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방송사 PD들 연합전선 "색깔론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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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희(sinmihee)등록 2003.10.15 15:04
한나라당이 TV수신료를 분리 징수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8개 방송사 PD협회가 KBS를 겨냥한 한나라당과 <조선일보> <동아일보>의 색깔론 공세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일선 PD들이 일련의 방송계 현안과 관련한 정치 공방에 입장을 발표한 것은 지난 6일 KBS PD협회에 이어 두 번째다. 이에 따라 KBS 국정감사를 계기로 촉발된 '색깔론' 공세와 '공영방송 편향성' 논란을 둘러싼 대립이 방송계 전체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MBC·SBS·EBS·CBS·iTV·PBC·BBS·TBS등 8개 방송사 PD협회는 15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한나라당과 조선, 동아는 구시대의 잣대로 공영방송을 색깔론으로 몰고가는 작태를 당장 그만 두라"고 비판했다.

8개사 PD협회는 "한나라당과 조선, 동아 수구세력은 자신이 적으로 설정한 진영을 공격하기 위해 객관적인 사실과 맥락은 모두 무시하고 이성을 잃고 날뛰는 구시대적 작태를 일삼고 있다"면서 "자신들 의견과 다르면 뭐든지 붉은 색으로 보려는 수구 냉전세력의 색맹증이야 말로 민주주의 다원성과 여론의 다양성을 말살하는 심각한 고질병"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이번 KBS와 EBS에 대한 색깔론 공세를 보면서 우리 PD들은 반통일 냉전 수구 세력들의 고질병인 적색 색맹증과 맞서 어떤 부당한 간섭과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민족의 평화와 화해를 모색하는 참언론의 길을 걸을 것을 엄숙히 결의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동성명은 최근 열린 PD연합회 운영위원회에서 결정됐다. PD연합회 편집주간을 맡고 있는 안주식 KBS PD는 "한나라당과 조선, 동아 등 보수언론이 송두율 교수 프로그램을 표적삼아 공영방송을 '기획 공격'하고 있는 행위에 대해 PD들의 뜻을 모은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KBS노조 충북도지부는 14일 '조선·동아일보의 구독 거부를 시작하며'라는 성명을 통해 "KBS에 대한 색깔공세와 수신료 거부운동을 부채질하는 조선, 동아의 편파보도에 항의하는 뜻으로 두 신문에 대한 구독 거부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KBS본부 지부에서 조선, 동아일보 구독거부를 자체적으로 결의한 것은 충북도지부가 처음이다.


다음은 8개 방송사 PD협회가 발표한 공동성명 전문이다.

자신과 다른 의견은 '붉은 색'으로 보는 색맹증에 걸린 수구집단은 각성하라

아직도 냉전의 쇠사슬에 묶여 발악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조선, 동아일보의 수구 세력들에게 고한다. 사상의 자유와 여론의 다양성을 무시하고 구시대의 잣대로 우리 사회의 진보적 흐름과 공영방송을 색깔론으로 몰고가는 작태를 당장 그만 두라.

송두율 교수를 다뤘던 프로그램 '한국사회를 말한다'의 일부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KBS 정연주 사장의 공식 사과가 있었다. 그리고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와 판단은 시청자들에게 넘겨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과 조선, 동아일보는 계속되는 색깔공세로 공영방송 제작진의 양심을 모독하고, 우리 사회를 케케묵은 이념 갈등구도로 몰아 넣고 있다.

우리 PD들은 1999년에 조선일보의 자매지 월간조선이 80년대 국내 자생적 주사파의 이론가였다가 전향한 한 인물을 인터뷰하고 그에게 많은 지면을 할애했던 사실을 기억한다. 수구세력의 표현대로 한다면 김일성에게 충성서약까지 했던 진짜 '빨갱이'인 그를 전향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돌아온 영웅 대접을 해준 것이다.

그에 비하면 KBS '한국 사회를 말한다'가 송두율을 12분 동안 다룬 방식은 방송 시점까지 알려졌던 사실에 근거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이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다.

한나라당과 조선, 동아 수구세력은 자신이 적으로 설정한 진영을 공격하기 위해 객관적인 사실과 맥락은 모두 무시하고 이성을 잃고 날뛰는 구시대적 작태를 당장 그만두기 바란다.

색깔을 제대로 구분 못하고 자신들의 의견과 다르면 뭐든지 붉은 색으로 보려는 수구 냉전 세력의 색맹증이야 말로 민주주의 다원성과 여론의 다양성을 말살하는 심각한 고질병이다. 수구세력 당신들이 색깔과 이념을 들먹이며 발악하면 발악할수록, 그 쇠사슬에 점점 더 옭매여, 새 시대를 염원하는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 받게 된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

이번 KBS, EBS에 대한 색깔론 공세를 보면서 우리 PD들은 반통일 냉전 수구 세력들의 고질병인 적색 색맹증과 맞서 그 어떤 부당한 간섭과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민족의 평화와 화해를 모색하는 참언론의 길을 걸을 것을 엄숙히 결의한다.

2003년 10월 15일

MBC프로듀서협회 SBS프로듀서협회 EBS프로듀서협회 CBS프로듀서협회 PBC프로듀서협회 BBS프로듀서협회 TBS프로듀서협회 iTV프로듀서협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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