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은 없다-사라지고 있는 영화음악 전문 프로그램들...

공중파 방송국들은 올해 모두 영화음악 프로그램 폐지, 대신 종교방송 두 곳이 그 자리를 지켜

검토 완료

송승범(songcine81)등록 2004.12.29 08:27

MBC FM 영화음악 정은임입니다 ⓒ MBC


1. 정은임 아나운서 사망 그 후...
올해 내가 본 기사들 중에 충격적인 내용들 중 하나를 꼽는 다면 이것이다.
'아나운서 정은임 사망'이란 기사였다.
MBC의 정은임 아나운서는 역대,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파격적인 진행을 했던 진행자들 가운데 하나가 아니었나 싶다.
그래서 그랬을까? 적지 않은 매니아를 가지고 있고 PC 통신이 발달하던 90년대 초반 맣은 이들이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다. 갑자기 그만두자 그녀를 복귀시키자는 움직임이 있었고 11년 만에 그녀는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방송국은 그런 그들의 마음을 몰랐는지 다시 폐지가 되는 비운을 겪었다.
그리고 교통사고 발생. 식물인간보다도 더 의식불명인 상태였다. 솔직히 이 글을 쓰고 있는 본인은 정영음을 들은 세대는 아니다. 하지만 나 역시 그녀가 얼마나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는지 궁금해 다시 방송에 복귀했던 그 시기에 그녀의 방송을 다시 들어보았다. 역시 사람들이 그녀를 최고라고 얘기하는지 알만하다.


2. 사라지는 영화음악 프로그램
본인은 고 2 때부터인가 라디오와 인터넷을 접했다. 그리고 영화음악의 매력에 사로잡힌 사람이 되었다. 시간이 없어 듣지 못할 때 인터넷으로 다시들을 때 얼마나 좋았던지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라디오에서는 팝 프로그램이나 영화음악 프로그램을 폐지시키려는 움직임이 늘게되었다. 거기에 자질없는 혹은 자질이 의심되는 DJ들을 않쳐놓고 음악보다는 잡담으로 시간체우기에 연염이 없는 프로그램들이 범람하고 있었다.
지금 영화음악을 방송하는 방송국은 딱 두 곳 밖에 없다.
CBS-신지혜의 영화음악(http://www.cbs.co.kr/radio/radio.asp?code=6), BBS-영화음악실(http://www.bbsfm.co.kr/Community/notice/not_list.asp?category=23).
물론 KBS에도 과거 이선영 씨가 진행했던 영화음악프로그램이 있다. 그러나 이선영 씨는 영화음악 프로그램에서는 전설로 남아 그녀의 방송을 인터넷으로 찾아 듣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공중파들은?
우선 MBC가 앞장서서(?) 폐지하였으며 얼마전 SBS도 폐지하였다.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종교방송에서 영화음악이라면은 편식이 좀 심하겠내?'
아니다. 이들 방송이 종교방송이라고 해서 음악을 가리지는 않는다.
다만 종교와 관련된 영화음악은 자체규정으로 방송할 수 없는 것 뿐이지만 말이다.
과거에는 영화음악 프로그램이 많았다.
PBC(기독교 방송)에서도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가수 겸 성우였던 한경애 씨의 음성이 그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걸핏하면 프로야구 중계로 30분을 까먹는 것이었다. 그런 날이 되면 이 프로그램은 30분만 생방송으로 보내지게 된다. 당시 들으면서 이해할 수 없었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프로야구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TV에서도 정규방송 관계로 중간에 방송을 끊는 경우도 있는데 PBC는 그런 융통성도 없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결국 이 프로그램도 명이 짧은 프로그램으로 기억된다.
MBC는 청취자들이 듣기 난해한 시간에 방송한다. DJ들도 당연히 녹화방송이었고 신선도는 당연히 떨어지기 마련이다. 새벽 2시에 이 방송을 듣든 사람이 있다는게 신기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새벽 3시로 시간대가 다시 옮겨지면서 점점 이상한 모양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배유정 씨나 홍은철 씨도 방송을 잘 하긴했지만 역시 앞에 소개했던 정은임 씨를 잊지 못하는 팬들이 더 많았다.
광고문제에서도 MBC는 소극적이었던 것 같다. 타 방송국 영화음악 프로그램들은 광고가 많았던 편이다. 하지만 유독 공중파인 MBC는 시간이 늦은 시간에 편성되다보니 광고를 끌어들이는 것도 쉽지가 않았다. 광고가 2~3개가 이 프로그램의 전부였고 1개로 나갈 경우도 있었으며 아예 광고가 안나간 경우도 있었다. MBC가 광고획득에 적극적이었다면, 그리고 방송시간을 앞당겼다면 매니아들에게 최악이란 소리는 듣지 않았을 것이다.

신영음 영화제 ⓒ CBS


3. 영화음악 프로그램에 대한 대안
TV를 보면 공중파, 케이블 모두 영화관련 전문 프로그램들이 방송되고 있다. 이해 비해 라디오는 찬밥신세이다. 오히려 TV보다도 라디오는 전문 프로그램들이 없다. 또한 라디오가 TV 보다는 홍보를 하는데 더 쉽다.
참 궁금하다. 공영방송이라고 외치는 곳들이 쇼프로나 드라마에서 스폰서들은 잘 구하면서 라디오는 왜 구하지 못하고 질질 끌려다니는 걸까?
다음에 소개할 경우는 오히려 프로그램 성격을 잘 이용하는 경우이다.
바로 CBS 신지혜의 영화음악이다.
98년에 시작해 지금까지도 장수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故 정은임 아나운서 만큼이나 영화에 해박한 아나운서 신지혜 씨의 진행으로 현존하는 영화들과 더불어 일본 에니매이션 음악 등과 같이 접하기 힘든 음악도 맛볼 수도 있다. 또한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영화음악 프로그램이 주최하는 영화제 개최했다는 것이다. 방송시간대도 듣기에 부담없는 낮 11시에 방송되어 적지 않은 매니아를 가지고 있다.
자, 그렇다면 답이 나왔다. 방송국들은 물론 청취율에 목매달아 사는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질 좋은 방송을 사람들은 원한다. 팝 프로그램만큼이나 영화음악 프로그램이 부족한 이 현실에 방송국 관계자들은 청취율에 무조건 목매달지말고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권리를 청취자들에게 제공했으면 한다. 어차피 가요는 하룻동안 같은 방송국에서 다른프로그램이 여러번 반복하기에 중복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더구나 앞에 얘기했듯이 실력이 의심되는 DJ에 쓸대없는 잡담으로 이루어지는 것보다도 낫다.


공중파 TV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지만 라디오역시 중요하다. 라디오 청취인구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청취율에 목숨걸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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