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 당하는 장애 민중의 삶

장애인 노점상들의 힘겨운 투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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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guernika)등록 2000.07.13 10:15
지난 7월 10일, 대전역에서는 작년 뜨겁던 여름날 생존권을 외치다 산화하신 고 윤창영 열사의 1주기 추모식과 민중생존권 쟁취 투쟁결의대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는 전국에서 노점상연합회 노점상들이 2,000여명 참가했으나 정작 장애인인 윤창영 열사의 죽음을 가장 애도해야 할 장애인 단체들은 끝내 보이지 않았다.

작년의 상황은 대략 이러하다.

1년 전 대전동구청의 끈질긴 단속과 물건갈취에 항의해 구청을 찾아갔다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인간적인 모멸감까지 당해야 했던 장애인 노점상 윤창녕 씨는 분신을 하겠다며 떨리는 손으로 라이타기름을 머리에 붓고 라이타 불을 붙였다.

불이 붙을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건만 구청 직원들은 지켜보고만 있었고 윤창영 씨는 직접 그렇게 자신의 몸에 불을 살라 노점단속을 중단하고 갈취해간 물건을 돌려달라 외쳤다.

윤창녕 열사의 분신으로 인해 대전 지역의 노점상들이 다시 결집해 대전지역 노점상연합회가 결성되었고 지난 1년 동안 단속 거부투쟁을 줄기차게 펼쳐왔다. 이에 전국노점상엽합회는 대전지역 노점상연합회의 주관으로 장애인 노점상 윤창녕 열사에 대한 1주기 추모식을 대전역에서 진행했다.

그리고 지난 6월19일 부산에서는 노점상폭력철거 탄압에 맞서서 투쟁하는 과정에서 장애인 노점상인 하재명 씨가 폭력진압으로 뇌출혈로 뇌수술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해운대구청의 폭력철거(6월2일) 이후 해운대 폭포사 노점상들은 이웃과 함께 하는 노점상이 되기 위하여 6월5일부터 아침거리 청소 등 깨끗한 거리, 활력 있는 거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고 6월10일 해운대 구청장은, 6월2일 해운대 폭포사 노점상에 대한 폭력 철거에 대한 부상자 치료와 손해 배상, 폭력 책임자 처벌, 노점상 생존권 보장 등의 요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노점상들은 이를 받아들여 더욱 깨끗하고 활력 있는 거리를 만들기 위한 기대에 벅차 있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부터 해운대구청은 또 다시 단속을 자행하였고 급기야 6월19일 구청직원 500명(동래구, 수영구청 직원까지 동원), 전경 4개 중대, 철거반원 등 약 1000명의 철거인원과 7대의 포커레인을 동원해 150명도 안 되는 해운대 폭포사 노점상에 대한 폭력 철거를 자행하였다.

그리고 노점상 단속의 명분을 '보행자 중심의 거리'를 만들겠다고 내세웠으나, 실제는 그 자리에 많은 예산을 들여 나무를 심어 인도를 2분의 1로 줄였을 뿐만 아니라 살인폭력을 자행하여 3급장애인(목발 집고 겨우 움직일 수 있는 상태) 부산노점상연합 하재명 사무국장의 장애인용 개조 오토바이를 넘어뜨리고 머리를 강타하고 뇌출혈에 이르게 하였으며 정당한 치료 없이 의사와 간호사(해운대 성심병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응급실에서 경찰서로 연행하여 7시간30분 동안 조사를 받아 상태가 더욱 악화되었다.

하재명 사무국장은 20일 오전 1시30분부터 6시20분까지 5시간의 대수술을 받았고 현재 성심병원 중환자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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