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미너식 캥거루 고기, 한국에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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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ayounshin)등록 2005.03.23 16:20
호주를 상징하는 대표적 동물 캥거루는 오른편의 에뮤(타조 비슷한 호주토속의 날지 못하는 큰 새)와 함께 호주문장(서구 귀족사회의 가문을 표시하는 도형)의 왼편에 서서 거대한 섬대륙 6개주를 앞발로 아우르고 꼬리로 든든히 받치는 듯한 호방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오로지 앞으로만 나아갈 뿐, 뒤로는 갈 수 없는 두 동물의 특성을 호주 국민의 상징적 기상으로 내면화시키고자 한 조상들의 염원이 오롯이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유배지의 망령으로 떠돌아야 할 죄수의 후예라는 신분적 열등감을 씻기 위해서라도 호주인들에게는 캥거루처럼 오직 전진만이 운명적으로 허용될 뿐이다. 말하자면 캥거루는 호주의 국혼과 투지를 담고 있는 동물이다.

1770년 호주에 발을 디딘 영국인 선장 제임스 쿡이 토끼와 비슷하게 귀가 크고 덩치가 만만치 않은 이 낯선 동물의 이름을 원주민들에게 물었지만 백인 약탈자의 말을 알아들을 리 만무한 그들은 반복해서 '캥거루, 캥거루(당신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 모르겠다)'라고 대꾸했다고 한다. 이때부터 이 동물은 '모른다'는 의미의 호주 원어민 언어 '캥거루'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호주에서는 캥거루 가죽으로 만든 제품이 소가죽만큼이나 흔하다. 구두나 모자, 가방은 물론이고 자잘한 골프용 소품제작에도 부드러운 감촉의 캉가루 가죽이 인기다. 그런가하면 관광객의 발길을 끌기 위해 캉가루 음낭으로 만든 동전주머니나 손모가지를 뚝 잘라만든 캥거루 발 등긁개 등 다소 엽기적인 상품도 생산한다.

호주는 최근 캥거루 고기의 한국 수출길이 열리는 호재를 만났다. 유럽시장과는 달리 캥거루 고기를 꺼리는 아시아 국가들의 두터운 편견을 깨기가 쉽지않은 터에 거대 소비시장인 한국에 캥거루 고기가 들어가게 된 것에 관련당국과 업계는 크게 고무된 상태이다.

호텔이나 고급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캥거루 고기를 선보인 후, 일반 가정에까지 소고기보다 저렴하며 맛도 부드러운 캥거루의 감칠맛을 점차로 확대해 나갈 것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한편 한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는 캉가루의 강인함과 힘센 이미지에 초점을 둔 '스태미너식'을 강조한 홍보가 주효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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