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유감

어린이 사랑은 교육문제로 풀어야

검토 완료

김봉중(bondjkim)등록 2005.05.03 20:18
어린이날을 법정공휴일로 지켜가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의식구조는 여러 가지로 복잡하다.

대저 법정공휴일이란 국민들이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날 이거나, 특별히 기념하거나 축하할 명분이 있는 날이다. 어린이날이 어느 명분에 해당하여 법정공휴일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일제시대에 유지하지 못했던 방정환 선생의 순수한 어린이 사랑 정신을, 해방 후에 기념일로 회복하여 법정공휴일로 까지 승격시킨 가상함 때문인가.

주5일제 도입 이후 공휴일 축소논의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가 식목일과 제헌절을 공휴일에서 제외하기로 이미 발표하였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실제로 하루라도 나무를 심기 위하여 식목일이 공휴일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제헌절은 국민에게 입헌정신을 깊이 인식하게 하고 하루라도 국민의식을 제고 하는데 제격인 날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와중에도 어린이 날이 법정공휴일로 건재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자는 이해가 모자라 유감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교육열이 제일 높은 나라이며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 일제시대에 어린이 날이 탄압 받은 것은 광의로는 우리국민의 교육열이 탄압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이제 국민이나 부모의 어린이 사랑이 365일 넘쳐 나고 있고, 무한한 어린이 사랑을 제약하고 있지도 않다. 오히려 자녀사랑 정신이 지나쳐, 잘 키울 자신 없는 예비 부모들이 출산을 제한하고 있는 현실이다. 1년에 하루라도 진정으로 어린이를 사랑하고 보호해야 하거나 기념해야 할 무엇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쉽게 개선하지 못하고 있는 황폐해진 공교육 시스템에서 어린이를 하루라도 더 해방시킬 수는 있을 것이다.

어린이날은 제정의도와는 상관없이 어린이와 부모에게 고역의 날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현실적 상황과는 무관하게, 온 국민이 동시에 행사를 치르도록 정부에서 권리와 의무를 제정해 준 탓이다. 그냥 별 일없이 조용히 지나가면 어린이 사랑이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이 남게 되었다.

주5일제 도입이후 취약해진 대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재계에서는 법정공휴일이 보다 축소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이 문제를 재 토의 하는 경우에도 어린이날은 월요일로 옮겨 유지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서 공휴일 축소논란을 재개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날은 시대적으로 법정공휴일에서 빠질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어린이날을 기념일로 남길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린이사랑 문제를 교육차원에서
검토한다면, 교육제도가 잘 발달되어 있는 구미 선진국에 어린이날이 별도로 제정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도 참고 되었으면 한다.
ⓒ 2007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