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사는 서울사람 태반은 전라도 출신

편향적 지역개발정책 '삶의 질' 차별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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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용(ssy1479)등록 2002.12.04 18:30
최근에 잘살아 보기 위해서 고향을 떠난 사람들까지 전라도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당하고 소외당하며 가난하게 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2002년 추계학술대회'(10월 25일∼26일, 원광대학교 숭산기념관)에서 서울대 이성우 교수(농경제사회학부)와 민성희씨(대학원생)가 공동 발표한 '주거밀도로 측정한 출신지역별 주거수준 차이'라는 논문은 지역출신별 사회적 불균형 현상을 학술적으로 규명해 주목을 끌었다.

이 논문은 서울의 호남출신의 주거환경이 10년 전이나 크게 개선되지 않고 타지역 출신에 비해 열악하다는 연구결과를 통해 전라도와 전라도 사람에 대한 차별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국 사회에 존재해왔다고 여겨지는 편향적 지역개발정책이 출신지역별 지역주민들의 복지수준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실증 분석한 것으로 서울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주거밀도(housing density or household overcrowding) 수준을 출신지역별로 구분해 분석한 것이다.

1990년과 2000년 사이 서울지역에 거주하는 가구의 주거밀도를 가구주의 출신지역별로 구분한 결과 서울지역에 거주하는 호남출신의 주거밀도 수준은 영남지역 등 다른 지역에 비해 높게 나타나 상대적으로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결과 영남 출신의 가구에 비해 호남 출신 가구는 점유유형별로 약 7∼8% 정도 높은 수준의 주거밀도를 보였다. 1990년 호남출신 가구의 주거밀도는 2.00이었으며 강원 1.84, 충청 1.82, 수도권 1.72, 영남 1.62 등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순위는 1995년과 2000년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또한 자가(自家)와 전세보다는 월세에 거주하는 가구에서 평균 대비 차이가 큰 것으로 조사돼 호남출신이 서울지역 빈곤계층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기존의 연구결과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2000년 현재 전국 평균 주거밀도는 0.965이고 서울지역은 0.991로 나타났다. 이중 서울에 거주하는 영남출신의 평균 주거밀도는 0.964로 전국 및 서울 평균보다 낮았다. 그러나 호남출신은 1.04로 전국 및 서울평균을 상회했다.

방 당 가구원수가 1 미만인 저밀 가구의 비율은 2000년의 경우 영남이 41.04%로 가장 높았던 데 반해 호남은 고작 33.99%에 불과했다. 아직도 전라도 출신의 서울 사람들은 세 사람 가운데 두 사람은 한 방에 두 명 이상이 생활하는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논문은 연구배경을 통해 '한국사회에서의 지역격차의 문제는 단순히 집단간의 긴장에 그치지 않고 사회,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 부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하며 그동안 지역격차와 차별에 대한 구조적인 차원과 심리적인 측면의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구조적인 측면에서는 '1960년대 이후 등장한 일련의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세력의 등장과 이들 세력에 의해 자의적으로 형성된 지역 간 불균등한 경제성장이 호남지역의 위화감과 소외감을 불러일으키며 지역감정의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다.('한국의 지역주의와 지역갈등' 한국사회학회 편, 1992)

지역간 삶의 제 조건이 불균형적인 것은 지역간 빈곤상태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역별 생활보호 대상자 현황(1995년)을 보면 전국적으로 인구 1만명 당 생보자는 446명으로 지역별로는 서울 116명, 부산 194명, 대구 248명, 경남 556명 등인데 비해 광주 388명, 전남 1527명(전국 최고), 전북 1473명 등으로 지역에 따라 상당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서울지역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서울지역 저소득층 가구의 출신지역별 분포에 의하면 호남권 비율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지역주의와 한국정치' 홍기훈, 1996)

심리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지역격차로 "호남권에 대한 편견의 주체와 객체가 단순히 영남과 호남만이 아닌 호남지역에 대한 기타지역 주민 모두가 가지는 편견의 문제로 그 역사적 뿌리가 오래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한국의 지역주의와 지역갈등' 한국사회학회편, 1992)고 정리했다.

그리고 연구진은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단일민족을 형성하고 있는 우리 민족이 단지 출신지역이 상이하다는 이유로 복지 수준의 차이가 존재한다면 이것은 사화발전에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에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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