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민주당 신주류의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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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두만(limdoo1)등록 2003.05.17 11:08
오늘로 민주당은 정식으로 분당 절차에 착수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오늘 민주당의 신당추진 세력의 주축인 언필칭 개혁세력이라는 민주당의 신주류와 노무현 대통령과 코드가 맞다는 사람들의 중대한 착각을 깨우쳐 주고자 이 글을 쓴다.

정권이 바뀌면 언제나 그 정권의 핵심세력들은 구 정권과 정치인들을 부정하고 무능한 정권으로 몰아 붙여 숙청하고 자신들만을 개혁세력으로 포장했다.

1961년 5,16 쿠데타를 성공해서 정권을 장악한 군부가 가장 첫 번째로 한 일도 구태에 물든 정치인을 숙청하는 일이었다. 박정희 김종필 박종규 김형욱 차지철, 그 이름만으로도 우리를 서글프게 하는 이들의 주창이 국가를 위기에서 구하고, 부정 부패를 없애며, 북한의 공산주의와 대결할 수 있는 힘을 기른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자유당 출신, 민주당 출신을 가리지 않았다. 모두가 구 정치인이었고 모두가 부패에 물든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어느 정도 자신들의 쿠데타 정권이 안정을 찾아가자 중앙정보부를 이용하여 비밀 창당 작업을 진행하였고 자신들의 뜻에 맞고 자신들에게 고분고분한 정치인들만 점차적으로 해금시켜가며 공화당원을 만들었고 그들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암흑 속으로 몰아넣은 장본인들이 되었으며 그들은 이 땅을 부정축재가 판치는 나라로 만드는 일등 공신이 되었다.

전두환은 어떠한가? 1980년 5월 광주 민중항쟁을 무자비하게 진압하며 정권을 장악한 일명 신 군부의 주창도 개혁이었다. '선진조국창조' '정의사회구현' '부정부패청산' 이런 거창한 구호로 분칠한 전두환 노태우 정호용 권정달 권익현 허화평 장세동, 지금은 처량한 이름으로 남은 이들의 행보는 선배 쿠데타 세력들이 지나온 과정을 교과서대로 답습하듯 구 정치인을 정치적 금치산자로 묶고 부정축재 재산을 환수한다며 굿을 하고 사회의 안정을 이룬다며 깡패와 폭력사범을 소탕한다는 명분으로 무고한 양민들까지 삼청교육대로 보내서 순화 아닌 악화교육을 자행하였으며, 이들 또한 자신들이 부정축재자로 잡아 가두고 재산을 환수한 김종필에게서 배운 그대로 민주정의당을 창당하고 자신들의 뜻에 고분고분한 정치인들을 점차로 풀어주며 민정당의 당원을 만들었고 그들은 착실하게 이 땅의 민주주의를 무덤 속으로 몰아넣으며 그들 또한 부정축재의 괴수가 되었다.

김영삼...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민주 투사요, 이 땅의 민주주의를 꽃피우고 정의가 살아 숨쉬게 하는 것이 자신의 정치목적이었던 사람으로 포장되었었다. 그리고 그는 결국 자신이 꿈꾸며 주창하던 국가와 사회를 만들겠다고 자신이 그토록 증오하던 세력들과 손을 잡았다. 그리고 그는 이 땅의 대통령이 되었다. 김영삼 최형우 김덕룡 홍인길 박종웅 서석재 박관용, 이들의 이름은 지금 어떠한가? '문민정부' '변화와 개혁''새로운 대한민국 창조' 이들의 이 거창한 구호는 지금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공직자 재산등록제를 시행하여 자신들이 기득권을 방해하려는 구 정권의 실세들을 모조리 숙청하면서 지금도 세간에 회자되는 그 유명한 토사구팽이라는 신 사자성어를 만들어 냈고, 그들을 몰아내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정치인들과 정치세력을 규합해서 신한국당을 만들었다. 그 신한국당의 실세들은 부정축재와 무능으로 이 나라를 정치적 식민지보다 더 비참한 경제적 식민지로 몰아넣으며 그 이름 하나하나 만으로도 우리를 질리게 하는 이름으로 남아버렸다.

김대중....세계적 평화주의자, 인권운동의 기수, 노벨 평화상 수상자, 그는 그 이름 석 자 만으로도 이 땅에 영원히 남을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그러나 그 또한 정치는 목적달성을 위한 수단이 좀 비겁해도 그 목적을 달성하면 된다는 깨달음이 늦어 칠순 고령에 자신에게 그토록 가혹했던 세력과 손을 잡으며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들 또한 지금 어떠한가? 권노갑 한화갑 박지원 김옥두 설훈 최재승 김홍일, 이 이름들에게서 지금 우리가 연상되는 것이 무엇인가? 요즘 신문과 방송의 주요 뉴스원이 아닌가? 부정한 정권의 실세들로서 숙청되어야만 할 가장 첫 번째의 정치인들로 각인되어 오지 않은가?

그런데 여기서 우리에게 가장 깊은 의혹으로 남는 하나의 화두는 이들의 정권 장악 과정이, 이들의 정치 생명을 연장시켜주고 이들을 이 땅의 한 때 나마 정치 지도자로 남게 해준 버팀목과 지주대는 누구였느냐 하는 점일 것이다.

그 이유를 누구나 안다. 바로 철저한 지역감정이라는 것을. 그가 그 세력들이 민족의 혼을 압살하고 독립운동가와 독립군을 토벌했던 일본군 장교 출신이던 악질 친일파의 후손으로 그 부를 이어받아 정치인으로 성장했던 그들의 정치 지향점이 최종적으로 자신의 매명과 자신의 부의 축적이든 우리는 상관하지 않았다. 단지 내가 반대하는 지역 사람이 총재로 있는 정당의 후보에겐 표를 줄 수가 없고, 내가 반대하는 지역의 사람이 대표로 있는 정당에 국회의원이 적게 당선되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 모두가 공범이다.

그렇다면......

이 나라 선거 사상 최초로 자신의 출생지역에서는 배척받고 그 반대의 지역에서 압도적인 표를 얻어서 대통령으로 당선된 노무현 현직 대통령의 궤적을 미리 그려보면, 그야말로 이 나라 최초로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을 유일한 자산을 스스로 만들어 낸 그로선 그 자산이 무척이나 자랑스러울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가 그 자랑스러운 자산으로 인하여 틀림없이 성공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지난 석 달 여의 행보에 이제 그 마저도 이에 크나큰 상처를 더 크게 키우고 말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이 과연 기우일까? 김원기 정대철 신기남 천정배 정동영 유인태 김원웅 유시민, 이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그 의문을 몇 가지로 분류 해본다.

1 김홍일 박지원 임동원을 감옥에 보내고, 그 마지막에 이 땅의 마지막 평화와 인권주의자인 팔순의 김대중을 감옥 아니면 죽음, 그도 아니면 식물인간으로 만들면 자신들은 진정한 개혁세력이 되는 것이며 이 땅에 만연한 정치인들의 부정축재로부터 국민들이 해방되어 정치가 개혁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2. 김대중 비서 출신들인 일명 동교동계 정치인과 결별하고 노무현 후보를 반대한 일명 민주당 구주류 계열을 버리고 자신들만의 정당을 새로 만들면 정치 개혁에 성공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3. 이회창 대통령을 위해서 그렇게 열심히 뛴 한나라당의 언필칭 개혁 세력인 이부영 김홍신 등이 더 개혁 세력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4. 그렇게 모여서 새로운 정당을 만들고, 273명의 국회의석 중에서 70여명의 코드가 맞는 의원들로 교섭단체를 만들어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의회정치를 신봉한다면 우리나라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 탄핵 가결 정족수를 모르는 것일까?

5. 그렇지 않다면 그들은 진정으로 문화혁명을 하려는 것일까?

6. 만약에 정말 만약에 서두에 언급한 대로 민주당이 정식으로 분당된다면 자신들의 뜻대로 한나라당을 영남 소수당 잔류 민주당을 호남 소수당 자민련을 충청 소수당으로 밀어붙이고 자신들의 당이 원내 제 1당이 될 것이라고 믿는 것일까?

7. 이번 4,24 보선에서 민주당의 패인이 노무현 정권의 초기 행보(특검제 찬성, 이라크 파병시 보여준 이율배반, 정실인사 배제라는 명목으로 도입한 인사 다면 평가제라는 괴물로 철저한 신 지역 차별 인사를 단행한 인사파행과 그 후 전개된 일명 호남 소외론이라는 언론 플레이로의 돌파과정, 선거 이틀전 병환인 전직 대통령을 병 문안이라는 해괴한 명칭으로 청와대로 불러서 벌인 쇼 등등)에서 실망한 전통 민주당 지지세력의 대량 기권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은 정말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일까?

8. 이런 전통 민주당 지지세력의 이탈과 표 분산으로도 자신들의 정당에서 공천한 후보가 대량 당선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9. 신기남(서울 강서을)천정배(경기안산을)정대철(서울 중구)신계륜(서울 성북을)신주류 대표적인 인사들의 면면만 보더라도 그들의 지역구가 전통적 민주당 지지그룹인 호남 사람들의 표가 가장 많다는 것을 진정 그들 자신들도 모른다는 것일까?

10. 내년의 총선에서 신당의 당선자가 지금 자신들이 규합한 현역의원 숫자인 6-70명 내외가 당선되어 총 의석 수의 1/3이하가 된다면 노무현 대통령의 남은 임기 4년 동안 대통령은 과연 어떠한 정치를 하려는 것일까?

우둔한 관계로 많은 의문들이 있지만 이상의 열 가지로 요약하여 묻는다면 과연 어떠한 답변이 나올지 나로서는 짐작할 수가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신들을 개혁세력이라 자임하며 소위 구정치인들을 청산하고자 하는 그들의 행보도 위에 언급하였던 박정희에서 김영삼 정권에 이르는 동안 공통적으로 드러났던 '집권 초기에 지난 정권의 핵심적 정치세력을 청산한' 행태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다. 개혁세력이라 자임하려면 자신들의 정치적 지
향점과 과거 이력이 청산하고자 하는 이들의 그것과 얼마나 다른지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현재의 민주당 '신주류'들로부터 반드시 구 정치의 습속과 단절하고 새로운 개혁을 이뤄내겠다는 어조의 언명을 쉽게 들을 수 있다(신기남 - "선혈을 낭자하게 흘려서라도 신당 창당으로 가겠다"), 그러나 정작 후단협의 핵심이었던 송석찬 의원이 참여하는 신당에 - 16일 있었던 신당 워크숍 참여 여부를 기준으로 - 한화갑, 추미애 의원이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들은 어떠한 설명을 내놓을지 심히 궁금하다.

나는 자녀의 등록금을 걱정하고 하루하루 피말리는 경제난을 겪고 있는 소시민으로서 정치와 정당(민주당)의 분열이나 신당 창당이 그렇게까지 절박한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네 삶이 정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면 오늘의 내 생활이 부하건 어렵건 정치를 남의 일처럼 도외시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므로 집권당인 민주당의 분열과 더불어 모든 지지자를 열광케 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현재 보이고 있는 갈짓자 행보가 안타까워 이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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