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기술부 보도자료(2004. 5. 24.) / 이 보도자료는 최근 국내 지진이 ‘평양-군산-경주’를 잇는 ‘L’자 형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김영진
과학기술부가 지난 5월 25일 발표한 보도자료는 군산을 지진이 잦은 지역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 보도자료는 현재 건설되어 있는 핵발전소들이 지진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배포한 것이었는데, 여기서 "최근의 국내 지진은 평양-군산-경주를 잇는 'L'자 형상을 보이고 있으며"(과학기술부 2004. 5. 24. 보도자료)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지진 다발 지역 군산에 핵폐기장을 짓겠다고 설치는 이상한 사람들
이렇게 대한민국 정부가 나서서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지역이라고 공표한 군산에 핵폐기장 건설이 어떻게 가능한지 설명을 해보라. 지진 다발 지역임을 뻔히 알면서도 자기들끼리 구멍 몇 개 뚫어보고는 활성단층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발표하면서 핵폐기장 부지로 가능한 것처럼 떠벌리는 일이 어떻게 가능하냐는 말이다. 지진이 잦은 지역에 핵폐기장 건설이 가능한 것처럼 속임수를 써가며 군산 시민들을 이간질시키고 있는, 당신들 목적이 도대체 무엇인지 나는 알고 싶다. 당신들이 그렇게 강조해대던 '안전'은 공염불이었다는 말인가? '눈 가리고 아웅'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처분장은 처분시설의 안전성을 위하여 장기간에 걸쳐 역사적으로 지진 발생 빈도, 규모 및 진도가 낮고, 또한 그와 같이 예상되는 지역이어야 한다."
핵폐기장 부지는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천층처분 시설의 위치에 관한 기술기준>(과학기술부 고시 제2002-24호(2003. 1. 6.))에 적합해야 한다고 산자부가 공시한바 있다. 그 기술기준 '제8조(지진)'에 적혀 있는 말이다. 자, 대답해 보라. 당신들이 제시한 기준에 맞지도 않는 지역을 볼모로 용쓰는 이유가 무엇인가? 돈을 퍼부어가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런 쇼를 군산에서 벌이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산자부 장관과 (주)한수원 사장은 답변하라.
나는 '민(民)'선 도지사와 '민(民)'선 시장에게 '민(民)'의 자격으로 묻는다.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노름에 전북도지사와 군산시장은 덩달아 여리꾼 노릇을 해대는가? 대답하라, 대답하라!
지역민 우롱하는 전북도지사와 군산시장
▲ 지난 10일 전북에서 발간되는 8개 일간지 1면 하단에 일제히 <(사)국책사업추진협의회> 명의의 핵폐기장 유치 찬성 광고가 실렸다. <군산핵폐기장유치반대범시민대책위원회>는 이 단체의 활동자금 출처를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 김영진
산업자원부가 공시한, 지방자치단체장의 핵폐기장 예비신청 마감일인 15일을 앞두고 군산엔 '민주주의'가 사라져 버렸다. '관(官)'이 나서서 돈으로 사람을 사고 그 '돈들'이 거리를 활보하며 3000억을 들먹여 가며 '지역 발전'이라는 미끼를 던져대고 있다. 어쩌자고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관(官)'이 나서서 이런 비민주적인 작태를 연출하는가?
당신들은 정녕 군산이 지진 다발 지역임을 몰랐는가? 모르면서 군산 핵폐기장 운운했다는 말인가? 알고 있었다면 무슨 목적으로 핵폐기장 군산 유치를 들먹이며 지역민들을 괴롭히고 있는가? 당신들은 도대체 무엇을 바라는가?
핵을 맹신하고 있는 듯한 강현욱 전북도지사를 보고 있는 도민들은 너무 불안하다. 부안 핵폐기장이 백지화될 경우 그 동안의 희생에 대한 대가를 받아내겠다고 정부를 향해 으름장을 놓는 도지사의 발언은 생뚱맞기 그지없다. 부안 주민들이 희생자임을 천하가 다 아는 마당에, 그 선량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내내 무시해온 도지사가 나서서 '관(官)'이 희생자라고 말하는 걸 들어야 하는 도민들은 한숨을 쉴 수밖에 없다. 불안하면서 슬퍼진다.
다시, 군산은 지진 다발 지역이라고 정부가 발표한 곳이다. 이제라도 강근호 군산시장은 되지도 않을 군산 핵폐기장 유치 망상을 버리기 바란다. 더 이상 시민들을 우롱해서는 안 된다. 지금 당장 다른 지자체장들이 한 것처럼 핵폐기장 유치 신청 의사가 없음을 선언하라. 이제 군산 핵폐기장 유치 쇼의 막을 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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