들어 있는 체세포만을 이용해 복제해낸 배아를 말한다. 즉, 수정란 분할이나 체세포의 핵이식기술 등에 의해 탄생한 배아이다,

▷ 이 기술을 이용하면 체세포만으로도 자신과 닮은 개체를 만들어낼 수 있어 결국 복제인간의 탄생도 가능하게 된다.

▷ 전세계적으로 몇몇의 동물복제가 성공한 사례는 있었지만 인간 복제 배아는 연구단계에만 머물러 있었다. 황우석 교수팀의 개가가 세계 최초의 인간 배아 복제 성공사례인 것이다. 이 때문에 생명윤리 논쟁을 본격적으로 불붙이는 계기가 되었다.

▷ 복제동물은 1997년 영국 로슬린연구소가 다 자란 양의 체세포를 복제해 탄생시킨 '돌리'가 처음이며, 이후 영국 미국 일본 뉴질랜드에서도 성공했다. 황우석 교수팀의 '영롱이'는 국내 최초이다.


● 줄기세포 연구 플로우

▷ 1단계 : 난자를 직접 수정하거나 냉동수정란 체세포 핵이식(복제) 등을 통해 수정란 확보
▷ 2단계 : 수정 후 5일이 되면 수정란은 지름 0.1~0.2mm크기 배아(세포덩어리)가 됨
▷ 3단계 : 수정 후 6일째 신체 각 기관으로 분화하기 직전의 줄기세포가 형성됨
▷ 4단계 : 줄기세포를 분리해 배양함
▷ 5단계 : 심근세포 뇌세포 췌장세포 피부세포 등으로 자라면 환자에 이식 (당뇨 알츠하이머 심장질환 파킨슨병 간염 백혈병 골다공증 화상 등에 치료)



4. 황우석 팀의 2차 성과 : 난치병 치료 가능성 제시

황우석 교수팀은 1년여 만인 2005년 5월 20일 다시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 해 전에는 정상인의 체세포를 복제해 줄기세포를 만들어냈지만 이번에는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를 이용해 줄기세포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 연구성과로 남녀노소 누구나 자신의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게 돼 난치병 치료를 위한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


●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 복제해 줄기세포 생성

▷ 황교수팀은 18명의 여성에게서 기증받은 난자 1백85개로 31개의 배반포로 배아를 복제하고 여기서 11개의 복제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성공한 배아줄기세포 11개는 남성과 사춘기 전 여성, 폐경기 이후 여성 등 모두 11명 환자(남성 8명, 여성 3명)의 체세포를 이용한 것이다. 환자 가운데는 선천성면역결핍증과 소아당뇨병이 각 1명, 척수질환자가 9명이었다.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한 연구 참가자의 나이는 2~56세로 다양했다.

▷ 이번 연구에서 주목받고 있는 중증 난치성 환자의 배아줄기세포 3개는 환자 자신의 체세포를 이용한 것. 이들은 현재 선천성면역결핍증(CGH 남 2명)과 소아당뇨병(JD 여 6명) 척수질환(SCI 여 33명)을 각각 앓고 있다.

▷ 2004년의 경우는 건강한 여성의 난자와 체세포를 이용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기 때문에 실제 질환 치료와는 거리가 있었다. 이번에는 실제 환자에게 적용이 가능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질병치료에 한발 다가선 것이다.
2살짜리 선천성면역결핍증 남자 환자와 6세 소아당뇨병 여자 환자는 다른 사람의 난자가 제공됐고 척수질환을 앓고 있는 33세 여성은 100% 환자 자신의 체세포와 난자를 이용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

▷ 연구팀은 이번에도 2004년과 마찬가지로 연구 참가자의 체세포에서 핵을 빼낸 뒤 이를 핵이 제거된 난자에 주입하는 방법으로 배아를 복제한 뒤 줄기세포를 만들었다. 연구팀의 배아줄기세포 확립 성공률은 2004년 2월 배아줄기세포 배양 성공을 발표할 당시의 0.4%(2백42개 난자 중 1개 성공)에서 약 6%로 15배 이상 높아졌다. 기증된 난자를 이용한 배아줄기세포 배양실험은 한양대병원과 서울대 수의대 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의 심의를 거쳤다.



● 난치병 치료에 한 걸음 접근

▷ 이번 연구성과는 남성의 체세포와 여성의 난자를 이용한 이성간 배아줄기세포 배양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동일 여성에게서 만든 배아줄기세포 기술은 치료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이성간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해야만 질병치료에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

▷ 황교수는 "이번에 확립된 세포는 염색체 검사상 정상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다잠재성 세포임을 증명했다"면서 "이 줄기세포는 피부와 각막 근육 뼈 위장관 호흡기 등으로 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가 곧바로 임상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황교수는 앞으로 면역거부반응 해결과 환자와 복제배아줄기세포의 생물학적 특성규명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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