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내에서 사진 찍으면 안됩니다

관광한국, 그 암울한 구호여!

검토 완료

심재술(kkochi)등록 2001.05.08 21:16
박물관 전시관內 관리인(이하 관리인) : "사진 찍으면 안됩니다!"
기자 : "왜 사진 찍으면 안되죠?"
관리인: "다른 관람객에게 방해가 되니까요."

기자 : "플래쉬도 삼발이도 사용하지 않고 셔터소리도 나지 않는 디지털카메라로 다른 관람객이 없는 틈을 타서 약 5초도 안되는 사이에 찍고 있는데 다른 관람객에게 어떻게 방해가 됩니까? 그리고 저렇게 땅바닥에 퍼져앉아서 그림도 그리고 뛰어다니고 있는 애들은 관람에 방해가 되지 않는 겁니까? (실제로 이 박물관 주최로 초등학교 미술대회-전시 유물그리기-가 있기 때문에 사전에 연습하러 온 학부형과 학생들이 많았다) 왜 통제를 안하는거죠?"

관리인: "저작권 문제도 있습니다."
기자 : "출토된 유물 그리고 옛날 생활상을 담은 모형인형들을 찍는데 누구의 무슨 저작권이 어떻게 침해되는 거죠?"
관리인 : "아! 선생님은 그렇지 않겠지만 일부 사람들 중에는 이걸 찍어서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기자 : "출토된 유물의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이 어느 개인이나 단체에게 귀속될 수 있는지 또 있다면 누구에게 있는지 제가 자세히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박물관 내에 있는 엽서나 도록에 그런 이미지가 다 있는데 그걸 구입하는 사람들은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서 그냥 판매하고 있는 건가요? 그리고 플래쉬도 사용하지 않고 찍는 이런 디지털카메라(1024 ×768 pixel)로 촬영한 사진이 상업적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정말 가능하다고 믿는 겁니까?

관리인 : "플래쉬 사용하면 유물이 변질될 수도 있습니다."
기자 : "누가 플래쉬 사용했습니까? 저도 그 정도의 에티켓은 압니다."
관리인: "...여하튼 규정상 안됩니다."

그 관리인에게서 더 이상의 명확한 답변을 들을 수는 없었다.

위의 대화내용에서도 밝혔듯이 아직 기자는 출토된 유물에 대한 이미지저작권이 누구에게 또 어떻게 귀속되어 있는지는 모른다. 만약에 박물관측이나 국가에 귀속되어 있다손 치더라도 기념품집에서 도록이나 그림엽서를 사는 사람은 상업적 용도로 사용할 여지가 없는 선량한 사람(?)이고 카메라로 찍는 사람은 그런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전에 방지차원에서 사진찍는 것을 막는다는 말인가?

기자는 예전에 박물관에서 판매되는(정확히 말하자면 박물관내 기념품점)엽서 등을 제작, 납품하는 한 업자와 거래관계에 있었던 적이 있다. 한번은 그 업자가, 현재 박물관 내 기념품점(이하 기념품점)에서 파는 일부 엽서나 이미지도록 등의 편집디자인 등 외관이 별로 좋지 않으니 디자인을 좀 새롭게 하고 싶다며 디자인용역을 의뢰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얼마 정도 비용이 소요된다고 이야기했더니 펄쩍 뛰는 게 아닌가?(사실 그업자의 업종(공예품제작등)이 영세한 편에 속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일반적으로 제시하는 비용보다 더 싼편에 제시하였었다) 이유인즉, 만약에 판매가가 100원이라면 그 판매가의 50%, 즉 50원의 마진을 기념품점이 챙긴다는 것이다. 그럼 자기는 생산원가, 물류비 게다가 디자인비까지 제하면 사실 남는 게 없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나중의 이야기지만 기자가 관광상품(인쇄물)을 개발해서 서울의 유명한 문고 두 곳에다 판매를 의뢰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서야 우리나라 유통업자와 제조업자와의 불평등 현황(특히 도서, 관광상품 등)을 절실히 깨달았다. 일반 기업이야 그렇다치더라도 박물관이라고 하면 국민의 세금으로 국민을 위하여 만들어진 곳이 아닌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관광상품이 없다고 그렇게 떠들어대고 매년 문화관광부 주최로 관광기념품 경진대회를 전국적으로 개최하여 우수 상품을 개발해내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상품화되어 나오는 것은 왜 별로 없을까? 왜 아직도 전국 관광지에 있는 기념품이 모두 그 게 그 걸까?

이게 어찌 한 박물관만의 또 기념품만의 문제이겠는가?

턱없이 낮은 여행사가이드들의 임금은 고스라니 관광상품업체들이 담당한다. 여행코스에 해당 업체를 집어넣어주니깐. 피해는? 바로 관광객이다.

지금도 각 지자체에서는 지역관광상품개발 업체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국민의 피땀같은 세금으로...

구조적인 문제의 해결보다는 피상적인 문제에만 매달려 바둥거리는 모습이다.

한국방문의 해인 올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관광객 수가 작년의 이맘때보다 오히려 떨어졌다고 한다. 이 바닥의 현실에 대한 기자의 짧은 지식으로도 그건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

관련 공무원들께 부탁드립니다.

"격무에 힘드시겠지만 제발 문제를 조금만 더 깊이 살펴 봐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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