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에게는 실질적인 성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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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석(welcomeb)등록 2005.07.06 15:10
최근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나 법령이 강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폭력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10대 청소년들에 의해 자행되는 성폭력 사건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고, 나아가 여고생들의 낙태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고 하니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그렇다면 성폭력에 대한 강력한 제도와 법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성(性)폭력 문제가 청소년 연령층에서 계속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성교육 부재가 이러한 문제를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일부 언론을 통해서 종종 보도되고 있듯이, 우리나라에서 실시되고 있는 성교육은 선진국에 비해 그 수준이 초라하기 짝이 없다. 필자 역시 초등학교 때부터 여러 차례의 성교육을 받아 왔지만, 그 내용은 성교육이기 보다는 가부장제를 중심으로 하는 여성의 ‘순결의식의 고취’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성교육을 한다더니 웬 ‘순결캔디’라는 사탕을 나눠주면서 순결선서를 강요하고, 남성과 여성의 신체구조를 단순 비교하는 등의 성교육 아닌 성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성교육 현실이다. 또한 대부분의 성교육이 전문성이 떨어지는 교사를 중심으로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그렇다면 선진국의 성교육 실태는 어떤가. 네덜란드, 핀란드 등 제도적으로 성에 개방적인 국가의 수많은 고등학교에서는 수시로 성교육을 실시하고, 심지어는 학생들에게 콘돔을 나눠주기도 한다. 성교육 내용도 우리나라처럼 단순히 이론적인 신체구조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성관계를 가질 때 주의할 점, 콘돔 사용법, 피임법, 성병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 등 보다 근본적인 성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그 결과 이들 국가에서는 성폭력 범죄와 낙태 건수가 우리나라에 비해 현저히 낮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도대체 우리나라는 언제까지 청소년들에게 순결만을 강요할 것인가. 시대는 변하고 있다. 어른들이 보았을 때 마냥 어리고 미숙하게만 여겼던 10대 청소년들의 성관계는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현상을 단순히 탈선한 소수 청소년들의 잘못된 행동이라 나무라지만, 작금의 상황은 성에 개방적인 서구 문화와 동양의 보수적인 유교의 가부장 문화권의 ‘문화충돌’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문화충돌’에 대해 교육적으로 현명하게 처신하지 못했고, 그 결과 성은 더욱더 음지로 숨겨졌다. 청소년의 성폭력 범죄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필자는 대한민국에 묻고 싶다. ‘여고생이 성관계를 갖은 뒤 원치 않는 임신을 해 낙태를 한 게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청소년들의 성관계를 부정한 채 콘돔 사용법이나 피임법을 가르치지 않은 성교육이 잘못된 것인지.’

성(性)은 한자어 풀이로 본래 마음속의 작은 생명을 의미한다. 이 마음속의 작은 생명을 아름답게 지키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교육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교육이 없다면 수많은 청소년들은 음성적인 방법으로 왜곡된 성문화를 접하고, 잘못된 성 개념을 평생 간직하게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하루빨리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성교육을 실시해 올바른 성 문화를 정착시키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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