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 100주년!’ 민주와 통일, 인권의 시대적 가치에 귀기울이며 시민사회의 박수 받는 동국대를 기대한다.

강정구 교수에 대한 사회적 여론몰이 이면의 학문의 자유탄압에 동국대가 주목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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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철(leeseyha00)등록 2005.10.18 15:47
‘강정구 교수 사건’ 해결을 위한 동국대 학생대책위원회
이동철(문과대 독일학 4)

한편의 소극(笑劇)과 같은 정치공방

“ 화해협력과 통일의 시대에 이미 사망선고를 받은 국가보안법으로 또 다시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시도 자체가 충분히 시대착오적임에도 불구하고, 법무장관과 검찰은 역사에 길이 남을 사법당국의 반역사적 행동을 부끄러워하기는 커녕 강정구 교수에 대한 수사형식을 둘러싸고 서로 으르렁대기 바쁘다. ” -‘국가보안법과 강정구 필화사건’ 학술5개 단체 토론회 결의문 中

남북 화해의 시대적 분위기를 역행하며 통일사회과학자의 학문적 입장을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하겠다는 강정구 교수에 대한 법무장관의 불구속 수사지휘와 그에 반발한 검찰총장의 사퇴까지 숨가쁘게 전개된 지난 몇 일간의 정치공방을 학문의 자유를 지키고자 하는 학자들은 21세기에 어울리지 않는 한편의 소극(笑劇)과 같다고 씁쓸해 하였다.

국가보안법이 낳은 이 코메디에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동국대학교.

한 학자의 연구성과를 자기들의 정치적 이해를 위해 사문화된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하겠다는 이 코메디가 시작된 이래, 동국대는 줄곧 학문의 자유가 난도질 당하는 상황 앞에서 입을 닫았다. 채용의 기득권으로 학생들에게 ‘시장보안법’을 강요했던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앞에서는 입도 뻥끗하지 않더니 강정구 교수문제가 발단이 되어 법무장관의 수사지휘에 반발 검찰총장이 사퇴하는 등 정치공방으로 비화되자 10월 17일 강교수 사건에 대한 학교 측의 입장을 표명했다. 총장님 이하 교무위원들이 나서서 ‘강교수와 동국대를 한 부류로 몰지 말아달라!’며 애절하게 당부하는 모습과 동시에 사법처리 여부를 지켜보며 강교수에 대한 징계여부를 고민하겠다는 것이었다. 학교 측의 입장은 필자가 보기에 보수세력의 국가보안법을 들이댄 색깔몰이와 이념공세로 판이 커진 강정구 교수 필화 사건의 본질을 비껴가도 한참 비껴간 듯 하다. 다가오는 동국 100주년을 시작으로 명색이 과거 3대 사학의 찬란한 영광을 재현해 내겠다는 동국대가 대학의 가장 기본적 존재 가치인 학문의 자유를 스스로 포기하고 구시대적 반북냉전의 이념적 근거인 국가보안법 앞에 학문 검열을 통해 보수세력의 구미에 맞는 학문만을 용인하라는 유/무언의 압력앞에 학생들의 취업을 핑계 삼으며 굴복한 것이다.

사회적 여론몰이 이면의 진실을 가려내기 위한 논쟁의 본질을 벗어나 안정을 희구하는 보신주의 .

이상한 일이다. 동국비젼 선포식이다 뭐다 떠들썩 하게 다가오는 100주년을 홍보해도 관심한번 없던 보수매체가 ‘동국대가 강정구 교수 때문에 100주년을 앞두고 내홍’이란다.

물론 보도 이면에는 자기매체의 반북냉전의 정치적 이념을 관철시키기 위해 강교수 구속이라는 음흉함을 숨기고 있기에 굉장히 꼴불견이다. 물론 기업이 요구하는 유능한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대세인 요즘의 대학 현실에서 충분히 총장님 이하 동국대 교무위원들의 고민을 헤아릴 수 있지만, 하지만 한 가지 묻고 싶다. 동국대 총장님 이하 교무위원들은 강교수의 학문적 입장과 관련해 전체 동국대생들이 친북반미 사상이라고 매도되는 사회적 여론 이면의 진실에 대해 귀기울였는가? 보수언론과 보수 정치권이 한몸으로 남북화해시대 왜소해진 정치적 기득권을 위해 강정구 죽이기를 감행할때, 학자적 양심을 지켜주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었는가? 폭력적 여론몰이 이면의 진실에 누구보다 먼저 다가가야 할 동국대 당국이 논쟁의 본질을 잠시 비껴나 보수여론에 순응하려는 것은 보신주의적 발상이다. 적어도 필자가 기억하기로는 만해의 항일정신에서 시작된 동국대 100년의 역사는 2번이나 폐교 당할지언정 항일독립을 위해 대학본연의 가치를 꺾지는 않겠다는 의기(義氣)있는 시간이었다.

민주와 통일, 인권의 시대적 가치에 귀기울이며 시민사회의 박수 받는 동국대를 기대한다.

동국대가 국가보안법에 자기검열 하는 반북냉전 이데올로기의 용비어천가를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보수매체와 수구정치권에 맞서 동국인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길 기대한다. 동국대가 분식회계와 노조탄압등 자격없는 재벌대표기관의 협박에 우리 학생들 일자리를 주십사하기 이전에 당당히 대처했으면 좋겠다. 학문적 성과를 고려하지 않고 재벌에게 수여한 박사학위로 학생들을 비롯하여 시민사회의 지탄을 받았던 고려대의 안타까움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지금이라도 100주년이라는 역사가 만들어준 동국대의 가치를 당당히 발휘하며 탄압받는 한 학자의 반북냉전 색깔몰이 이면의 민주와 통일, 인권의 시대적 가치에 귀기울이는 시민사회의 박수 받는 동국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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