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은 대형할인점 춘추전국시대

초대형만 5개, 동네 가게와 공존하는 길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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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충현(gsky22)등록 2005.08.31 10:35
안산에 대형할인점 전성시대가 열린다. 현재 안산에는 이마트, 까루프, 2001아울렛, 홈플러스 등 4개 매장이 성업중인데 9월에 롯데마트가 개점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농협 하나로마트와 진로마트 등 준대형 할인점들도 여러 곳 영업중에 있다. 이른바 안산은 대형할인점 춘추전국 시대의 중원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안산의 인구는 약 65여 만명. 2단계 도시개발사업인 고잔신도시가 최종 완성되면 90여만 명에 이를 예정이다. 최근 대형할인점들이 인구 15만명 규모의 지방도시 선점 경쟁을 하는 것을 보면 안산에 5개 매장이 군립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한 업체가 15~20만명 소비자군을 형성하면 되기 때문이다. 마케팅에 따라서는 그 이상의 소비자도 독식할 수 있다.

문제는 소형 슈퍼마켓이다. 동네 가게들은 약육강식 논리 속에서도 동정 여론을 업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영 딴판이다. 일단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과 편리한 이용, 카드사용 가능, 소비자의 권리적인 면에서 대형매장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동네의 소형 매장이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작용한다.

시장의 자유경쟁 논리를 따지는 소비자들도 있다. 골리앗에 맞서 싸우려면 소형매장들도 경쟁력을 갖추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소비자에게 맞는 매장으로 변신하면 동네 주민이 왜 굳이 가까운 가게를 마다하겠냐는 것이다.

결국 다양한 활로를 찾아 생존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여러 가게가 공동으로 e-마케팅을 펼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공동 구매와 판매, 배달도 주문 사항이다. 상품의 차별화, 전문화 역시 마찬가지다. 틈새시장 공략이 여전히 유효한 생존 전략의 하나임을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틈새전략은 틈이 있어야 의미가 있다. 대형할인점은 거대 경쟁 속에서 생기는 작은 틈들을 동네 가게에 열어 놓아야 한다. 그에 그치지 않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동네 점포 지원도 해야 하며, 그것이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소비자는 대형매장에서 경제적 가치는 획득하지만 정이 오가는 구멍가게처럼 정신적 가치는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역주민에게 인심도 얻는 대형할인점이 안산에 생길 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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