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는 지금 ‘보랏빛 축제’

20돌 맞은 한국여성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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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옥진(limbus)등록 2004.03.05 18:43

제20회 한국여성대회가 3월 7일 여의도공원에서 개최된다. ‘남녀가 함께 행복한 상생의 공동체로’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는 ‘올해의 여성운동상’ 시상식과 시민난장, 상생의 축제 등을 펼친다. 사진은 지난해 여성대회에서 호주제 철폐를 주장하는 모습. ⓒ 우먼타임스


오늘 8일은 세계여성의 날. 이 날을 기념해 한국여성단체연합과 지역 여성단체들이 주축이 돼 준비하는 한국여성대회가 지난 2일 '상생의 퀼트' 짜기를 시작으로 축제의 막을 올렸다.

올해 20돌로 성인을 맞는 한국여성대회는 8일까지 ‘남녀가 함께 행복한 상생의 공동체로!’를 주제로 서울 인사동 남인사마당을 비롯, 전국 곳곳에서 기념행사를 펼쳐진다.

‘올해의 여성운동상’에 본지 편집위원인 최재천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선정됐다. 올해로 20돌을 맞는 한국여성대회는 이와 함께 배금자 변호사 등 개인 및 4개 단체에 여성권익 ‘디딤돌’상을, ‘걸림돌’에는 여성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예장합동 총회장 임태득 목사 등 4개 단체를 선정, 퇴장을 상징하는 ‘레드카드’를 전달한다. 시상은 7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리는 한국여성대회 기념식에서 가질 예정이다.

시민난장·상생의 축제로 대대적 기념행사 펼쳐

3·8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2일부터 8일까지 서울 여의도공원과 전국곳곳에서 펼쳐지는 한국여성대회는 디딤돌, 걸림돌 시상식을 포함, ‘남녀가 함께 행복한 상생의 공동체로!’를 주제로 기념행사를 펼친다.

여성대회 준비위원회가 발표한 올해의 10대 과제는 여성의 정치참여확대, 호주제 연내 폐지, 비정규직 차별 철폐, 보육예산 확대, 전쟁방대 등 법과 제도개선을 통해 ‘상생의 길’을 여는 것으로 성년의 의미를 더한다.

이번 대회는 1985년 시작한 1회 한국여성대회부터 20회까지의 약사를 알 수 있도록 각 대회의 슬로건을 배치한 시민난장과 참가자 전체가 참가하는 상생의 축제로 구성된다.

‘스무 살의 여성대회에서 평등을 향한 스무고개를 함께 넘는 놀이’로 진행되는 시민난장에는 각 대회 슬로건에 맞게 페이스페인팅, 평등문패·방패 만들기, 평등 제기차기, 평등지수 알아보기, 해방자전거 타기, 여성정치 한마당, 맑은정치여성기금 모금 이벤트, 호주제 폐지 사방치기 등 양성평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들이 준비된다.

대회 기념행사인 상생의 축제는 축제 참가자 전원이 전국 20개 지역에서 만든 퀼트로 부패된 국회의 이미지가 그려진 8미터 높이의 ‘상생의 탑’을 감싸는 길쌈놀이를 하면서 ‘상생의 공동체’를 완성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기념식 진행은 호주제 폐지 홍보대사였던 권해효씨와 시민단체 행사를 도맡아온 아줌마 MC 최광기씨가 맡으며 BMK가 축하공연을 벌인다. 참가자들은 여성을 상징하는 보라색이 들어있는 옷, 스카프, 장신구 등을 착용, 전국 곳곳을 보랏빛 물결로 채우게 된다.

여성의 날 기념주간 동안 서울지역에서는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 각 단체들이 주관하는 행사가 요일별로 펼쳐진다.

3일 수요일에는 한국여성의전화연합이 주관하는 여성 인권기금 마련을 위한 길거리 콘서트, 4일에는 한국성폭력상담소 주관으로 성폭력특별법 제정 10주년 기념 캠페인이 진행된다.

5일에는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주관으로 ‘오라! 만나자! 함께하자!’는 주제로 시각장애인 스포츠 댄스, 농아인여성회 댄스, 농아인여성회 수화공연, 퍼포먼스, 장애인차별금지법 서명운동을 벌이고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는 6일 낮 여성에 대한 폭력추방을 위한 캠페인을 한다.

고정프로그램으로는 2일부터 6일까지 공공문화개발센터 URART가 주관하는 상생의 퀼트 만들기가 남인사마당에서 진행되고,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가 주관하는 여성노동영화제가 ‘떼아뜨르 추’에서 열린다.

각 지역에서도 상생의 퀼트 만들기, 지역여성대회, 3·8여성의날 캠페인과 기념식 등이 펼쳐진다.

올해로 96주기를 맞는 3·8세계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노동자 1만5000여명이 뉴욕의 럿거스 광장에서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을 시작으로 매년 전세계적으로 기념행사를 연다.

올해 여성운동상 선정된 최재천 교수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자 최재천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의 요청으로 ‘호주제의 근간이 되는 부계혈통주의에 대한 과학자의 의견’을 제출, 호주제 폐지의 근거를 과학적으로 밝힌 공로로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올해의 여성운동상 심사위원장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은 “호주제 폐지의 정당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해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에 마땅하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최 교수는 “내가 운동한 것이 별로 없는데 너무 뜻밖이다”면서 “여성 시대가 되면 편해지고 득 보는 사람은 남자들이니 내가 하는 일들은 결국 남자가 좋자고 해온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기왕에 시작했으니 앞으로도 계속 잘하라는 뜻으로 생각하고 지금까지 해온 일을 멈추지 않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 우먼타임스 송옥진기자

● 여성권익 디딤돌

-여성의 이름으로 반전평화를 몸으로 실천한 한국이라크반전평화팀의 여성활동가들
-보수적인 틀 깨고 여성, 장애인, 외국인 등 소수자를 강단에 세운 안경환 서울대 법대 학장
-학교비정규직 문제를 사회에 알리고 상용직화 방안 이끌어낸 전국여성노동조합 학교비정규직 조합원 일동
-성매매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묻고 국가 상대 배상청구 소송을 승소로 이끈 배금자 변호사

● 여성권익 걸림돌

-구시대적이고 퇴행적 태도로 호주제 폐지에 찬물을 끼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김기춘)
-동아TV 도전, 신데렐라(책임 프로듀서 김현아)
-기저귀 발언으로 여성 비하한 예장합동 총회장 임태득 목사
-여성의원에게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이경재 한나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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