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일병, 사건 이틀 전에 살해 결심"

[국방위]육군 현장조사단 조사결과 브리핑

검토 완료

이민정(wieimmer98)등록 2005.06.20 12:26

윤광웅 국방부장관이 20일 오전 국회 국방위에 출석해 무거운 표정으로 전방부대 총기난사사건 현황보고를 듣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지난 19일 새벽 경기 연천군에서 '수류탄·총기 난사' 사건으로 장병 8명의 생명을 앗아간 김 아무개 일병이 사건 발생 이틀 전인 17일 사건을 결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기호 육본 정보작전 부장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중 사고 경과에 대한 결과 브리핑에서 "김 일병은 평소 선임병들로부터 잦은 질책과 욕설, 인격 모욕을 당한 데 대한 앙심을 품고 17일 범행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근무 도중 '수류탄을 까고 총으로 쏴 버리고 싶다'고 서너 차례 발언"

한 부장은 또 "지난 1월 14일 전입한 김 일병이 선임들로부터 빈번한 인격 모독성 언어 폭력을 당했다"면서도 "확인 결과 구타나 신체적 가학행위는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 부장은 "지난 18일 오후에도 부대원들과 농구 시합 도중 신 아무개 상병으로부터 폭언을 들었고, 그 이후에도 취사장 청소 도중 입에 담지 못할 폭언으로 나무란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한 부장은 "김 일병은 평소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으로 GP 근무에 부적절하다는 주위의 평가가 있었지만, 본인이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분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기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일병은 평소 느린 행동으로 선임병들의 잦은 질책을 받았고, 근무 도중 "수류탄을 까고 총으로 쏴 버리고 싶다"고 서너 차례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날 육군 합동조사단은 20일 사고 조사결과 발표를 통해 병영 내무반에서 언어폭력 등 부조리가 존재하고 상급자가 하급자를 인격적으로 모욕하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현역복무 부적합 병사 관리에 허점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합동조사단은 부대원 16명을 대상으로 한 무기명 설문 조사 결과, 폭행 및 물리적 가혹행위는 없었으나 언어폭력이 있었다는 진술을 받아냈으며 응답자 중 4명은 선임병 폭언이 심했으며 7명은 암기를 강요했다고 응답했다.

한기호 육본 정보작전 부장이 20일 오전 국회 국방위에 출석해 사고 경과에 대한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국회 국방위, 현장조사단·분향소 방문단으로 파견

한편 20일 오전 10시에 윤광웅 국방부장관 등이 참석할 가운데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는 오후 3시에 속개하기로 하고 현재 휴회 중이다.

국방위 소속 의원들은 현장조사단과 합동분향소 방문단으로 나눠 각 팀별로 활동한 뒤 오후 3시에 회의에 복귀하기로 했다. 합동분향소는 이날 새벽 3시께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통합병원에 설치됐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윤광웅 장관은 "어제 새벽 장병 8명이 사망한 충격적 사고에 대해서 국방을 책임진 장관으로서 위원들에게 깊이 사과한다"면서 "무엇보다도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사망 장병과 유가족에게 마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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