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의 섬에 우뚝선 하얀 등대와 파스텔톤의 바다, 소매물도

적막한 바닷가와 강태공의 사색이 그만인 평화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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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건(passgo)등록 2005.10.05 15:13

소매물도 등대섬의 하얀 등대 ⓒ 박상건


특히 해풍을 맞으며 사는 등대 아래 흔들리며 사는 작은 생명의 잔디는 여타 잔디들의 생명력이며 감촉과 다르다. 잔디 사이에는 여러 야생화가 어울려 피어 자연의 위대함을 한층 뽐내며 색색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잔디는 땅 위로 줄기를 이어가며 섬 곳곳에 뿌리를 내린다. 그렇게 섬 등성이 덮고 능선 넘어가는 잔디들의 행렬을 따라가면 기암괴석의 절벽이다.

푸른 꿈을 그렇게 깔아가면서 총총걸음으로 걷던 잔디의 뒤안길에서 바라보면서 이 평야에서 오래 앉아 있어서는 아니 될 일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잔디에게도 생명이 있고 꿈이 있을 터이니 말이다. 잔디는 햇살을 먹고 자란다. 그늘 아래서는 절대 살지 않는 것이 잔디이다.

웃음을 머금고 늘 밀려오는 파도를 바라보면서 꿈을 키웠을 잔디. 작지만 그런 기쁨에 큰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잔디의 삶을 깨달아본다. 우리도 저 작고 푸른 잔디처럼 늘 푸른 해원을 마주보며 천천히 무심하게 살아가야 할 일이다. 그런저런 생각의 갈피를 파도에 접었다가 펴면서 오르는 사이에 어느새 하얀 등대가 성큼 다가섰다.

정기여객선이 없어 스치러폴을 묶어 배를 만들어 오고가는 외딴 섬 어민의 모습 ⓒ 박상건


소매물도 등대는 동화책에서 그려진 그런 푸른 배경 위에 하얗게 솟아 있다. 등대가 응시하는 바다역시 하얀 물보라가 쉴 새 없이 철썩이다가 환희로 부서진다. 이따금 목선들이 포말을 갈아 돌리며 만선의 하루를 보듬고 섬 마을로 돌아가고 있다.

그렇게 바다 위에 솟은 섬 소매물도는 너무나 환상적인 자연경관과 함께하고 있다. 그런 탓에 과자회사 CF와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도 자주 등장했던 곳. 그러나 진정한 아름다움은 가꾸지 않아도 그대로 연출될 수 있을 터. 소매물도는 그 자체로 아름다운 섬이다. 자연의 파노라마가 알아서 펼쳐지고 해가 지면 스스로 감겨 도는 필름처럼 천혜의 풍광을 갖고 있다.


한산도에서 점점이 작은 섬을 비집고 당도한 소매물도

소매물도 등대는 가는 길부터 그 자체로 시적이고 한 폭의 그림이다. 한산도에서 너무나 아름다운 일몰을 구경했다. 충무공이 한 시를 읊조렸던 월아동산에서였다. 그렇게 점점이 아름다운 섬 사이를 비집고 소매물도로 향했다. 소매물도는 새끼섬과 어미섬, 두 개의 작은 섬이 한 섬을 이루고 있다. 등대섬은 어미섬에서 산을 넘어 30분가량 걸어서 가기도 하고 밀물 때 배를 타고 가기도 한다. 썰물 때면 하루에 두 차례씩 물길이 열린다.

등대섬은 약 70m에 이르는 열목개라 부르는 조약돌 해변을 지난다. 밀물 때는 해수욕하기도 좋다. 고즈넉한 해변이다. 초등학생 아들 녀석과 이곳에서 낚시를 하는데 낚시 바늘을 물속에 던지자마자 입질의 전율이 이어졌다.

소매물도 등대섬으로 가는 푸른 구릉지대 ⓒ 박상건



소매물도 등대는 동화책에서 그려진 그런 푸른 배경 위에 하얗게 솟아 있다. 등대가 응시하는 바다역시 하얀 물보라가 쉴 새 없이 철썩이다가 환희로 부서진다. 이따금 목선들이 포말을 갈아 돌리며 만선의 하루를 보듬고 섬 마을로 돌아가고 있다.

그렇게 바다 위에 솟은 섬 소매물도는 너무나 환상적인 자연경관과 함께하고 있다. 그런 탓에 과자회사 CF와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도 자주 등장했던 곳. 그러나 진정한 아름다움은 가꾸지 않아도 그대로 연출될 수 있을 터. 소매물도는 그 자체로 아름다운 섬이다. 자연의 파노라마가 알아서 펼쳐지고 해가 지면 스스로 감겨 도는 필름처럼 천혜의 풍광을 갖고 있다.


한산도에서 점점이 작은 섬을 비집고 당도한 소매물도

소매물도 등대는 가는 길부터 그 자체로 시적이고 한 폭의 그림이다. 한산도에서 너무나 아름다운 일몰을 구경했다. 충무공이 한 시를 읊조렸던 월아동산에서였다. 그렇게 점점이 아름다운 섬 사이를 비집고 소매물도로 향했다. 소매물도는 새끼섬과 어미섬, 두 개의 작은 섬이 한 섬을 이루고 있다. 등대섬은 어미섬에서 산을 넘어 30분가량 걸어서 가기도 하고 밀물 때 배를 타고 가기도 한다. 썰물 때면 하루에 두 차례씩 물길이 열린다.

소매물도 등대 아래 해안 절경 ⓒ 박상건


소매물도 몽돌해변에는 쥐노래미와 볼락이 잘 잡혀 강태공들이 자주 찾는다 ⓒ 박상건


등대섬은 약 70m에 이르는 열목개라 부르는 조약돌 해변을 지난다. 밀물 때는 해수욕하기도 좋다. 고즈넉한 해변이다. 초등학생 아들 녀석과 이곳에서 낚시를 하는데 낚시 바늘을 물속에 던지자마자 입질의 전율이 이어졌다.

그렇게 깎아지른 절벽 위에 보무도 당당히 소매물도 등대가 서 있다. 그 등대 아래 가없이 넓게 펼쳐진 푸른 해원을 마주하면 누구든 가슴이 훤히 터지지 않을 수 없다. 오고가는 작은 어선이며 유람선 그리고 외항선이 물길을 내며 아스라이 사라져 가고 있는 풍경이라니….

등대섬은 먼 바다에서 바라보면 조각가가 끌질해 놓은 듯 깎아지른 바위 형상이다. 참 이채롭다. 이 등대섬에는 해국 들국화 물매화 등 각종 희귀식물과 야생화가 피어있다. 그래서 야생화 박사 김태정 선생도 이 섬을 자주 오는데, 한번은 이 섬 앞에서 거센 풍랑을 만나 7시간과 풍랑과 싸워 녹초가 됐다면서 이래저래 소매물도는 잊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소매믈도로 가는 여객선이 출발하는 한산도의 적막한 바다 풍경 ⓒ 박상건



32마일 먼 해상의 작은 섬과 뱃길을 밝히는 등대 빛

야생화와 관련된 이야기가 또 있는데 진시황제가 불로초를 구하려 사신을 이 섬으로 보냈는데 그 사신이 등대섬 벼랑에 글씨를 새겨놓고 가 이 굴을 ‘글씽이굴’이라고 부르고 있다. 검푸르거나 짓 푸른 바다의 물결, 그 물결을 가슴에 받으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신비의 세계를 꿈꾸는 소매물도 기암괴석들. 그 돌들은 흡사 부처가 사색하는 모양새이다.

그렇게 번잡하지 않으면서 천연의 섬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섬 소매물도. 해안선은 억겁의 세월 동안 밀려오는 파도에 씻긴 해식애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 바위가 용바위, 처바위, 촛대바위, 병풍바위, 용굴 등이다. 등대 옆구리쯤에 세 개 산봉우리가 있는데 높이 15m의 바위 사이를 작은 배들이 드나든다. 마치 해금강 신비의 바위 속을 유람선 타고 드나들 듯 이곳 해안선과 이상야릇한 바위 등을 구경할 수 있다. 그 사이에서 만날 수 있는 아치형 동굴이 바로 글씽이 굴이다.

소매물도 등대는 1917년 8월에 최초로 불을 밝혔다. 당시 무인등대로 와사등 불빛이었다. 13초마다 한번씩 빛을 발사하는 데 그 불빛이 가 닿는 거리는 무려 32마일. 안개가 끼거나 비바람이 칠 때는 공기압축기(에어싸이렌)를 통해 소리로 바다에 신호등 역할을 대신한다. 그 소리가 가 닿는 거리는 6마일. 현재 이곳에는 등대장을 포함한 세 명의 등대원이 이름모를 항해자들의 눈과 귀가 되어주고 있다.

정기여객선이 오고가는 통영 선창의 모습 ⓒ 박상건


소매물도 남쪽으로 16㎞쯤 바다에 떠 있는 섬이 갈매기섬이다. 일명 홍도라고 부른다. 이 섬의 해안 절경도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데 특히 천연기념물 괭이 갈매기 서식지이다. 동해나 울릉도 해변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하얀 갈매기 똥의 진풍경을 이곳에서 구경할 수 있다.

소매물도의 어미섬이 대매물도인 셈. 대매물도는 소매물도 약 세배 크기이다. 어느 섬에나 위용을 자랑하는 장군봉이 있듯 이곳에도 그리 높지 않은 장군봉과 망태봉이 있다. 이 봉우리가 마을 사람들 영육의 바람막이를 하며 함께 숨쉬고 있다.

이 섬에는 아열대 식물과 풍란의 자생지가 있고 250여 미터 정상에서 내려다 본 다도해 풍경도 장관이다. 어유도 가왕도 대덕도 소덕도 소지도 국도 삼여도 굴비도 등여도 등이 점점이 이어지고 날씨가 좋은 날 멀리 대마도가 바라다 보인다.

정기여객선이 없어 스치러폴을 묶어 배를 만들어 오고가는 외딴 섬 어민의 모습 ⓒ 박상건


이곳 마을사람들은 자투리땅에서 쌀과 고구마 양파 마늘 등을 생산하며 농사도 겸하고 있다. 젊은 농군들은 다 떠나고 연로한 분들이 많이 살아 민박할 때 잠만 자는 여행객을 선호하는 게 단점이다.

한적하고 고요한 섬이지만 연로한 섬 주민들로 이루어진 탓에 민박 등이 불편하다. 따라서 소매물도는 오래 머물기에는 부적합하다. 숙소는 충무나 통영 시내 리조트를 잡고 한나절 정도 매물도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편이 좋다. 숙박을 할 경우는 먹거리를 미리 준비해 가야하고 전문 민박집이 있긴 하지만 방이 적어 성수기에는 동나기 일쑤이다. 굳이 숙박을 원한다면 반드시 문의 후 떠나야 한다.


● 미니상식/ 섬 여행 전 체크 포인트

섬으로 여행을 떠날 때는 일기예보를 통해 해상 기상 상태를 체크하고 반드시 여객선 운행 시간표를 알아두자. 휴가철에는 반드시 예약해두는 것이 좋다. 성수기에 비해 비수기 때는 여객선 운항 횟수가 대폭 줄어든다는 점도 숙지하자.

휴가철에는 여객터미널에 도착해도 당일 섬으로 떠나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여행사의 단체관광객 때문이다. 따라서 전화로 예약 가능성 여부를 확인하고 여객선 증편 여부도 미리 따져보는 것이 좋다. 여객선 예약은 7일전부터 해당 여객선 회사에서 받는다.

뱃길은 비가 오는 것은 상관없으나 폭풍주의보나 태풍주의보가 내리면 대책이 없다. 해양경찰청에서 출항을 허가해주지 않는다. 주의보가 발령되지 않았더라도 먼 바다는 해상에는 국지적으로 큰 바람에 따라 높은 파도가 일어 출항이 취소될 수도 있다.

섬에는 먹거리와 의약품을 팔지 않는 곳이 많다. 따라서 간식, 옷 여벌, 모기약, 물파스, 두통약, 밴드 등은 반드시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섬에 여객선이 당도한다 해도 작은 목선들이 섬 주변을 운항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섬에 갇혀 있을 때를 미리 예상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물론 섬에 갇히는 일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핸드폰 충전기, 라면 등 비상식량, 수첩, 비상 연락망을 갖고 있다면 금상첨화. 읽을만한 몇 권의 책을 가지고 가자. 섬은 독서와 사색의 공간으로 그만이다.

날 좋은 날 해변으로 나갈 수 있도록 낚시도구, 조개나 게를 잡을 수 있는 호미, 맛소금, 면장갑 등도 준비해가자. 필름여분을 준비하고 섬 안에서 오고가는 마을버스나 교통, 통신수단을 미리 체크해 보자. 인근 섬으로 연계 관광할 경우 해당 섬의 교통과 기상도 수시 체크해 두는 것이 안전하고 즐거운 섬 기행의 지름길이다.


● 소매물도 등대 가는 길

○ 고속버스
- 강남터미널=>통영(6시간 소요/2시간 간격 운행. 심야버스도 운행)
○ 직행버스
- 대전=>통영(4시간 소요/2~3시간 간격)
- 부산=>통영(1시간 50분소요/20분 간격)
- 마산=>통영(1시간 소요/10분 간격)
- 진주=>통영(1시간 10분소요/15분 간격)
○ 승용차
- 서울=>경부고속도로=>서대구=>구마고속도로=>마산=>고성=>통영=>매물도
- 대전=>대진고속도로=>남해고속도로=>사천=>고성=>통영
○ 비행기
- 김포공항=>사천공항=>통영행 리무진
○ 기차
- 서울역=>진주(새마을-5시간 40분소요. 1회 운행/무궁화-6시간 25분소요. 4회 운행)
- 서울역=>마산(새마을-4시간 30분소요. 2회 운행/무궁화-5시간 소요. 5회 운행)
○ 여객선
- 통영=>매물도(1시간 30분소요/통영여객선터미널 055-645-3329)
○ 민박(하얀산장 055-642-3515)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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