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하고 싶으면 간접광고를 봐라?

네이버 '아름다운 검색'은 아름다운가

검토 완료

김수원(suwona)등록 2004.09.15 17:52

네이버 '아름다움 검색' ⓒ 네이버

"한 번의 검색, 1원의 사랑으로 피어납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무허가주택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사람들을 위해 '아름다운 검색'이란 이름으로 한 번 검색하는데 1원의 성금을 모아주고 있다. 지난 8월 10일부터 시작된 이 이벤트는 현재(9월 15일)약 3천6백만원 모인 것으로 네이버는 밝히고 있다.

검색하면 받을 수 있다는 경품들. ⓒ 네이버

아무래도 그냥 검색해달라고 하면 참여가 적을 테니 디지털카메라, 백화점상품권 등 경품도 내걸고 있다. 검색을 하기 위해서는 그냥 검색창으로 검색을 하면 안 되고 '아름다운 검색' 버튼을 통해야한다.

네이버는 친절하게도 '자동으로'검색을 해주고 팝업창으로 자신이 모금한 기금을 보여준다. 더 기금을 모으고 싶으면 '계속 하시겠습니까?'란 물음에 '예'로 대답하면 된다. 마우스만 한번 클릭하면 끝이다. 너무 쉽다.

검색할 때마다 뜨는 팝업창 ⓒ 네이버

문제는 '아름다운 검색'은 내가 스스로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따로 검색창을 통해 검색하려고 하면 성금을 모을 수 없다. 검색을 하는 것이 아니라 검색을 '당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 검색 내용을 자연스럽게 본다. 여러번 해보면 알겠지만, 내용 중에는 최근 개봉 영화나 연예인, 기업, 방송 중인 TV프로그램 등이 뜬다. 이런 내용은 수십번을 하는 도중에 반복되기도 하는데 기부금이 커질수록 검색을 이용한 '간접광고'라는 생각이 들면서 어떤 기준으로 우리에게 검색내용을 보여주는지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자동으로 검색되어 나오는 영화 <가족> ⓒ 네이버




자동으로 검색되어 나오는 TV프로그램 ⓒ 네이버




자동으로 검색되어 나오는 야구팀 ⓒ 네이버




자동으로 검색되어 나오는 극장 ⓒ 네이버




자동으로 검색되어 나오는 디지털카메라 ⓒ 네이버

검색에서 보여주는 팝업창에는 종종 경품과 관련된 글이 뜨는데, 경품에 당첨된 것이 아니라 경품에 당첨될 수 있는 쿠폰을 준다는 내용이다. 쿠폰이 많으면 경품을 받을 확률이 높으니 계속 검색을 해달라는 말이다.

'아름다운 검색'을 하면 할수록 네이버는 좋은 일 한다고 경품을 내걸고, 다른 '거대한 상품'에 자동으로 접근시켜주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든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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