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에게 명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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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arete80)등록 2003.03.31 10:54
사필귀정. 귀에 못이 박힐 듯 삶의 진리가 된 사자성어. 매순간 '정의'를 생각하고 실천하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라크 전쟁에 대한 정부의 대응과 국회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포위된 이라크 바스라에는 수 일째 전기가 끊기고, 턱없이 부족하게 물이 공급되고 있다고 한다. 공습의 강도는 점점 심해지고 있고, 예고 없는 공습에 바스라의 아이들은 잠도 자지 못하고 엄마 품에 안겨 울기만 한다고 한다. 약품 공급도 전혀 되지 않아 형식적으로나마 치료조차 하지 못하고 죽어가야만 하는 상황에 노출되었다고 한다.

명분없는 전쟁. 범죄라고 일컬어지는 전쟁. 최소한의 인도적 차원의 배려조차 없는 전쟁. 그 어디에도 정의의 모습은 없다. 이 전쟁을 지켜보면서, 전쟁을 멈추어야 한다는 입장이 균형잡힌 것이지, 그 전쟁을 '불가피한 전쟁'이라며 두둔하는 것이 균형잡힌 것이 아니다. 설사 중립에 서있겠다고 해도 인류 보편적인 차원에서 반드시 이 전쟁은 거부해야 한다. 인간의 생존권을 외면한 '정의'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명권을 외면한 국익은 언어도단이다. 설사, 미국을 두둔하고 또 전쟁에 동참을 하게 됨으로서 국익이라는 것을 얻게 된다고 해도 필자는 그것을 이 땅의 국민으로서 사는 동안 부끄럽게 생각할 것이다.

이라크에서 인간방패를 하던 한 친구의 말을 정부와 국회가 끊임없이 되뇌어 볼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이라크에서 내 친구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지금 내가 하지 못할 일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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