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을 민간 투자회사에 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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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영(bakilhong)등록 2004.06.03 13:40
현재 국민연금에 대해 불신과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가장 문제로 삼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그 하나는 정부와 국민연금관리공단 등이 ‘기금을 운용하다가 안되면 국민들로부터 더 거둬들이면 된다’는 식으로 연금기금을 안일하고 무책임하게 운용하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당장 먹고 살 돈도 없는데 꼬박꼬박 국민연금을 납입해야 하는 게 너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이 중 첫 번째 문제의 경우 믿을만한 민간 투자회사 몇 군데를 선정해 연금기금을 대신 맡아 운용토록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이를테면 이런 방식이다.

믿을만한 민간 투자회사 중 5~6개를 선정해 일정기간 연금기금을 대신 맡아 운용토록 한 뒤, 높은 수익을 올리는 순서대로 5대3대1 하는 식으로 배분비율을 정해 3~5년간씩 연금기금을 맡기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각 투자회사들은 막대한 연금기금을 운용할 수 있는 이권을 지켜 나가거나 새로 따내기 위해 경쟁적으로 수익률 높이기에 몰두할 것이다. 정부나 국민연금관리공단 같이 손해가 나도 별다른 불이익을 받을 것이 없다 보니 그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도 좋은 곳들과는 분명 사정이 다르므로.

두번째 문제의 경우 각 개인별로 납부한 국민연금 납입액 중 30~50% 한도 내에서 담보대출을 허용하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

이 경우 국민연금에 대해 불신과 불만을 갖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너도 나도 앞을 다투어 몰려듦으로써 연금기금 적립액을 너무 많이 빼갈 위험성도 있긴 하지만, 이는 생활 형편이 정말로 어려운 자라든가 긴급자금이 필요한 자 등으로 자격을 엄격히 제한하면 될 것이다.

이렇게 하면 두 가지 장점이 있다.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데 국민연금 내는 게 너무 부담스럽다는 사람들의 불만을 상당 부분 완화시킬 수 있고, 자기가 낸 돈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것인만큼 떼일 염려없이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는 게 바로 그것이다.

다만 한 가지 문제점은 사람들이 돈을 빌려간 뒤 이를 갚지 않는 방법으로 일부나마 자신이 냈던 국민연금을 되찾아가는 수단으로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데, 이는 정부와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자신하고 있는 바와 같이 노후에 낸 돈 이상으로 확실히 되돌려주는 모습만 보여준다면 자연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노후에 낸 돈 이상으로 되돌려 받을 수만 있다면 자신의 국민연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던 사람들은 연금 수급시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빌려갔던 돈을 되갚을 것이기 때문이다.

찾아보면 이밖에도 방법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정부와 국민연금관리공단 등은 이번 기회에 국민들 입장에서 현재의 국민연금 제도 전반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국민들의 불신과 불만을 불식시키는 한편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대대적인 제도 개선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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