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상도'를 지켜라 !

우리가 드라마 '상도'를 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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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룡(whon7)등록 2002.01.02 09:26
MBC가 창사 특집으로 방영하고있는 드라마 '상도'에 대한 시청자들의 사랑이 뜨겁다. 특히 지난 1월 1일 23회와 24회를 동시에 방영한 뒤 인터넷 게시판 '시청자소감'란에는 단 2시간만에 1천여 건의 의견이 등록될 정도로 팬들의 '후끈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전국을 한 동안 '동의보감'신드롬에 빠뜨리게 했던, 드라마 '허준'을 기억한다. '상도'는 그때의 제작팀과 작가가 다시 만나 내놓은 작품이다. 탄탄한 실력과 세상을 보는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재미와 함께 삶의 올바른 지향점을 깨우쳐 주기도 했던 그 때의 감동은 '상도'에서 역시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적어도 24회까지 진행된 상황으로 판단하자면 말이다.

'상도'의 인기 비결은 무엇보다 탄탄한 이야기 구성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도는 없고 비열한 상술과 술수, 자본의 횡포만 판치고 있는 우리 사회의 기업 풍토에 대한 반감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사극들 대부분이 왕조를 둘러싼 비열한 권력다툼을 그렸다면, 상도는 일반인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주제로 삶의 올바른 가치관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한 네티즌이 '시청자게시판'에 올린 말을 빌리자면,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상도를 안 보고 여인천하를 보는 이유는?". 답, "자기들이 좋아하는 당파싸움, 찍어내기, 비리가 많이 나오니깐"이란다. 그럼 상도는? "상도 보면 자기자신이 소인배같으니깐" 안 본단다.

1월 1일 24회가 방영된 뒤 가장 많이 올라온 의견은 홍득주(박인환 분)의 몰락에 대한 안타까움과 "이대로 죽여서는 안된다"는 내용이다.
특히 홍득주가 동지사 상단에서 의주만상이 빠졌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눈물을 흘렸다며 가슴 아파했다.

그런데,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하는 내용이 있다. 바로 시청률 경쟁에 대한 문제이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의 공식적인 시청률 통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여인천하', 그 다음으로 '태조왕건'과 '여우와 솜사탕', '개그콘스트'가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상도'는 10위권에도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시청률 때문에 MBC가 '상도'의 상영을 3월까지만 하고 다른 드라마로 교체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어 반발하는 목소리가 높다. '상도' 시청자들은 이에 대해 시청률 조사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시청률조사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드라마 '상도'가 시청률 때문에 상영을 조기 종영하는 것은 아니다. 애초 기획된 상영회수가 40회이기 때문에 그 분량대로라면 올해 3월까지 방영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드라마 '허준'이 높은 시청률에 힘입어 방영 회수를 애초 계획했던 것 보다 훨씬 늘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상도'도 충분히 방영회수를 늘여야 한다는 게 시청자들의 주장이다.

상도 제작팀은 드라마의 기획의도에 대해 "조선 순조때 실존한 인물 임상옥을 극화해서 경제인들에게 바람직한 기업인의 표상을 제시하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시청자들은 바람직한 기업인의 표상을 먼저 MBC에 요구하고 있다. 바로, 돈의 논리인 시청률 경쟁 때문에 오랜만에 보기 드문 훌륭한 드라마 '상도'를 외면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특히 시청률 경쟁에서 밀린 상도의 출연진이 연기 대상에서 찬밥신세가 된 것을 예로 들면서 MBC가 당장의 이문 때문에 시청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를 충고하고 있다.

'상도' 게시판에서 신민규(manuraju)씨는 "MBC도 돈을 남기지 말고...사람을 남기시리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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