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아이들과 태어날 아이들

KBS 사회를 말한다 "15세 거리의 매춘소녀" 에 대한 연합뉴스 보도를 접하고

검토 완료

김혜원(happy4)등록 2004.02.07 13:30
연합뉴스가 보도한 'KBS 특별기획 우리사회를 말한다'의 내용에 충격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15살 거리의 소녀 "1년간 100에 매춘">이라는 연합뉴스가 뽑은 헤드라인이 너무나 마음에 걸려 참담한 마음으로 보도를 접하고 'KBS 우리사회를 말한다' 사이트에 들어가 오늘 방송될 내용에 대해 정리된 자료를 읽어 보았습니다.

보통의 15세 소녀라면 좋아하는 연예인들 사진이나 모으고 친구들과 수다떨기에 열중할 이제 중학교 2학년이 되는 나이입니다. 자세한 사정을 알 수는 없지만 어린 것인들 그렇게 살고 싶어서 그랬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사회를 만들어 놓은 어른의 한 사람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아무리 먹고살기 어려운 때라고는 하나 한해에 1만 명이 넘는 아이가 부모에게서 버려지고 있다는 보도는 책임이 있거나 없거나 어른으로서는 마땅히 아이들에게 부끄러움 느껴야 할 일인 것입니다.

아동보호시설이나 장애아시설에 봉사를 다녀올 때마다 늘 가슴 한편을 누르는 생각은 왜 그들의 부모는 무책임하게 나이를 낳아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들을 고통 속에 살게 하는가, 그리고 우리 사회는 어째서 부모가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보장조차 해주지 못하고 있는가 하는 답답함입니다.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 새로운 방식 아동보호제도인 가정위탁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기는 하지만 정부로부터 한 아이당 월 7만원 정도의 지원을 받는 상황이라니 경제적인 여력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일반 가정에서 마음만 가지고 선뜻 위탁에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인것입니다.

곤란한 상황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들이 처한 어려움을 알 수 없습니다. 한때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부모 곁을 떠나 살아야했던 몇 년간의 어두운 기억을 가지고 있는 저 역시 시설에 맡겨지거나 버려진 아이들이 겪는 아픔의 아주 작은 부분을 이해할 수 있을 뿐입니다.

세 번째 자녀를 낳으면 20만원의 출산보조금을 지급한다는 출산장려에 관한 보도를 접하고 실소를 금할 수 없었던 것은 우리나라의 여성들이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게된 것이 병원비의 부담 때문이었던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궁여지책으로 생각해낸 방법이라고는 하겠지만 아이를 낳고 키워본 엄마로서는 정부의 이같은 대책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생각이라 오히려 화가 나는 것입니다.

새로운 아이들을 낳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이에 앞서 이미 태어난 아이들에 대한 보호가 앞서야 할 것입니다. 부모가 책임을 질 수 없는 상황에서라도 나라에서 아이를 키워줄 수 있는 사회적 제도가 마련된 나라라면 이처럼 출산을 기피할 것인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여성 스스로가 자신의 본능인 출산의 욕구마저 약이나 수술로 억제해가며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오히려 이렇게 힘든 세상에서 내가 낳은 아이를 버리지 않고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강한 모성애가 작용하는 때문입니다.

버려지는 아이들 잠시 맡겨진 아이들. 그 아이들 모두가 우리의 아이들입니다. 낳으래도 낳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 쓰일 출산장려금 20만원을 이미 낳아서 버려지거나 맡겨진 아이들의 위탁양육비를 높이고 어떤 엄마든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육아 및 탁아시설을 늘리는데 사용해주시기 바랍니다.

어린 것이 배가 고파 작은 몸뚱이를 팔아야 하는 나라에서 어떻게 아이를 더 낳으라는 말을 무책임하게 할 수 있는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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