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김상준의 <내가 뭐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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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이(thecure8)등록 2003.05.31 16:11
살다 보면 "나는 왜 이럴까? 나는 왜 남들처럼 이러이러하지 못할까? 나는 왜 변덕스러울까?" 하는 괴로움과 자책에 빠질 때가 있다. 이 책은 그런 마음이 들 때에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책이다.

다른 많은 심리학 관련 서적과 처세서들이 무조건 당신의 성격을 바꾸라고만 하는 반면에, 이 책의 저자 김상준은 "당신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받아들이고 그런 당신을 좋게 봐주는 사람들과 만나라"고 충고한다.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자신의 문제는 성격의 양면성에 불과하다"라고 단언한다. 잘 드는 칼은 손을 벨 위험이 더 많듯이, 자신의 단점은 곧 장점에 해당하는 것이다. 자신의 성격이 조급함이 많은 성격이라 싫다면, 그 성격 덕분에 남들 보다 먼저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는 것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이 책은 이런 사고를 전제로 하여, 세상의 다양한 일들을 보는 관점들을 제시한다. 사랑에 관한 저자의 견해는 사랑의 감정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변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영원한 사랑을 기대한다. 그리고 사랑할 때는 정말 자신의 사랑이 영원하리라고 굳게 믿는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영원하리라고 믿었던 사랑이 점차 식는다는 것을 발견하고 당황하게 된다. 또한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던 사람이 갑자기 자신의 사랑이 식었다고 하면서 이별을 고하기도 한다."

그는 사랑이 변하는 것은 당연하며, 모든 것은 변한다고 단정짓는다. "변하지 않는 것은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변화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을 갖는 것이 바로 성숙된 자아의 모습이다.

이 책에 의하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시기심이나 질투도 당연한 감정이다. 좋은 시기심은 선의의 경쟁을 가져오며, 이러한 경쟁심을 통해 자신이 발전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갖고 있는 것들에 대한 시기심을 가짐으로써, 자신도 그것을 갖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분발하는 것이다.

질투 또한 인간이 맺고있는 중요한 관계(연인, 가족, 친구 등)를 유지시켜 주는 기능을 한다. "사람들은 아내, 친구, 직장 동료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거나 자신과 멀어지는 것을 두려워해야 더욱더 자신의 인간관계를 공고히 하려고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도대체 맞지 않는 그대와 나"라는 장을 통해, 사람은 원래 너무 다르기 때문에 맞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나와 상대방의 성격이 맞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는 것을 얼마나 인정할 수 있는가 이다"고 말한다. 결국 다른 사람의 성격이 나와 다르다고 하여 그것을 바꾸려고 쓸데없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 없이, 그냥 그 사람의 단점을 귀엽게 봐주는 너그러움이 필요하다.

저자는 요즘 많이 등장하는 단어 "매니아"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설명한다. 사회는 항상 인간에게 평균적인 삶을 강요하는데, 사실 인간들의 마음 속에는 남과 다른 무언가를 하고 싶은 욕망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매니아는 이런 욕망을 직접 표출할 수 있는 용기있는 자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회의 평가를 두려워하고 결국 주저앉고 마는데 비해 이들은 내면의 소리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은 집단이 요구하는 삶과 자신의 삶을 정확히 구분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느낌이나 직관에 의존하여 행동하는 것 또한 나쁜 일이 아니다. 우리는 지나치게 과학적 사고를 하도록 강요당하여 감정이나 느낌, 직관에 의존하는 행동을 나쁘게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느낌이나 직관 또한 이성에 뒤지지 않는 판단의 한 도구이며, 감정 또한 억압되어서는 안 된다.

저자는 '후회하는 일'에 대해서도 시원한 해답을 내린다.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다른 사람들은 아무런 후회도 없이 인생을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만이 과거의 일에 얽매여 지내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떤 인생이고 후회스럽지 않은 인생은 없다. 살면서 인간은 많은 선택을 하게 되므로 그 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모든 것을 옳게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므로 후회되는 일들을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자신을 개선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그리고 인간이란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후회스러운 일들은 언제나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후회스러운 일들이 많은 사람이 반드시 어리석거나 잘못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세상을 보는 관점에 따라 얼마나 삶이 다르게 변화될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컵에 든 물이 반이나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긍정적 관점이야말로 내 삶이 좀더 편하고 행복할 수 있는 해답일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순간적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스스로 연습하고 노력하면서 보다 밝고 건강한 자신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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