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자막에 담긴 깊은 뜻

광고주를 위한 서비스라면 좀 더 신중을 기하자

검토 완료

이인우(occult)등록 2004.06.23 14:44
광고주명을 알리는 제공 자막이야기
방송, 제공자막 하나에도 정성을 다하는 제작마인드를 갖자!

현재 우리의 방송에서는 KBS1텔레비전을 제외하고 공중파와 케이블 위성방송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방송국에서 광고를 하고 있다. 방송의 가장 커다란 경영 수입이 바로 광고이기 때문에 필수 불가결한 내용임에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EBS 교육방송조차 방송광고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방송은 광고를 통해 가장 커다란 경영 수입을 올리게 되기 때문에 방송 시간과 프로그램의 시청률에 따라 또는 방송국이 정한 기준에 따라 광고의 가격이 형성되고 광고주는 그에 해당하는 광고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전 타이틀이 끝나고 해당 프로그램 시간에 광고를 하는 광고주의 이름을 표시 해주고 있는데 이를 광고주 자막이라고 한다. 그럼 이 광고주 자막은 반드시 필요한 광고주와의 약속인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평이다. 즉 광고주 자막을 표시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즉 광고주를 위한 방송국의 서비스 정도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위성과 케이블 채널인 CJ미디어의 각 채널 ( M.net, XTM, Food 채널 등)은 이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다. 이렇듯 광고주를 알리는 서비스(?)는 Discovery, CNN, Cartoon Network, National Geographic 등 글로벌 채널과 유럽이나 미국 등의 외국 채널에서는 볼 수 없는 우리만의 양식으로 보여 진다.

즉 KBS와 MBC 등이 하니까 케이블 위성 채널 등에서도 그대로 따라하는 일종의 시청자의 시청패턴을 깨뜨리지 않고 가져가기 위한 일부 방송국들의 독창성 없는 방송포맷 일 뿐이다.

진심으로 광고주를 위한 서비스 차원이라면 시청자가 광고주의 회사명을 읽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제공해야 하지만 많은 경우 1초 또는 2초 내외 정도의 노출시간으로 시청자가 해당 자막을 읽고 인지하게 되는 시간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짧은 것이 현실이다.

광고주의 자막 서비스는 이웃 일본의 경우 우리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입장에서 시행되고 있는데 이른바 광고주를 위한 성실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데 우리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우리의 경우는 프로그램 제작을 담당하는 CG 담당자 또는 주조정실의 송출 담당자가 지정된 서채(글자모양)를 이용해 광고주명을 입력하지만 일본의 경우는 대부분 해당 회사의 로고체 또는 회사 마크를 보여준다는데 우리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또 한 가지 대부분의 방송국에서는 해당 제공회사의 제공자막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AUDIO멘트로 해당 회사명을 또박 또박 읽어줌으로써 시청자에게 확실한 홍보를 제공하고 있다.

분명 우리의 많은 방송국은 광고주를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자막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공중파에서 해 왔으니까 그랬으니까 우리도 한다는 식으로 별다른 느낌 없이 의무감에 <제공자막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방송은 불과 10여년 사이에 양적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수십년 간 공짜 방송을 보던 사람들이 돈을 지불하고 방송을 보는 유료방송도 생겨나게 되었으며 양과 질적으로 많은 발전을 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방송 미디어의 갈 길은 아직도 멀고 험하다.

이제 우리의 방송은 작은 것 에서부터 새로움으로 보다 창조적인 것으로 독창적인 자신들의 방송을 위한 발돋움을 해야 할 때이다. 기존에 방송국이 걸어왔던 형식을 그대로 답습하거나 그냥 이대로 내일을 맞는다면 점점 좁아지고 있는 세계 미디어의 그물망에 그대로 흡수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어야만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작은 것에 억매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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