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가전제품은 장난감이다“

텔레비전과 오디오, 성한 곳이 하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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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윤웅(jumjan)등록 2003.08.05 18:04
집안의 가전제품이 요즘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다. 텔레비전 리모콘은 진작에 말을 안듣고 그마나 텔레비전 아래 부분에 있는 버튼을 눌러 작동을 시켰는데 이젠 이 부분도 안으로 쏙 들어가 버려 손이아니라 젓가락 같은 것으로 눌러서 비디오와 텔레비전을 돌리고는 한다.

어쨌든 방안에 있는 동안 갑자기 두 아이들 중 뚤째인 딸아이의 움직임이 조용하다 싶으면 뭔 일이 하나 생긴거다. 바로 알지도 못하고, 나중에 실행하다보면 알게되는 일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오늘은 오디오가 또 문제를 일으켰다. 동요CD를 들려 줄 생각으로 전원을 키고, 작동을 시켰는데 전혀 움직이지를 않는다.

지금 갖고 있는 오디오는 이전에 쓰던 것도 CD를 넣는 것이 무작위로 꽂혀져 그만 트랙 자체가 망가져서, 새로 장만을 한거다. 살 때도 물론 이런 날이 또 올 것이라고는 생각했는데, 정도가 좀 잦다. 그냥 손으로 잡아 당겨서 빼 낸 적도 있는데, 오늘은 그 정도 이상이라 손데기가 어렵겠다.

하여튼 순간 ‘어이쿠, 또.’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또 만졌지!”하며 딸아이에게 말한다. “잘못했어요.”

지난 번에는 직접 AS센터를 방문해 오디오를 들고가서 고장난 액정을 고쳐왔다. 기사님이 그 안을 열고 보니 그 안에 연필이 꽂아져있었다. 액정 교체하는데 수리 비용으로 4만 7천원이 들었다. 이번에는 CD를 제대로 꽂아두지 못하면서 CD가 겹쳤고 결국에는 하나가 안쪽으로 밀려들어가서 움직이지를 않는다. 또 들고가던가. AS기사를 불러야 할 형편이다. 얼마가 또 들려나?

그렇다고 잘 뛰놓는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하지말고 만지지 말고 가만이 있으라고 할 일도 더더욱 아니다. 하도 심해 테이프로 그 부분을 막아두어 작동하지 못했는데, 이내 그 테이프 부분도 떨어져 나가면, 또 ‘작동’을 시킨다.

나무로된 장난감도 있고, 책도있고, 인형도 있고, 색종이도 있고 부족하지만 그래도 갖고 놀만한 것들이 있는데 여전히 만지지 못하게 둔 것들을 꺼내어서는 갖고 논다. 내일은 또 어디가 ‘상처’를 받을지 모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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