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함밍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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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seulk)등록 2002.06.12 13:54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전국 방방곡곡에 울려 퍼지고 있는 이 응원 소리로 대한민국이 하나가 된 듯합니다. '대한민국'을 외치는 그 크고 깨끗한 마음들이 참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이 응원을 하면서 '대한민국'을 하나같이 '[대함밍국]'이라고 외칩니다. 이렇게 발음하는 게 편하기는 하지만 표준 발음은 아닙니다. 표준 발음은 '[대한민국]'입니다.

앞 음절 받침이 'ㄴ'이고 다음 음절 첫소리가 'ㅁ'일 때, 받침 'ㄴ'을 'ㅁ'으로 발음하는 것을 양순음화(입술소리되기)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표준 발음이 아닙니다. 앞 음절 받침 'ㄴ'이 다음 음절 첫소리 'ㄱ'의 영향을 받아 'ㅇ'으로 발음되는 음운 현상을 연구개음화(여린입천장소리되기)라고 합니다. 이도 표준 발음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을 '[대함밍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으로 발음해야 하는 까닭입니다.

'ㄴ'과 'ㅁ'이 연구개음인 'ㄱ'의 영향을 받아 'ㅇ'으로 변하는 연구개음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앞 음절 받침이 'ㄴ'이고 다음 음절 첫소리가 'ㄱ'일 때, 받침 'ㄴ'을 'ㅇ'으로 소리내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한국→[항국], 반갑습니다→[방갑씀니다], 건강→[겅강], 연구→[영구], 안기부→[앙기부], 긴급→[깅급], 근거→[긍거], 헌금→[헝금], 환경→[황경], 안개→[앙개], 안경→[앙경], 친구→[칭구], 선교사→[성교사], 본 것→[봉걷], 단결→[당결], 현관→[형관], 전공→[정공], 본관→[봉관], 본교→[봉교], 인간→[잉간], 전기→[정기], 반기다→[방기다], 안기다→[앙기다], 원고→[웡고], 전개→[정개], 섬진강→[섬징강], 주인공→[주잉공], 변경→[병경], 선거→[성거], 순간→[숭간], 완결→[왕결], 존경→[종경], 한가위→[항가위], 1999년(천구백구십구년)→[청구백구십구년] …

앞 음절 받침이 'ㅁ'이고 다음 음절 첫소리가 'ㄱ(ㄲ)'일 때, 흔히 받침 'ㅁ'을 'ㅇ'으로 발음합니다. 다음과 같은 말들이 그 보기입니다.

심각하다→[싱각하다], 숨기다→[숭기다], 깜깜하다→[깡깜하다], 감가상각비→[강까상각비], 참고→[창고], 임금→[잉금], 감기→[강기], 점검→[정검], 금강산→[긍강산], 잠깐→[장깐], 녹음기→[노긍기], [차범근]→[차벙근], 김기태→[깅기태], 옮[옴]기다→[옹기다], 함께→[항께], 담금질→[당금질], 힘겹다→[힝겹다], 잠그다[장그다], 지금까지→[지긍까지] …

예를 들다 보면 끝도 없겠습니다. 이것들을 정리해 보면, 앞 음절 받침 'ㄴ'이나 'ㅁ'이 다음 음절 첫소리 'ㄱ'의 영향으로 'ㅇ'으로 발음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ㄱ, ㅋ, ㄲ, ㅇ'을 연구개음이라 하는데, 연구개음이 아닌 'ㄴ'이나 'ㅁ'이 연구개음인 'ㄱ'의 영향으로 'ㄱ'과 같은 연구개음인 'ㅇ'으로 발음되는 것입니다. 이를 연구개음화라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국어에서는 이것을 표준 발음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위와 같은 경우 그 음가 그대로 발음해야 합니다.

'[대함밍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입니다. '[항국]'이 아니라 "[한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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