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시놉시스 <대~한민국과 대~악민국>

2003년 3월, 대~한민국. 2003년 대~악민국

검토 완료

임흥재(epogue21)등록 2002.08.05 09:46
2003년 3월, 대~한민국

# 봄이 완연한 거리

성질 급한 개나리 노란 꽃망울을 터트리고 얼마 전 있었던 16대 대통령 취임식을 기념하여 노짱팬들이 걸어 놓은 것이 분명한 노란 풍선과 리본이 가로수 아래에서 부드러운 바람에 춤을 추듯 흔들린다. 오가는 발걸음 가볍기만 하고 만면에 넘치는 미소, 활기찬 일상이다. 날씨는 쾌청, 어디를 가나 봄. 봄. 봄이다.
모처럼 활짝 열어젖힌 가슴에서는 희망이 샘솟고 힘주어 벌린 어깨 위로는 의욕과 투지가 넘쳐난다.

# 파란기와집

적막하고 무거웠던 이 큰 집에서도 전에 없던 생동감이 느껴진다. 회의실, 원탁에 둘러 앉아 답답한 침묵과 간혹 새어나오는 한숨이 전부였던 그 방에서는 모처럼 뜨거운 토론의 열기에 휩싸여 있다. 팔소매를 걷어 붙인 노짱은 각료들의 열띤 토론에 온 정신을 집중하고 때때로 메모를 하기도 한다. 여느 회사의 회의실 같은 착각마저 든다. 거리낌없이 할 말을 다하는 토론의 분위기에서 격세지감이 절로 든다. 자신의 견해와 부처의 입장을 설명하는 국무위원들, 지시와 질책으로 일관하던 국무회의가 서로의 견해를 주저없이 밝히는 난상토론의 장이 되어 있다. 어쩌다 끼어드는 대통령의 말이래야 고작 첨예하게 부딪치는 부처간의 이견에 대한 중재 뿐이다. 충분한 토의 후에 모아진 결정을 요약하여 정리하는 것이 대통령의 할 일 전부다. 파란기와집은 더 이상 권부(權府)가 아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한 다양한 논의들이 이루어지는 공청회장 같기만 하다.

# 노동현장 혹은 기업총수의 방

서둘러 노사협상을 끝마치려는 적극적이고 진지한 대화들이 노사가 마주 앉아 있는 테이블을 넘나 든다. 화기애애, 양자의 협상은 순조롭다. 늘 노동자의 처지에서, 노사대립의 현장에서 함께 했던 정권의 등장이 가져다 준 변화다. 더 이상 나만의 입장을 내세운다는 것은 국민의 외면을 받는다는 것을 그들은 누구나 알고 있다.
노동자들은 조금 서운한 결과들을 오히려 생산성 향상을 통한 경쟁력의 확보로 자신들의 파이를 키우려고 결심한다. 기업가, 그들은 몰래 상납하던 뒷돈을 이제는 노동자들의 복지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정치자금의 액수와 전달방법을 가지고 고민하던 비서실 혹은 기획실에서는 어떻게 하면 대외 경쟁력을 확보하여 수출을 늘릴 것인가? 기업가치를 키울 것인가?가 그들을 괴롭히는 전부다. 주5일 근무제로 생긴 시간의 여유를 어떻게 사용해야 내 건강한 삶을 위하는 것인가? 나와 가족을 위한 시간의 올바른 배분을 위하여 우리 노동자들은 계획을 짜기에 분주하다.

# 철책선에서 군대에서

자율과 질서, 국민적 총의에 의하여 확립된 군기는 그야말로 최상의 전투력으로 국가의 안보를 담당한다. 적어도 빽 없고 돈 없어서 군대로 끌려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솔선수범의 군기가 확립되어 있다. 있는 집 자식이거나 없는 집 자식이거나, 179㎝에 45㎏이라는 비정상적 발육을 보이는 청년을 제외하고는 다 함께 담당하는 국방의 의무, 이것은 그대로 대한민국 국군의 살아 있는 전투력이다. 억지로(타율에 의해) 마지 못해 하는 교육훈련의 병폐는 사라져 간다. 철책선의 긴장은 예전 같지 않다. 지역과 안보논리로 탄생한 거짓정권 때의 휴전선과 올바른 민중(국민)의 선택에 의하여 들어선 정권의 차이는 155마일의 휴전선의 봄마저 앞당겼다. 인민을 위한다는 저 철책선 너머 김정일 정권도 이제는 트집잡을 거리가 별로 없다. 끊임없는 대남선전용 구호로 시끄럽던 확성기의 소음도 이제 조용하다. 부비츄랩과 지뢰밭이던 비무장지대에서는 경원선, 경의선을 잇는 중장비의 굉음이 탱크의 궤도 굴러가는 소리를 대신한다. 저 길이 뚫리고 남과 북의 길이 맞닿으면 죽기 전, 고향에 가볼 꿈에 실향민들은 밤새 뒤척인다. 배멀미 때문에 가지 못하던 금강산, 이제는 차타고 기차타고 갈 수 있다. 관광버스 전세내어 춤추며 노래하며 찾아 가는 금강산, 절로 흥이 난다.

# 증시 객장에서

폭등과 폭락이 없다. 조작으로 부풀려진 주가도 없고 덩치가 작다고 무시 당할 기업도 없다. 기술과 지식의 인프라가 곧 기업의 가치다. 아이디어와 자본이 만나고 재래의 경쟁력이 지식 경쟁력으로 급격히 변화한다. 족벌경영의 폐해로 나의 천금 같은 돈을 날리지 않아도 된다. 혹 그런 불상사가 생겨난다 해도 집단소송제 등으로 내 투자의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있다. 불과 십몇프로의 주식으로 거대 기업집단을 사유화 하고 있는 얼빠진 경영자를 가만 두지 않아도 된다. 맞보증으로 얽히고 설켜 동반 부도나는 기업들에 대한 감시도 믿을만 하다. 출자총액제한은 여전히 유효하여 다시 고개를 드는 재벌의 해악을 견제하여 준다. 무작정 강행되던 공기업의 민영화도 합리적인 방법들을 찾는 논의 후의 집행으로, 적어도 절차 상의 민주적 의견 수렴이라는 국민의 공감대를 담보한다. 정경유착의 고리가 끊긴 기업의 가치는 투명하고 애꿎은 회계사들을 범법자로 만드는 분식회계의 편법이 회계법인의 발목을 잡지 않아도 된다. 얼마나 투명하고 건전한 살림살이를 보여주느냐가 이제는 회계법인의 경쟁력이다. 그 믿을 만한 재무제표를 가지고 나의 판단에 의하여 신나는 투자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정확히 평가 받은 가업의 가치는 그대로 그 기업발전의 촉매이자 원동력이다. 객장은 개미들로 넘쳐나고 큰 손들의 장난은 불장난이 되고 만다. 섣부른 짓거리 계속 하다가는 그들은 객장이 아니라 담높은 집에서 제 사건 번호 써가며 주문을 넣어야 한다. 담당 재판부로 말이다.

# 신문과 신문지들

여전히 신문지들이 잉크 아까운 줄 모르고 헛소리 계속 해대겠지만은 그걸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있다손 치더라도 늘 들어와서 아무런 의미도 없이 흘러가는 이동 글로서리(트럭 야채상)의 확성기 소리 같기만 하다. 그저 시끄럽다가 ‘떨이’ ‘특별할인’에 귀가 솔깃하여 정말 어쩌다 한 번 필요한 그 소리 말이다. 파 다듬으려고 깔았다가 언뜻 연예가십 같은 것을 읽게 되는 그 신문지들과는 달리 비록 부수 얼마 안되고 쪽수 몇 장 안되서 아쉬운 그 신문들이 이제는 제대로 읽혀지고 사세가 확장되는 세상이다. 세무조사 아무리 해도 언론탄압이라는 말 절대 안나온다. 제발 좀 해서 우리 신문, 이 어려운 경영상태를 눈으로 좀 봐달라고 애원하는 지경이다. 부정부패, 레임 덕, 제대로 된 신문이 눈을 켜고 있는 데, 지금처럼 권력의 약화를 틈타 난리칠 일이 없다. 언제고 터지면 바로 알리고 대통령이고 누구고 잘못하면 바로 대서특필이다. 술자리에서의 농담도 이제는 해서는 안된다. 실성한 글쟁이들, 함부로 지껄이다가는 그 손가락 고장나고 주둥이 피 터진다. 국민들이 지금처럼 곱게 눈감아 주지 않는다. 처음 만난 이 살맛나는 세상을 깽판 놓고 조폭 흉내 내다가는 그 조폭들 한테 깨진다. 조폭도 새 세상에 적응하는 마당에 조폭 신문지만 제 스타일 안바꾸고 있다가는 그나마 신문지 인쇄도 어렵게 된다. 조폭이라고 그 거짓말을 믿겠나? 하물며 그들 때문에 ‘조폭’이 들먹여지지 걔네들이라고 열 안받겠는가 말이다.

# 경라남북 전상남북, 지역이 어디랴?

피해의식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지역이기주의라는 말도 사라진다. 지역은 없고 지방만 있다. 전라도 정권이라는 말도 경상도 출신이라는 말도 굳이 필요가 없다. 경상도에서는 우리동네 촌놈이 대통령 되었다고 자랑하면 될 것이고 전라도에서는 우리가 밀어준 당이 정권을 잡았다고 좋아하면 될 것이다. 내가 사는 충청도에서는 우리의 어른스러움(양반의 고장다운)이 지역을 하나로 꿰메어 주는 봉합사의 역할을 하였다고 자부심에 힘 좀 주어도 뭐라 시비걸 사람 없을 것이다. 동서는 잊고 이제 남북이 어떻게 하면 서로를 위해주며 함께 공생번영할 것인가 하는 데만 골몰하면 된다. 이러니 그 국민의 에너지는 말 그대로 시너지가 되어 폭발한다. 경제4강, 이 때에는 현실이 될 수 있다. 인사, 출신배분 때문에 능력있는 사람이 오히려 역차별 받을 소지를 아예 없앨 수 있다. 능력 있으면 어디 출신, 어디 학교 나왔고 간에 맘대로 골라 쓰면 된다. 장자리 차지 하는 것, 자신의 능력 하나면 된다. 지방 학교 나왔다고 알아주는 선배 없다고 지레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 일할 시간에 제 선배 찾아 다니며 인사 다니는 넘들은 모두 짤라서 남는 시간에 사람 없는 영안실 문상이나 다니라고 내비두면 된다.

# 공무원들

위에서 말한 대로 학교고 출신지고, 그 때문에 인사상 불이익 받을 일이 없어지니 죽어라 대민봉사하고 시간 쪼개서 공부 열심히 하면 된다. 소신 있게 청탁 거절하고 잘못된 관행 뜯어 고치는 데, 열심이기만 하면 주민들 입소문에 바로 승진한다. 윗사람 눈치 안보고 찔러주는 돈 나몰라라 하고 그래도 안되면 그 주는 놈들 바로 고발조치하면 된다. 그러면 돈 질러대며 특혜 받으려던 수구꼴통 같은 인사들 다시는 앞에 안나타난다. 은근히 그들 편들며 압력 넣던 윗분께서도 찔끔하고 조심한다. 밉다고 갈구면 공무원 노조도 있고 겁먹지 말고 나서라. 그러면 그 인사, 다음 선거에 바로 꼴등하고 심하면 그 날이 구속집행일이다. 정치 검찰, 부나방 같이 권력에 아부하며 기생하는 인사들, 옷벗고 변호사 개업해야 한다. 개업해봐야 그 사무실, 파리 날린다. 전관예우 말고는 변호사 업무 제대로 할 것이라 믿는 의뢰인이 있을 까닭이 없다. 제대로 된 세상에서는 말이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정신 차려서 국민이 임명한 그 자리에서 꼭 할 일만 열심히 해야 할거다. 상명하복 지껄이지 말고 소신대로 못된 놈 있으면 기소해야 한다. 우리가 기소독점주의를 인정하고 참아주는 것은 아직도 그대들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살짝 덮어주었다가 특검에 의해서 비리들이 터질 때, 낯짝 들고 나다니는 것이 졸라 창피하지 않던가? 쓰레기 봉투 안쓰고 그냥 버린 쓰레기가 마음에 걸려 잠도 오지 않는 것이 대다수 우리 서민들이다. 그 서민들 위에서 갖은 거드름 피우는 검사 나리들, 제 정신이면 나는 쪽팔려서 어디에다 명함도 못내밀것수? 이번 이정연의 병역비리, 정말 역사적 소명을 가지고 해야 한다. 노무현이나 민주당도 이회창이나 한나라당의 눈치도 보지 말고, 그래야 내 이 시놉시스가 사기치는 것이 안될 거아뇨?

원래 한 편의 글로 쓰려 했으나 분량이 늘어난 관계로 나누어 게제한다. 이어서 대~악민국편이 계속됩니다.

2003년 3월, 대~악민국

# 아직도 엄동설한

춘삼월이 왔건만 여전히 살을 에이는 겨울 삭풍은 매섭게 불어댄다. 거리는 두터운 외투와 고개 푹숙인, 등 굽은 사람들의 종종 걸음말고는 적막하기까지 하다. 이따금 마주치는 사람들은 뭣이 그리도 불안하고 급한지 그저 인상 쓰며 제 갈길 가기에 열중이다. 대학가는 벌써부터 술렁이고 매케한 최루가스에 적응 덜댄 새내기들만 고통스럽다. 늦은 밤, 포장마차에서는 애환 가득한 한숨소리만 새어 나온다. 술잔이 거듭 될 수록 그들의 술잔에는 고통스런 자조가 가득 부어진다. 살 맛나는 인사들은 친일하며 가문 세운 놈, 더러운 뒷거래로 부를 축적한 놈, 권력 쫓아 다니며 갖은 부조리 저지른 놈, 죄 짓고 외국나가 숨어 다니다 다시 버젓이 비행기 타고 올 놈, 노동자 조지며 돈 더 못번 것에 화병 낫다 이제부터 신나하는 놈들 뿐이다.

# 파란 기와집

대통령 취임하자마자 건물 공사가 한창이다. 179신장에 45밖에 안나가는 자식놈을 외면할 수 없는 따뜻한 아버지의 배려로 그가 살 집을 지어야 한다. 110평 빌라도 모자라 3개층을 통째로 사용하며 끼고 살았던 그 부실한 자식을 이러쿵 저러쿵 못살게 했던 야속한 그 국민들이 자기를 뽑아주지 않았던가? 그 때는 할 수 없이, 남의 눈이 무서운 데리고 살 수 없었지만 이제부터는 옆에 두고 보살펴야 한다. 이걸 가지고 또 뭐라 하는 작자가 있다면 보란 듯이 괘씸죄로 혼구멍을 내줄 참이다. 그럴 듯한 이유도 이미 다 마련하여 두었다. DJ가 아들들을 밖에 두고 챙기지 않아 갖은 부정을 저지르지 않았던가? 그러니 자신은 아들의 부정을 막기 위해서라도 옆에 두고 일거수 일투족을 챙겨야 한다. 자신이 생각해도 그럴싸한 이 논리에 저절로 회심의 미소가 피어난다. 기왕 짓는 거, 이번에는 한 200평에 이삼층으로 짓겠다고 작정한다. 아비 때문에 그동안 억지로 소록도 의 좁은 방에서 맘에도 없는 문둥이(비하발언이 아님, 단지 사기적 행각을 강조하기 위해)와 자고 손주의 출산까지도 제 맘대로 병원 골라 낳았다고 난리를 쳐댄 와중에서 얼마나 안쓰러웠던가? 인옥의 가슴이 얼마나 아팠을까? 이제는 뭐든 다할 수 있는 만인지상이 자신 아니던가? 하고 싶은 거 뭐든 하라고 해줘야지. 어차피 아들놈 없어도 정치자금이다 뭐다 잡다한 것들은 그동안 방탄국회 줄창 열며 지켜준 재섭이 하고 상목이 하고 다 알아서 해줄 것이고 아 참, 귀국하는 석희에게도 내 성의를 보여야 할텐데... 쓸데없는 공사와 걱정으로 소란한 피란기와집이다.

# 노동현장 혹은 어느 밀실

성장과 친기업적 경제관을 가진 권력이 등장한 후로, 벌써부터 기업가(부도덕한 정경유착으로 기업을 이끈)들은 고개를 젖혀 들고 노동자들의 의사는 안중에도 없다. 불법파업엄단에 노동법 준수, 겨우 유지되어 가던 노사정위도 유명무실해졌다. 성장률 6%의 고도성장을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요구는 묵살되기 일쑤다. 파이를 키워야 줄 것도 있는 것이 아니냐는 구호만 시끄럽고 지금처럼 파업이나 하면서 혹은 파업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강성노조와는 협상할 수 없다는 고자세다. 주5일 근무제도 재고해 보아야 한다. 우리 기업의 현실에서 주5일 근무제의 도입은 이른감이 있다. 기업에 가중되고 있는 생산비 부담은 그대로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이다. 그러니 노동자들의 거시적인 희생과 협조가 필요하단다. 구조조정에 마구 행해질 민영화에 기업 편드는 정권까지, 이래저래 죽어나는 것은 노동자들 뿐이다. 한 편 어느 밀실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이번에 법인세 낮춰주고 출자총액제한 풀어주고 했으니 큰 돈 좀 내놓아야 하지 않겠어? 지금처럼 맘놓고 기업하는 것이 누구 덕인데? 다 나라 위하는 것이지 다른 사심 있어서 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래야 이번에 민영화 될 덩치 큰 거, 부담되도 거기한테 줄거 아닌가? 정치는 돈이야. 또 우리의 신뢰가 돈독해야 기업이고 나라가 잘 되는 것이잖아. 내년이면 총선이야? 알아서들 하라고.

# 증시 객장에서

큰 손들의 세상이다. 정보 흘려, 부풀렸다가 오르면 팔아 치우라고. 분식회계고 뭐고 눈 감아주고 재벌들 주식이 올라야지, 쬐그만 것들 몰려 들어봐야 어지럽기만 하고. 집단소송제고 재무제표 공고의무화고 좀 딜레이 시켜. 아 그까짓 외국자본 좀 빠져나가도 상관없어. 들죽날죽 해야 뭐시냐 그 핫머니(단기성 투기자본)가 들어오지. 그러면 주가 널뛰기 할 것이고 그 때 좀 챙기라고. 투명한 경영상태에서 어떻게 필요한 음성자본을 만드냔 말이야? 개미들 달라 붙어봐야 약 한 방 뿌리면 그만인 것이고. 관리하기 쉽게 기업들도 몇 개군으로 분류하여 몰아주라고. 아 우리나라 같은 경제구조에서는 그나마 재벌들이나 외화 벌어 들이고 정치자금도 내고 하지 재벌 망하면 수출이고 외화획득이고 다 물 건너 가는 것이야. 그나마 이만한 경제규모 만든 것은 일찍이 그 험한 경쟁사회에서 재벌들이 피나도록 노력한 덕이야. 알지도 못하는 것들이 재벌의 폐해 어쩌고 저쩌고 하는 데, 쌍 무식한 소리지. 당장에 재벌이 흔들리고 하니까 일자리 없어지고 취업이 안되서 그대로 노는 고급인력들이 얼마나 많냔 말이지. 일자리 만들고 고용확대하는 방법은 대단위 사업장이 제대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야. 그러니 경쟁력 있도록 재벌들에게 집중해서 편의를 봐줘야 한다 이 말이거든. 출자총액제한이고 관리집단이고 다 풀어서 제 맘대로 기업할 수 있도록 해줘. 그것이 올바른 시장경제란 밀이지.

# 군대에서

사병복지다 처우개선이다 해봐야 오합지졸 당나라 군대다. 군 복무하는 것이 그대로 힘없고 빽 없어서 끌려온 개꼴이니 어디에서 요동치는 전투력이 생겨나겠는가? 철책선 앞에서 근무 서면서도 그 간단한 병역면제 못 시켜주고 사랑하는 아들을 이 먼 철책선까지 보내고 만 아버지 어머니가 야속하기만 하다. 둥근 달 보며 흘리는 눈물이 그리움의 눈물이 아니라 하다 못해 후방부대 피엑스병이라도 시켜줄 일이지 여기까지 보내 놓고 면회도 못오는 부모님들에 대한 원망이 사무친 눈물이다. 아! 나는 왜 키는 커가지고 아니 키는 크더래도 몸무게는 왜 정상인의 것으로 나와 가지고 이 먼 철책선 앞에서 섣불리 오줌도 못눕도록 세찬 삭풍에 살이 에이는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아이구, 시끄러워라! 염병할 북한 놈들은 하루종일 선무공작에 잠도 제대로 잘 수 없고 웬 검열은 그리도 많고 뻑하면 발령하는 그 넘의 비상은 왜 그리도 많은지. 하긴 북한 놈들이라고 짱구는 아니니 이 놈의 정권을 움켜진 매파들이 허구헌 날 질러대고 건드리니 제들이라고 가만 있겠어. 그렇다고 윗 대가리들이 경계철저 정위치 근무하는 것도 아니고, 지들 승진할려면 교육훈련이고 뭐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지. 실세들에게 눈도장 받고 아부해야 사단장이고 군단장이고 사령관이고 함 해볼 것이 아닌가? 에고, 죽어나는 것은 우리네 쫄병 뿐이지. 사고라도 날까봐 설쳐대는 중대장이 뭔 죄있겠어. 힘없고 빽없는 것이 죄라면 죄지.

# 신문지들 살 판 나고

기어코 조중동의 나라 된거야. 말이 좋아 권좌지, 신문지들 말 안 들으면 단 한 번에 따라지 신세 되는 거야. 그저 신문지들 눈치 봐가면서 적당히 따라 하고 가끔씩 편들면서 좋은 게 좋은 거야 하면서 세상살이 꾸려가는 거야. 언론사 세무조사, 언감생심 감히 그런 건방진 생각은 해서도 안되고 할 수도 없지. 그래서 내가 언론사 세무조사는 5년에 한 번씩 정례화 하겠다고 핑계거리 만들어 둔거야. 이미 DJ가 저 죽는 줄도 모르고 해놓았으니 내가 할 필요는 없고 5년이 지나면 내 임기 끝이야. 어차피 단임제인 관계로 내가 굳이 다음에 목맬 것도 없고 적당히 서로 추켜 세워주면서 임기 채우는 거야. 그렇지, 이런 나의 자세로 인하여 조중동이 얼마나 훌륭하게 나의 치적과 정치력을 떠버려 주겠어. 원래가 우매한 백성들인 고로 그 말을 여러번 떠버리면 처음에는 의심하던 백성들도 나중에는 그것이 사실인줄 믿게 되어 있거든. 아참, 엠씨가 뭔가 하는 것들은 기회를 봐서 손봐주어야 해, 스페셜인가부터 노사모 편들고 미디어비평이니 뭐니 하면서 내 비위 거슬린 넘들은 이 참에 숙청해야 돼, 건전한 언론발전을 위해서 말이지. 민정계 의원들에게 지시해서 허문도인가 하는 언론칼잽이를 고용해 볼까? 아니면 그 초식을 배워오게 하든지. 아! 할일이 너무 많은 자리야. 대통령이라는 이 자리는.

# 망국으로 치닿은 지역분열 패권주의

내가 새삼 말할 필요가 있을까? 한 두 군데 빼고는, 한 두 학교 빼고는 다들 쥐 죽은 듯이 살아야 돼. 그 잘난 숨이라도 붙이고 살려면 말이지. 더 이상 숨이 막혀 쓸 수도 없어.

# 공무원들

대민봉사, 청지기, 소신. 이런 것가지고 공무원 생활 할거면 죽을 각오하고 만년 말단 각오하고 별볼일 없는 자리 전전할 각오해야 될거야. 그래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신중하게 안보이는 곳에서 숨도 조용히 걸음도 조용히 시키는 것 불평하지 말고 살아야 돼. 학벌 안되고 출신지역 서쪽이면 적당한 자리에서 그 꿈을 접어. 괜히 욕심부리다 그 자리에서마저 쫓겨나지 말고. 그리고 학벌이나 출신이 좀 된다고 하여도 업무 열심히 하고 꼼꼼히 해서는 안돼. 업무 시간은 가급적 줄이고 그 시간에 전화 한 통이라도 더 때려. 학교 선배님이고 동네 선배고 좀 멀리 떨어져 있어도 경상도면 다 같은 고향이라고 우기는 뻔뻔함을 잊으면 안돼. 하여튼 갖다댈 건수만 있으면 마구 갖다 붙이라구. 그래야 승진도 하고 출세도 하는 거야. 특히 지방부처 공무원들은 선거운동이 생활화가 되어 있어야 돼. 행정도 선거행정 대민업무도 대선거적으로 봐줘야 단체장들이 이뻐할 것이라고. 전라도도 이건 마찬가지야. 언제 님들이 키워준 그 선량들이 제대로 일하는 것 보았어. 저들 배부르고 의원명찰 따면 그 때부터는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어.
검찰나리들, 없는 사건도 사안이 가벼운 사건도 이 정권의 눈에 가시 같은 것이 있으면 알아서 부풀리고 발본색원하는 정의로운? 검찰상을 보여줘야 돼. 그래야 한자리 해먹을 수 있지 않겠어. 혹 정권에 부담이 가는 사안들은 특검에서 밝혀져 쪽팔릴 망정, 특검이 쉽게 구성되지 않을 거니까 모른는 척 끝가지 해야 되는 것이야. 괜히 정직한 검찰, 정의로운 사법질서 외쳤다가는 그대로 옷벗고 변호사 노릇도 제대로 못하고 잘못하면 사건 브로커나 하면서 밥먹게 된다구요. 어휴! 가엾어라,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여 오늘 여러분이 그 자랑스런 공복의 자리에 올랐는데, 여러분의 아픔에 나의 이 가상 시놉시스를 더 이상 쓰지 못하겠어요.

이 글은 분명 제목에서 밝혔듯이 시놉시스다. 이 말은 가상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개요, 일람이라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어떤 경우이든 나의 짐작 중에서 부정적인 모습은 하나도 들어 맞지 않고 좋은 모습만 드러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광장으로 뛰쳐나와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실컷 소리지르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짝짝 짝 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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