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꽃게 양식 성공-전남 영광 보화수산 대표 김영복씨

종묘생산, 월동, 생존율 30%이상 ‘주목’- 어업에만 25년 종사 - 연구하는 수산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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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덕(ccumim)등록 2004.11.26 14:39

양식에 성공한 꽃게를 들고 기뻐하는 김씨 ⓒ 김성덕

전국 최초로 꽃게 양식에 성공한 어민 김영복(44. 전남 영광군 백수읍 구수리)씨. 전남 영광군 백수읍에서 보화수산을 이끌고 있는 김씨에게 지난 24일은 무척이나 설레는 날이었다. 지금까지 키워온 꽃게를 처음으로 출하를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모든 바쁜 일손을 제쳐두고 상인을 기다리는 김씨는 양어장을 두루 다니면서 그동안 잘 자란 꽃게들을 자식을 쳐다보듯 둘러본다. "좋은 값을 받아야 하는데"라는 넋두리 섞인 말을 내 뱉으면서….

우리 나라에서 꽃게 양식은 거의 전무한 상태이며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해 중국과 북한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김씨는 이같은 현실을 감안, 어가의 소득증대는 물론 일반 대중 기호 식품화를 추진하기 위해 꽃게 양식을 시작했다. 또 '중국에서는 양식에 성공, 실시하고 있다는데 왜 우리 나라만 안 되는지?' 하는 의구심에 도전하게 된 것이라고.

사실, 지난 2003년부터 시작한 김씨의 꽃게 양식은 이미 국가 차원에서도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생존율이 4%대 정도로 낮아 도전했다가 실패하는 사례가 나타나 섣불리 시작하지 못했다.

때문에 꽃게 양식에 성공한 김씨의 실험은 매우 주목을 받을 만한 일이다. 이로써 모게를 이용한 종묘생산의 시작은 물론, 월동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꽃게도 월동에 전혀 문제가 없음을 밝혀낸 것도 관심을 얻고 있다.

김씨는 2003년 7월28일 2∼4cm(약 10g)의 꽃게 종묘를 중국에서 들여와 11월5일까지 시험 양식한 결과 300g 정도로 성장, 양식에 성공했다. 월동 역시 불가능이라 알려졌으나 성공했으며 이 성장한 꽃게를 모게로 종묘 생산을 시작했다. 특히 올해 6월 13일 칠산 앞바다에서 포획한 모계로 자연부화를 시도해 현재 200∼250g까지 성장했다.

또 6월15일 경남 남해에서 개인업자에게 1∼3cm 치계를 미당 250원씩 2만미를 구입, 입식해 현재 300∼350g까지 성장해 11월 말부터 출하를 시작한다.

"250g 이상이면 상품으로 출하를 시작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김씨의 말과 "생존율이 30%일 때 투자원가 10억에 순익이 74억이다"라는 보화수산의 사업계획서를 미루어 볼 때 김씨의 꽃게 양식은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보인다.

특히 꽃게 양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생존율인데 현재 김씨의 실험결과, 기존 4%대 생존율보다 훨씬 높은 30% 이상이라 전혀 문제가 없다. 또한 해가 되는 병적 바이러스 등도 거의 없어 양식에 어려움이 없다는 것 또한 매력이다.

백수 약수리에 10만평의 보화수산 양어장을 운영하는 김씨는 "현재 약 4만평에서 꽃게를 양식하고 있으며 현재 줄잡아 최소 10톤 이상의 꽃게가 양식되고 있다"고 말한다. 판로 또한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김씨는 즐거움에 차 있다.

더욱이 지역 사랑의 정신이 강한 김씨는 "축제식 양식이 과거 새우가 최고였는데 오염으로 인해 많이 실패하여 대체 품종의 개발이 요구됐고 언제나 위험부담이 있었는데, 꽃게 양식만은 완전 실패가 없어서 우리 지역 경제 살리는데 효자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95년에 국내 최초로 배합사료 광어 양식 성공으로 농어촌청소년 대상을 수상하기도 하는 등 고등학교 졸업 후 25년여의 세월 동안 오직 어업으로 승부를 걸어왔고 현재는 법성포 굴비의 명성을 되살리기 위해 조기 인공종묘 개발에도 참여, 거의 성공단계이다.

또 "어업 중에는 안 해 본 일이 없다"는 김씨는 이번에 성공한 꽃게양식과 관련해 영광지역의 어민들에게는 종묘를 최저값에 제공하여 기쁨을 함께 나누고 영광근해 연안어장에 종묘방류도 계획 중임을 살며시 밝힌다.

김씨와의 만남을 뒤로한 채 백수 약수리의 어장을 돌아나오는데 성공의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뿌듯한 마음에 가슴이 활짝 펴지고, 바다에 붉게 펼쳐진 노을이 너무 아름다워 보인다.

상인을 기다리는 김씨와 그의 꽃게가 제 값을 받고, 이번 꽃게의 양식 성공이 지역은 물론, 우리 나라 수산업계를 더욱 활성화 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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