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국인 인질사건은 시작에 불과

검토 완료

이우영(bakilhong)등록 2004.06.21 14:31
마침내 우려했던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공연히 명분없는 전쟁에 끼어들어 들러리 노릇이나 하다가 자칫 잘못하면 애꿎은 우리 국민 생목숨만 하나 날리게 생긴 것이다.

그나마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만일 우리 정부가 파병 강행방침을 끝끝내 고수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애꿎은 생목숨 하나 날리는 정도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량 살상무기 운운하며 초창기 기세 좋게 이라크 침공을 감행했던 미군이 자살 폭탄공격 등 도처에서 무시로 벌어지는 이라크 측 저항세력의 공격에 의해 지속적으로 큰 인명피해를 입어오고 있는 사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에 비춰볼 때 우리 정부가 파병을 강행할 경우 처하게 될 상황은 불을 보듯 뻔하다. 미군과 같은 부류로 인정돼 일차적으로는 파병 군인들과 이라크 내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 경우 우리 정부와 국민 일각에서는 자칫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주창하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올 가능성이 높다. 우리 국민의 피 흘림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든가 이라크 내 평화 유지를 위해서라도 일부 저항세력의 과격한 행동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논리쯤이 동원되지 않을까 싶다.

이쯤에서 전투병 파병 논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고, 그 결과는 양 측간 더 많은 피 흘림과 관계 악화다.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가면 이때부터는 우리나라 역시 미국과 마찬가지로 테러 대상국이 돼 9.11테러 류의 무차별 공격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인질로 잡힌 애꿎은 우리 국민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느냐 죽이느냐에서부터 우리나라가 장차 미국처럼 각종 테러 공포에 시달리게 될 것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에 이르기까지 그 갈림길이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이라크 파병 여부에 따라 그 모든 게 판가름나기 때문인데,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하면서까지 과연 명분없는 이라크 전쟁에 기를 쓰고 참여를 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 2007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