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의 위기, LG 이순철 감독

[프로야구]성적에 따라 경질 가능성 배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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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훈(youdh0920)등록 2005.04.08 15:30
지난해부터 LG호를 이끌고 있는 이순철 감독이 위기를 맞고 있다. 개막 이후 무기력하게 3연패를 당하며 초반 레이스에서 급격히 밀리는 양상이다. 투, 타 모두 안정감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으며 팬들의 바람인 신바람 야구는 요원해 보인다. 아직 시즌 초인 만큼 섣부른 예측은 어렵지만 급히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할 경우 침체기는 오래 갈 가능성이 크다. 자칫 이순철 체제가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1년에 한 번씩 바뀌는 LG 사령탑

LG감독직은 흔히 파리 목숨에 비유된다. 지난 2000년 이후 LG의 감독 중 계약기간을 채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1999년 말 4대 감독으로 취임한 이광은 감독이 1년 6개월만에 해임된 것을 시작으로 2001년 5월 감독 대행으로 수장에 오른 김성근 감독이 한국시리즈 준우승에도 불구하고 프런트와의 마찰로 전격 경질됐고 2003년 10월에는 시즌 6위를 기록한 이광환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사퇴했다.

그러나 이광환 감독의 사퇴도 사실상 구단이 이 감독의 등을 민 셈이었다. 공개적으로 선동열 전 KBO 홍보위원을 영입하려 나서 체제가 흔들린 이 감독이 스스로 옷을 벗었다. LG에게 감독교체는 팀 운영에 있어 초강수 카드가 아닌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야구계에서는 LG 선수들이 감독 교체에도 눈 하나 깜짝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계약기간 완료는커녕 거의 1년에 한 번씩 감독이 바뀐다.

이광은-이순철, 닮은 꼴?

LG에게 2001년은 최악이었다. 시즌 개막전에서 창단 2년째를 맞는 약체 SK에게 충격의 2연패를 당하더니 걷잡을 수 없는 휘용돌이에 휘말렸다. 3연패 후 첫승으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하는가 싶더니 다시 6연패의 나락에 빠졌다. 개막 이후 10연전 성적은 1승 9패. 꼴지로 처진 LG는 큰 충격에 휩싸였지만 일단 기존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결국 이 감독은 개막 1달만에 경질의 비운을 맛봤다.

올 시즌 이순철 감독 역시 이광은 감독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개막 이후 3연패에 빠져있으며 향후 일정도 롯데, SK, 기아로 산 넘어 산이다. 특히 SK, 기아는 올 시즌 우승후보들로 자칫 LG를 4년 전처럼 6연패의 깊은 수렁으로 몰 수도 있다. 이광은 감독 때나 지금이나 투, 타에 걸쳐 총체적 난국이라는 점도 비슷하다. 마운드는 인해전술 조차 소용이 없고 타선은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구단 고위층, 무슨 생각할까?

LG는 프런트의 입김이 가장 센 구단으로 꼽힌다. 김성근 감독처럼 고위층에 호락호락 하지 않은 것도 싫어하지만 두산이나 삼성 같이 라이벌 팀에 일격을 당하는 것도 내켜하지 않는다. 일례로 이광은 감독이 시즌 개막 첫 달만에 해임 당한 것은 전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2승 4패로 밀린 것과 무관치 않다. 구단 고위층에서는 잠실 구장을 같이 쓰는 숙적 두산만은 반드시 이겨주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순철 감독 역시 향후 행보가 편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 두산에 무기력하게 2연패를 당한데다 양 구단 고위 관계자가 대거 지켜본 삼성과의 식목일 경기에서도 투수 교체 타이밍을 놓쳐 역전패 당했다.

지난해 두산 전 3연패(7월 23일~25일)로 코칭스태프 개편이 단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성적에 따라 구단에서 중대 결심을 할 수도 있다. LG호의 앞날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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