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은 각자 책임져라?

유시민의 청년실업 관련 발언에 누리꾼들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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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wieimmer98)등록 2005.05.17 21:57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과 유시민 의원 등이 지난 16일 '성년의 날'을 맞아 20대 청년들과 정보통신부 내 유비쿼터스 전시관을 들러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저는 되도록 원칙적으로 가치실현을 위한 정치지 누군가를 위한 정치는 안 한다. 그래서 취업에 관한 책임은 각자가 지는 것이다."

유시민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의 한마디가 누리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유 상중위원은 지난 16일 '성년의 날'을 맞아 문희상 당의장 등 소속 의원들과 함께 정보통신부에서 20대 청년들과의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학생이 "취업문제와 관련 청년실업과 앞으로 해결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유 상중위원은 "방법이 있으면 왜 이리 해결이 안 되겠나, 모든 산업국가가 고학력 청년층의 실업 문제를 가지고 있다"면서도 청년실업 해결 방안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유 상중위원은 취업문제와 관련 "교육에 대한 투자는 리스크가 가장 높은 투자"라며 "정부는 국민들에게 전망에 대한 정보를 서비스하고 투자가 잘못되었을 때 부작용의 완화를 위한 제도적 완충장치를 만드는 일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취업 가능성을 높이는 일은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누리꾼 "국민은 알아서 살테니 정부도 세금 걷지 말고 알아서 살아라"

유 상중위원의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즉각 반발했다. 취업문제는 "개인의 책임"이라는 유 상중위원의 발언이 취업문제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면책을 강조한 것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오보영씨는 17일 유시민 상중위원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청년실업은 지극히 각자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실업에 대한 국가나 정부의 면책을 옹호하는 입장에서 이런 발언을 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오씨는 "간담회 자리여서 긴 발언을 못했겠지만 (우리는) 정치인의 짧은 멘트에도 귀를 기울인다"며 "혹시 말(言)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달라"고 주문했다.

아이디가 'n4te'인 누리꾼은 "지금 박사급 인재들이 직장을 못 구하고 있다"며 "정부 여당이 이렇게 나라를 망쳐놓았으니 실업자가 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는 "각자가 해결하고 싶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자기연마를 해도 못한 것"이라며 "그래도 구직자 책임이냐"고 따졌다.

'jjparan'은 "정부가 왜 필요하냐"고 물은 뒤 "국민들 개개인이 알아서 살면 되겠다, 그럼 정부에 '삥' 안 뜯겨도 되겠다"고 냉소했다. 'bond800'은 "알아서 할 테니까 취업할 수 있는 문호를 만들어라"며 "경제학을 전공했다면서 실업에 대한 문제의식이 어째 초딩 수준이냐"고 비판했다.

'lsh5464'는 "능력 있는 놈은 다 알아서 취직하고 능력 없는 놈은 어쩔 수 없다는 논리냐"며 "이것이 소위 복지를 표방하는 참여정부의 주장과 합당한가"고 물었다. 'gwbasic'은 "그렇다면 정부도 세금 걷지 말고 알아서 해결하면 되겠다"고 주장했다.

'piter2004'는 "취업자들의 60%가 인맥을 통해 취직을 하는 세상이 너희들이 추구하는 정의로운 세상이냐"며 유 상중위원을 향해 "노동자, 농민, 서민을 위한다고 말잔치만 벌리고 빈부격차를 더욱 확대시키는 사이비"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유 상중위원쪽은 17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유 상중위원은 당시 청년실업과 취업 문제를 따로 떼어 답변했을 뿐"이라며 "정치인이 청년실업에 대한 이상적인 대안을 내놓는 것도 문제"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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