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 아이템의 실종인가?

이름과 포맷까지 그대로 재탕?

검토 완료

송승범(songcine81)등록 2005.01.04 15:36

느낌표 ⓒ MBC

느낌표의 경우 새 코너에 관한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남북 어린이 알아맞추기 경연'같은 경우는 북한조선 TV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프로그램을 입수, 절묘하게 남북이 같이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퀴즈를 진행하고 있다.

북한에서 입수한 프로그램이라는 점 때문에 출제당사자인 북한만 문제를 출제한다는 것이 약점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것에 대한 항의를 하는 네티즌들도 많다.

'찰칵, 찰칵'의 경우는 찰칵 특공대 1백여명이 디지털 카메라와 디카폰을 이용하여 서울의 모습, 부조리, 선행의 모습을 찍는 코너로 진행됐다. 이 코너의 반응도 긍정적이긴 하지만 서울로 제한되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얘기하는 네티즌들이 많았다.

'눈을 떠요'는 세 가지 코너 중에 가장 호응도가 높다. 도우미로 나선 GOD의 활약을 좋게 보는 이들도 많고, 안구뿐만 아니라 장기기증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는 이들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겨우 방송 한 달에 불과한 이 프로그램의 위력을 실감케 하고 있다.

특명, 아빠의 도전 ⓒ SBS

하지만 '특명 아빠의 도전'은 표절설에 휘말린 프로그램을 다시 방송한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받기는 힘들 것 같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브레인 서바이버'처럼 아예 판권을 사서 방송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지만 얼마 전 말이 많았던 일본 프로그램인 '트리비아의 샘'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은 '스펀지'(KBS2)와 'TV 장학회'(SBS/폐지)는 겨우 어렵게 방송위로 부터 표절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다.

'행복 가족 계획'이란 프로그램을 표절한 전력이 있는 SBS의 '특명 아빠의 도전'이 다시 방송을 시작했다는 것은 지지를 얻기보다는 비난을 얻을 것이 뻔하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의 방송취지가 무기력한 가장들의 기를 살리고, 가족들의 화목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런 것보다도 과한 상품을 걸고 이 땅의 아버지들을 물질의 노예로 만들게 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다시 새로운 포맷으로 방송을 시작하는 프로그램들이 이전에 없던 것은 아니었다. MBC '웃으면 복이와요'가 다시 90년대에 리바이벌 되었고 유학을 떠난 이홍렬 씨는 101회 부터 자신의 이름을 건 토크쇼를 다시 진행해 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리바이벌의 심각성을 생각하는 이는 그리 없는 것 같고 오히려 과거 향수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일본 프로그램을 다시 표절해 반복하는 포맷의 프로그램 진행은 생각해봐야 할 점이 아닌가 싶다. 최근 다시 문제가 붉어지고 있는 것이 청춘남녀의 짝을 찾아주는 오락프로그램들이다. 故장정진 씨의 죽음으로 가학성 프로그램을 없애는 것은 좋았는데 잘 없애서 환영받았던 짝 찾기 프로그램이 다시 부활을 한 것은 우리나라의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템 고갈이 갈 때까지 갔음을 상징하는 것이며, 작가들의 자질이 의심되기까지의 상황이 오고 있는 점은 매우 참 안타깝다.

좋은나라 운동본부 ⓒ KBS

해마다 개편 때가 되면 공익성을 추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겠노라 방송국들은 대단한 결정을 내린 듯 방송을 한다. 그러나 '순간포착 세상의 이런 일이', '사과나무', '좋은 나라 운동본부' 등의 일부 공익과 재미를 주는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연예인이 춤추며 노래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는 프로그램들이 대부분이다.

봄이 되면 다시 새로운 프로그램의 출발을 알리면서 개편을 단행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 중 신선함과 기발함, 감동성을 추구하는 프로그램들이 얼마나 나올지는 의문이다.

이번 봄 개편 때 질 좋은 프로그램들의 등장을 기대해 본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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